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에게 야유를 보낸 홍콩 언론인들의 입국금지 조치를 해제했다고 현지 언론이 25일 전했다.
ABS-CBN방송 등은 이날 이민국이 관계기관의 권고에 따라 홍콩 언론인 9명의 명단을 블랙리스트에서 삭제, 다시 입국을 허용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엘레인 탄 이민국 대변인은 국가정보조정기구(NICA)의 해당 공문을 검토한 결과외국 언론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등재를 해제하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해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던 홍콩 기자들은 관광객 자격으로 통상적인 입국 심사를 거쳐 필리핀에 들어올 수 있게 됐다고 탄 대변인은 말했다. NICA는 최근 아키노 대통령이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작년과 같은 언론의 야유성 질문이 없었다며 입국금지조치 해제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필리핀 외신기자협회는 홍콩 언론인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필리핀 정부가 홍콩에 '싸늘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양측이 최근 개선을 시도하는 외교관계를 다시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앨버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은 전날 홍콩 언론인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해당 사안을 재검토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필리핀 당국은 일부 홍콩 기자들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키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야유를 보내자 이들의 필리핀 입국을 금지했다. 이들 언론인은 지난 2010년 마닐라에서 발생한 홍콩인 인질 피살사건 당시 필리핀 당국의 무력한 대응을 집중적으로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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