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기업 로열더치쉘이 북해 최대 유전 중 하나였던 브렌트 델타 해체계획을 발표했다. 석유 시추가 중단되면서 버려질 해상유전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것이다. 송유관 해체까지 포함해 2040년까지 400억파운드(66조)가 드는 초대형 공사다.
3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로열더치셸은 이와같은 유전 해체계획을 이날 발표할 예정이다. 한때 하루에 50만배럴을 생산하던 브렌트 델타는 2011년 생산이 중단됐다. 해체과정의 핵심은 해상 석유 시추 시설에서 상부 시추장비 부분을 절단하는 것이다. 2만3500톤에 달하는 상부를 다이아몬드로 잘라낸 후 길이 382미터에 달하는 대형 운송선인 피에터 셀테에 실어 612킬로미터나 떨어진 육지로 옮기는 것이다. 이 상부 시설은 영국 티스사이드로 옮겨져 재활용 된다.
상부를 잘라내고 남은 165미터 높이의 하부시설은 해상에 방치되는데 이에 대한 활용계획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하부시설이 부식되어 없어지는데만 수천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같은 해상 유전 해체계획은 다른 유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해에서 이와같이 앞으로 해체가 이뤄질 수 있는 해상구조물은 470개에 달한다.
로열더치쉘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유전해체에 나서는 것은 과거 브렌트 스파에 대한 기억때문이다. 1976년 북해유전에 만들어진 원유 저장탱크인 브렌트 스파는 사용연한이 끝나자 1995년 해상에 가라앉히기로 했다. 하지만 환경오염을 우려한 그린피스에서 이를 점거하는 등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자 여론이 악화됐고 결국 재활용을 하는 쪽으로 쉘은 계획을 변경했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