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러시아 무장세력이 크림자치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러시아도 전투기로 무력시위를 하면서 크림반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칫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의 일부이지만 자치공화국 지위를 가진 크림 반도가 지역적·역사적 특징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쪽 끝에 있는 지역으로 흑해와 접해 있고 비옥한 농토를 지닌 곳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과거에도 중요시 여겨왔다.
수백년간 러시아 땅이였으며 소련시절인 1954년 우크라이나가 가져갔다.
1991년 소련 붕괴 후에 이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남느냐 아니면 러시아와 합병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고 결국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속하기로 결정, 현재와 같은 자치공화국 형태로 남게 됐다.
27일 크림 자치정부 청사를 점거한 무장세력이 러시아 국기를 내건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크림반도 지역은 러시아계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계 주민은 현재도 약 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구구성이 이번 갈등을 촉발한 주요인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계는 러시아와 합치자고 주장하고 우크라이나계와 타타르인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
또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흑해함대 주둔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남부 항구도시인 세바스토폴에 230년간 자국 함대를 주둔시켜왔다.
이곳은 터키 북부를 마주하고 있고 지중해와 이어져 중동이나 발칸반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용이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에서 흑해함대의 중요성이 과장됐다고 말한다. 러시아 전체 함대에서 흑해함대의 비중은 가장 작은 편에 속하고 실제로 러시아도 흑해함대를 새로 확장, 노보로시스크로 옮길 계획이기 때문.
역사적으로도 이 지역은 열강의 격돌지이기도 하다.
19세기 중반에는 러시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충돌로 빚어진 이른바 '크림전쟁'의 무대였다.
러시아의 남하정책이 오스만 제국, 영국, 프랑스와 충돌, 전쟁이 난 것이다. 이 전쟁에서 '백의의 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나온다.
또한 크림반도 한국과도 연관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연합국 정상들이 모여 종전 후 를 논의한 '얄타회담'이 열린 곳으로 당시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 등이 크림반도 남부 휴양지인 얄타에 모여 독일 분할 점령을 비롯해 한반도를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남쪽은 미군이, 북쪽은 소련군이 군정을 실시하는 신탁통치를 논의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