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여학생을 집단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의 등장에 대해 미국 보수매체가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향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오는 2016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힐러리를 겨냥한 공화당의 공세 수위도 높아지는 추세다.
보수성향의 미국 폭스뉴스는 8일(현지시간) '힐러리의 국무부가 보코하람의 테러단체 지정을 거부했다'라는 기사에 대해 지난 2011년부터 공화당과 정보기관이 보코하람의 테러단체 지정을 요청했지만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임기간 이를 계속 거부해 보코하람을 추적할 기회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패트릭 미한(공화·펜실베이니아) 하원 의원은 "테러단체 지정이 지연되면서 보코하람의 활동과 지도부를 면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2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미한 의원과 피터 킹(공화·뉴욕) 하원 의원이 지난 2012년 3월 30일 힐러리 당시 국무장관에게 보코하람이 지난 2년간 900명 이상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테러단체 지정을 촉구하는 편지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법무부 고위급 관계자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도 국무부에 보코하람의 테러단체 지정을 촉구했으나 국무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국무부는 존 케리 장관이 임명된 뒤인 지난해 11월에야 보코하람을 외국 테러리스트 조직(FTO)으로 지정했다.
반면 진보노선 정치 블로그인 싱크프로그레스(thinkprogress.org)는 힐러리가 보코하람의 테러단체 지정을 거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게 해야 했던 배경을 상세히 다뤘다.
해당 매체는 전직 국무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테러단체) 지정은 (테러 억제의) 중요한 수단이긴 하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라면서 당시 국무부는 개발 원조 증대, 사회 불안요소 퇴치, FBI 파견과 같은 테러 억제 수단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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