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기업경영 구루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미국 연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달 올해 처음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정례회의후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한다”면서도 미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 시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께 금리인상에 나설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빠르면 6월에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속에서 시장 영향력이 큰 금융·산업계 거물 두명이 미국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연준의 조기금리인상 오판가능성을 경계한 셈이다.
지난 81년부터 2001년까지 GE를 이끌며 미국 최고경영자(CEO)의 CEO역할을 했던 웰치 전회장은 4일 CNBC에 출연,"가까운 시점에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연준이 미친 것(insane)”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 선진국을 압도하는 나홀로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이미 달러화가 가파르게 오른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강세에 기름을 붓는 촉매가 돼 미국수출산업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게 웰치 전회장의 경고다. 지난해이후 가파르게 오른 달러값은 주요 교역국 통화대비 11년래 최고치로 상승한 상태다. 웰치 전회장은"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치는 더 치솟고 수출은 가파르게 더 하락할 것”이라며"이는 미국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웰치 전회장은"유럽중앙은행(ECB) 등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연준만 통화완화정책을 걷어내서는 안된다”며"현재 달러가치를 감안하면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미친짓(crazy)”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CB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대비 유로화가치는 지난 6개월간 15% 이상 가파르게 올랐다.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도 이날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에 출연,"달러강세때문에 연내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매우 어려울 것(very tough)”이라고 진단했다. 다소 완곡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버핏 회장은"기준금리 인상은 (달러강세를 더 부추겨 수출에 타격을 주는)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기준금리 인상이 타당해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 두명의 재계거물외에 세계최대 중장비업체 캐퍼필러의 더그 오버헬먼 회장도"아직 미국경제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준비가 안된 상태”라며 "연준이 정말로 금리를 올려야 할때가 되기전에 서둘러서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연준의 인내심을 주문했다. 이처럼 재계 거물들이 잇따라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 시장은 미국 재계가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상당히 우려하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