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3일만에 마무리 투수가 아닌 6회 등판. ‘끝판대장’은 불펜에서 계속 빈 공을 허공에 던지며 섀도우 피칭을 했다.
그리고 이 준비과정과 등판까지 모습을 모두 지켜 본 동료들도, 경기장에서, 화면에서 오승환(39)이 등판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 모두의 마음에 형용하기 힘든 감정이 솟았다.
삼성은 27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1-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90경기에서 37승 53패를 기록한 삼성은 승률 0.411를 기록, 이날 광주에서 KIA에 패한 NC를 끌어내리고 8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삼성이 6-3으로 앞선 6회 초, 포항야구장에 익숙한 ‘그 음악’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바로 오승환의 등장곡인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였다.
오승환이 경기 후반 근소한 열세나, 동점 혹은 리드 시 세이브 상황도 아닌 6회에 마운드에 등판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오승환이 6회에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0년 6월 17일 부산 롯데전 이후 4,423일째만의 일이었다. 데뷔해였던 2005년에는 6회 이전 등판도 잦았던 오승환이지만 이후엔 그 경험 자체가 드물다.
이듬해인 2006년부터는 2010년 한 차례를 제외하면 6회 포함 이전에 등판했던 경험이 전무 했던 오승환이다.
선발투수 수아레즈 대신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장진혁에게 3구째 123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3구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후속타자 최재훈 또한 3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번에도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오승환은 2사 후 상대한 노수광에겐 초구부터 포크볼을 던졌다. 이어 2구와 3구 직구를 던진 오승환은 4구째 낙차 큰 커브로 루킹삼진을 끌어내며 1이닝 2K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단 10구로 한 이닝을 삭제시킨 오승환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7회부터 우완 이승현과 교체돼 낯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런 상황은 오승환의 최근 부진, 9위로 추락한 삼성의 상황과 관련이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승환은 4경기 연속 실점과 3연속 블론세이브 등 최근 10경기 평균자책 9.35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그 결과 평균자책이 4.05까지 오르는 등 오승환이 개인 통산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에 꺼내든 결정.
하지만 너무나 낯선 그 광경을 지켜본 동료들의 마음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거기다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 당한 상황. 천신만고 끝의 재역전 이후 9회 등판해 11-10,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올린 우규민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우규민은 6회 오승환 등판 상황에 대해 “그러니까 승환이 형도 이제...모르겠어요. 선수들이 조금...이렇게...그냥”이라며 한동안 복잡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가지 못하고 주저했다.
그러면서 우규민은 “그냥 어떻게 답변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라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후 “딱 이 마음인 것 같고 선수들도 엄청 어색해했고, 승환이 형도 엄청 어색해 했지만 뭔가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 계속 보였거든요”라며 오승환의 이른 불펜 등판 상황을 대신 전했다.
“그래서, (오) 승환이 형이 공 없이 계속 연습 피칭과 섀도우 피칭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이제 승환이 형도 생각이 좀 바뀌는 것 같더라고요. 올라갔을 때 다른 투수들이 열심히 응원해주고 격려하고 파이팅을 해줬지만, 어색했어요. (오승환 선배가) 6회에 올라가는 게...” 상황을 떠올린 우규민의 표정에는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묻어있었다.
경기 종료 후 오승환은 “정현욱 코치님, 권오준 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라며 “코치님들이 믿음을 줘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는 짧은 소감을 구단을 통해 전했다.
[포항=김원익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리고 이 준비과정과 등판까지 모습을 모두 지켜 본 동료들도, 경기장에서, 화면에서 오승환(39)이 등판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 모두의 마음에 형용하기 힘든 감정이 솟았다.
삼성은 27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1-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90경기에서 37승 53패를 기록한 삼성은 승률 0.411를 기록, 이날 광주에서 KIA에 패한 NC를 끌어내리고 8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삼성이 6-3으로 앞선 6회 초, 포항야구장에 익숙한 ‘그 음악’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바로 오승환의 등장곡인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였다.
오승환이 경기 후반 근소한 열세나, 동점 혹은 리드 시 세이브 상황도 아닌 6회에 마운드에 등판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오승환이 6회에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0년 6월 17일 부산 롯데전 이후 4,423일째만의 일이었다. 데뷔해였던 2005년에는 6회 이전 등판도 잦았던 오승환이지만 이후엔 그 경험 자체가 드물다.
이듬해인 2006년부터는 2010년 한 차례를 제외하면 6회 포함 이전에 등판했던 경험이 전무 했던 오승환이다.
선발투수 수아레즈 대신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장진혁에게 3구째 123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3구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후속타자 최재훈 또한 3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번에도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오승환은 2사 후 상대한 노수광에겐 초구부터 포크볼을 던졌다. 이어 2구와 3구 직구를 던진 오승환은 4구째 낙차 큰 커브로 루킹삼진을 끌어내며 1이닝 2K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 단 10구로 한 이닝을 삭제시킨 오승환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7회부터 우완 이승현과 교체돼 낯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런 상황은 오승환의 최근 부진, 9위로 추락한 삼성의 상황과 관련이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승환은 4경기 연속 실점과 3연속 블론세이브 등 최근 10경기 평균자책 9.35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그 결과 평균자책이 4.05까지 오르는 등 오승환이 개인 통산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기에 꺼내든 결정.
하지만 너무나 낯선 그 광경을 지켜본 동료들의 마음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거기다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 당한 상황. 천신만고 끝의 재역전 이후 9회 등판해 11-10,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올린 우규민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우규민은 6회 오승환 등판 상황에 대해 “그러니까 승환이 형도 이제...모르겠어요. 선수들이 조금...이렇게...그냥”이라며 한동안 복잡한 표정으로 답변을 이어가지 못하고 주저했다.
그러면서 우규민은 “그냥 어떻게 답변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라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후 “딱 이 마음인 것 같고 선수들도 엄청 어색해했고, 승환이 형도 엄청 어색해 했지만 뭔가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 계속 보였거든요”라며 오승환의 이른 불펜 등판 상황을 대신 전했다.
“그래서, (오) 승환이 형이 공 없이 계속 연습 피칭과 섀도우 피칭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이제 승환이 형도 생각이 좀 바뀌는 것 같더라고요. 올라갔을 때 다른 투수들이 열심히 응원해주고 격려하고 파이팅을 해줬지만, 어색했어요. (오승환 선배가) 6회에 올라가는 게...” 상황을 떠올린 우규민의 표정에는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묻어있었다.
경기 종료 후 오승환은 “정현욱 코치님, 권오준 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라며 “코치님들이 믿음을 줘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는 짧은 소감을 구단을 통해 전했다.
[포항=김원익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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