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했던 박용택 “좋은조건 감사, 2년 뒤 은퇴 변함없다”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황석조 기자] 커리어를 ‘LG맨’으로 마감할 수 있게 된 베테랑 타자 박용택(39·LG)의 소감은 진지하고 또 홀가분했다.
박용택은 20일 LG와 2년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미 양 측은 계약기간과 금액 등을 미리 합의한 상태였고 세부조건을 조율한 뒤 공식발표했다. 박용택은 오전 사인을 마친 뒤 오후 팀 동료들과 함께 스프링캠프지인 호주로 자율훈련을 떠났다.
인천공항에 들어선 박용택은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 어떤 계약보다 트러블 없이 단장님과 협상을 잘 진행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좋은조건으로 계약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팬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힌 박용택은 “(발표하지 않은 프랜차이즈스타 예우는) 문서상 남기고 싶지만 2년 후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 않나. 예를 들어 제가 다른 일을 하고싶어 할 수도 있지 않겠나. 구단과 대화를 나눴는데 생각이 비슷한 점이 많았다”고 힌트를 남겼다.
박용택은 “2년 후에는 무조건 은퇴한다. 어떤 분들이 그때도 잘하면 마음을 바꿔야하는 것 아니냐 말씀하시는데...(좋게 마무리하는 것) 그게 제가 원하는 바다. 골든글러브, MVP를 받아도 마음은 변함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용택은 이어 “오전과 오후 마음이 다르더라. 오전에는 그동안 야구를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에 좀 즐기면서 밝게 해보자는 마음이 든다. 그러다가 오후에는 프로가 즐기는 게 어딨나 그런 생각을 한다. 일단 앞으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밝게 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수비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박용택은 최근 커리어 대부분을 지명타자로 지내고 있어 팀 활용폭에 있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팀 타선이 강해지면서 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 박용택 역시 “선수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다”라고 전제한 뒤 “지명타자보다는 공격과 수비를 같이해 팀에 도움일 될 수 있다면 환영이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해 부족했던 외야수비에 대해서는 “작년에 비시즌 때 수비 준비를 거의 못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올 시즌 외야수로서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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