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들끓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에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법제만보(法制晩報)에 따르면 올 들어 춘제(설날) 직전 대만에서 활동하는 여성 연예인 위샤오판(兪小凡)이 보이스피싱에 당해 800만위안(14억 원)을 날렸다.
그녀는 당시 '상하이공안국'이라고 지칭한 한 통화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전화사기에 연루됐으니 은행계좌를 조사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위샤오판은 대만으로 돌아가자마자 시키는 대로 인터넷뱅킹을 통해 6차례에 걸쳐 800만 위안을 송금했다.
이에 앞서 작년에는 한국인 감독과 결혼한 중국 여배우 탕웨이(湯唯)도 21만위안을 사기당했다. 홍콩 여배우 리뤄퉁의 매니저 역시 100만 위안을 사기당해 인터넷에서 '사기범들이 여신(女神)들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이자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인 덩즈이(鄧智毅)는 중국에서 전화사기 피해 규모가 매년 100억위안(1조1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덩 국장은 70년대 대만에서 성행하다 점차 사라진 보이스피싱이 최근 수년간 대륙에서 다시 살아났다면서 주로 노인들의 은퇴자금이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개인의 피해규모가 작지 않아 가정이 파탄 나고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붕괴하는 일도 잦다고 덩 국장은 말했다.
덩 국장은 이런 피해를 막으려고 공안과 은행이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전국 여러 은행창구에서 한 곳으로 송금이 집중되고 있는 경우 경보체계를 가동하고, 은행창구에서 수만 위안 이상 거액을 송금하려는 노인에 대해서는 반드시 가족들과 연락을 한 후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상을 세분화해 금융지식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덩 국장은 하지만 창구에서 인지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사기범들이 대부분 국외에 은신해 있기 때문에 범인색출이나 피해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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