지난 주 미국 워싱턴DC의 한 고급주택가에서 재력가 일가족과 가정부를 무참히 살해 후 방화로 증거를 인멸한 엽기적 범죄 용의자의 단서가 포착됐다. 경찰이 과학수사를 통해 잿더미 속에서 찾아낸 피자부스러기에서 범인의 DNA를 찾아낸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 경찰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보스 사보폴러스를 비롯한 그의 아내, 가정부를 비롯해 열살배기 아들까지 무참히 살해 후 그의 집에 불을 지르고 도주한 정체불명의 용의자를 특정해 지명수배했다.
경찰이 밝혀낸 범인은 34살의 흑인 청년 대런 다이런 윈트다. 놀라운 사실은 경찰이 범인을 찾아낸 단서가 화재로 모두 타버린 집의 잔해 속서 찾아낸 작은 도미노 피자 부스러기 였다는 것. 경찰은 해당 피자 부스러기를 과학수사대에 맡겨 DNA를 감식했고 집주변 CCTV에 찍힌 인물들과 DNA를 대조해 범인을 특정했다.
해당 피자는 윈트가 가족을 무참히 살해후 도주한 14일에 하루 앞선 지난 13일 밤 9시경 배달된 것이다. 당시 윈트는 가족을 구금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고문하고 있던 중 배고픔을 느끼고 피자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윈트는 피자값을 문밖에 놓아뒀고 배달부는 피자를 문 앞에 놓고 갔다.
희생자 시신에서는 수차례 둔기로 얻어맞은 상처와 칼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로렌스 코빌린스키 DNA과학수사 전문가는 “범인들이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꺼내 먹는 등의 행위는 종종 나타나지만 타버린 화재현장서 음식부스러기 까지 찾아내는 것은 경찰의 과학수사 능력”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용의자 윈트는 메릴랜드 출신으로 살해된 사보폴러스씨가 운영한 ‘아메리칸 철공’ 회사의 직원이었다. 윈트는 성폭력과 절도 등의 전과가 있고 그의 친척들 조차 그를 ‘건방지고’ ‘악의적’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지난 2001년 해병대에 입소했으나 9주후 훈련과정에서 쫓겨났다. 윈트는협박과 고문을 하면서 다음날 집으로 오게 되어 있는 또다른 가정부에게 사보폴러스씨의 아내로 하여금 “내일은 나오지 말라”는 문자와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주도면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윈트가 현재 여차친구 집이 있는 워싱턴 브룩클린 지역에 숨은 것으로 파악하고 체포에 나섰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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