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소형 드론(무인 항공기)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건물을 들이받은 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테러와는 관계없는 단순 조종 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이언 리어리 백악관 비밀경호국(SS)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직경 약 61㎝ 크기의 상업용 드론이 오늘 오전 3시8분께 백악관 건물 남동쪽 부분에 충돌했다”고 밝혔다.
리어리 대변인은 "경계 근무를 하던 SS 요원이 낮게 날던 드론을 목격했다”면서"충돌 사고 직후 곧바로 백악관에 경계령을 발동하고 해당 건물 주변을 봉쇄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백악관과 충돌한 드론은 인근에 거주하는 한 정부 직원의 소유였으며 테러와는 관계없는 단순 조종 실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직원의 신분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직원은 이날 오전 SS 조사에서 자신이 취미 삼아 드론을 띄운 사실을 밝히면서 "백악관 쪽으로 날릴 생각은 없었다”고 말해 단순한 조종 실수에 의한 것임을 인정했다.
SS 역시 추락한 드론에서 테러 혐의점 등 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앞서 기자들에게 "SS 요원들이 오늘 새벽 백악관 뜰에서 어떤 장치를 수거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초기 분석 결과 위협이 되는 그런 장치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드론 충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인도 방문으로 백악관에 없었다.
드론이 백악관 건물에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미국 내에서 불거지는 드론 충돌 사고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상업용 드론을 둘러싼 보안 약점 및 사생활 침해 논란 등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항공청이 지난해 11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해 2월부터 9개월 동안 미국 공항의 항공 관제사나 여객기 조종사가 드론을 발견해 신고한 건수는 총 193건이다. 이 중 25건은 드론이 여객기가 수 초 내에 부딪히거나 비행간격이 수 피트에 불과해 서로 충돌할 수 있는 '위기일발'(close call)의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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