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의 법인세가 혁신과 미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법인세 인하 로비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기업들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17일 미국 CNN에 출연한 게이츠 창업자는 “법인세율이 35%에 달해 모든 혁신가들이 파업상태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just nonsense)”라며 높은 법인세율과 규제가 혁신을 저해해 미국경제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주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제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가 생각만큼 그렇게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외에 쌓아놓은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아 세금을 회피하고 가속감가상각 등의 회계조치를 통한 절세를 감안하면 실효세율이 명목세율보다 훨씬 낮다는 애기다. 게이츠 창업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는 2%인데 과거에는 4%에 달했다”며 “특히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지금 사상 최대 수준인데도 그렇다”고 꼬집었다. 게이츠 창업자는 “이처럼 실제 기업이 내는 세금은 생각보다 적다”며 “명목 법인세율에 (낮추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면 뭔가 봇물터지듯 터져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과도한 기대”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대해 게이츠 창업자는 “단순히 GDP 수치가 제시하는 것보다는 미국 경제 전체 그림이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게이츠 창업자는 지금 연 4만달러를 버는 사람들이 10여년전 동일한 보수를 받은 사람들보다 더 삶의 수준이 높다고 잘라말했다. 인터넷과 같은 기술 발명이 삶의 질을 높여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학교육비용이 급등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다수 학생들이 등록비가 낮은 주립대학 진학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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