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 직장내에서 이직·사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을 사전에 감지해 내는 ‘디지털 인사관리 기술’로 진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선 경제호황에 따라 직원 채용경쟁이 기업들 간 격화되면서 인적자원 관리가 경영의 최대 화두중 하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16일 최근 직원들의 이직에 대한 걱정이 기업들 사이에 커지는 가운데 월마트, 크레딧스위스은행, 마이크론 테크놀리지 등의 대기업들이 이직·사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을 미리 가려내는 데이터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이직을 미리 알아내기 위한 기초 자료로는 해당 직원의 출퇴근 기록, 근무팀 직원들의 평가, 근무태도를 비롯해 동종업계의 임금수준, 희망업무와 현재 하고 있는 업무 간의 일치도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활용된다.
예전에 퇴직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친 요인을 분석한 후 비슷한 징후가 나타나는 직원들을 미리 경고해 주는 것이다.
월마트와 같이 비정규직을 많이 채용하는 회사들은 임금이 이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월마트는 최근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키로 했다. 반면 크레딧스위스은행같은 금융기업의 경우, 임금보다는 업무만족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크레딧스위스는 1년 전부터 전세계 지점을 대상으로 회사내에서 인사이동을 원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를 떠나는 것 보다 해당 직원이 위치를 이동해 계속일하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울프 크레딧스위스그룹 인사채용담당은 “예상치 않은 이직의 1%만 줄여도 연간 7500만~1000만달러의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초 입사할때 정확히 하는 일이 정해지지 않은 직원들이 빨리 퇴직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직원들의 업무설명서를 만들었다.
이런 디지털 인사관리를 하는 기업들의 분석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볼보메트릭스의 인사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누구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 지, 전자 캘린더에 기록하는 약속 등의 데이터를 익명으로 분석해 최고 1년 전 직원들의 이직가능성을 미리 경고한다. 이를 테면 해당 직원이 동료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거나 반드시 필요한 회사의 회의 등을 제외하고 기념행사 등 각종 회사 이벤트에 참석하는 것이 줄어드는 등의 사전을 감지하는 것이다. 볼보메트릭스는 퀄컴, 보잉, 시만텍 등 굴지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거느리고 있다.
WSJ는 “직원들의 이직 조기경고 시스템이 정착됨으로서 기업들은 이직에 따른 대체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훈련에 좀 더 집중할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the Center for American Progress)에 따르면 직원의 이직에 따른 비용은 해당 직원의 연봉의 21%를 차지한다.
[이지용 기자 /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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