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일본의 고노담화 검증결과 발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한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를 위해 미국을 방문중인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25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 정부 관리들은 한일간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고노담화 검증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조 차관은 이어 "미 의회 의원들도 일본의 고노담화 검증에 대해 비판적인 언급을 했다"며 "일본이 역사문제를 잘 다뤄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날 면담한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의 발언은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하는 일본에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조차관과 면담하면서 고노담화 검증결과 발표와 관련해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고 역사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역사의 교훈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노담화 검증 보고서가 다뤄진 방식에 대해 한국 정부의 우려에 공감한다"며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부정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 피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은 과거를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본 정부의 행태를 공개 비판했다.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로레타 산체스(민주. 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이날 조 차관과 만나 "일본의 고노담화 검증은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일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고노담화 계승은 일본이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장(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측이 '고노담화 내용을 훼손하거나 폐기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4~25일 조 차관과 접촉한 미국 관리들은 보다 직접적으로 일본 정부의 행태에 불만을 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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