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이 포함된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에 “유산으로서의 가치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기관인 내각관방의 당국자는 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문제시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때의 일로, 대상으로 하는 연대와 역사적 자리매김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NHK가 5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추천을 거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권고한 23개 시설은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 유산’으로 명명된데서 보듯 주로 메이지시대(1868∼1912)에 조성됐다. 즉, 일본의 설명은 조선을 식민지화하기 전에 조성한 시설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문화유산은 시대를 초월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는 장소라는 점에서 등재 신청때 테마로 설정한 시기에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 당국자는 “(세계유산 등재를 최종 결정하는) 세계 유산위원회에서 (ICOMOS의) 권고를 존중하고 기술 및 전문적 관점에서 심의를 진행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7월초로 예정된 세계 유산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관련 지자체와 함께 시설 보전 조치를 서두르기로 했다.
ICOMOS는 최근 일본 규슈(九州) 지역을 중심으로 한 8개 현에 걸친 총 23개 시설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유네스코에 권고했다. 23개 시설에는 나가사키(長崎) 조선소,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 등 조선인 약 5만 8000명이 강제노동한 현장 7곳이 포함됐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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