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 "구단이 해명 막았다" 주장, 흥국생명은 "별도 입장 없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지난 30일 선수등록을 포기한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언론을 통해 서운함을 내비친 부분에 대해 별도 입장 표명이 없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1일 “두 선수가 뉴스에서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구단 차원에서 따로 밝히거나 얘기할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등록 마감일이었던 지난 30일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등록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두 선수는 지난 2월 학교 폭력 사건으로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지 4개월 만에 흥국생명을 떠나게 됐다.
박춘원 흥국생명 구단주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재영 이다영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께 실망을 끼친 데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들과의 원만한 화해를 기대하였으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구단은 두 선수가 현재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미등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방출된 이재영, 이다영은 흥국생명의 미등록 결정 직후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월 학교 폭력 사태 이후 처음이었다.
두 사람의 인터뷰 내용은 반성, 사과보다는 변명, 억울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칼을 들고 있기는 했지만 상해를 입힌 적은 없다는 발언으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삭제된 SNS 자필 사과문 역시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흥국생명 구단의 강요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다영은 30일 KBS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번의 사과로 씻기지는 않겠지만 저도 평생 반성하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싶다”면서도 “아닌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고 싶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무조건 사과문을 써야 한다고 요구했고 보내준 대로 받아 적었다”고 주장했다.
이재영은 같은 날 SBS와 전화 인터뷰에서 “소명하고 싶어도 구단이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마라. 이미지 생각해달라.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해서 구단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며 흥국생명의 당시 일 처리에 불만을 토로했다.
흥국생명 구단은 쌍둥이 자매의 발언과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팀을 떠난 선수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흥국생명 측은 “이재영, 이다영에 대한 선수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단이 어떤 얘기를 내놓는 것 자체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