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덴버) 김재호 특파원] "정말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고, 그속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2018시즌을 마친 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36)은 한 시즌을 돌아보며 이같은 소감을 남겼다. 그에게는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삼십대 중반의 베테랑인 그는 이렇게 또 배움을 얻었다.
성적 한눈에 보기
토론토(MLB): 48경기 4승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8 47이닝 14자책 5피홈런 10볼넷 55탈삼진 이닝당 출루 허용률 1.000
콜로라도(MLB): 25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3 21 1/3이닝 6자책 3피홈런 7볼넷 24탈삼진 이닝당 출루 허용률 1.031
좋았던 일
원래 그는 이번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팔꿈치 이상으로 계약이 무산되면서 졸지에 FA 미아 신세가 됐다. 그러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손을 내밀며 생각보다 빨리 팀을 찾았다. 취업 비자 획득에 시간이 걸리면서 시즌 준비가 더디긴 했지만,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갔다. 5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 4홀드로 좋은 성적을 내며 로베르토 오스나가 이탈한 불펜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았다. 6월초 2경기 연속 3실점하며 4.00까지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지만, 이후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0(20이닝 2자책)으로 다시 안정을 찾았다.
토론토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순위 경쟁에서 멀어져갔지만, 오승환에 대한 관심은 커져갔다. 결국 7월말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순위 경쟁중이던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했다. 플라이볼 투수인 그가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고지대 콜로라도에서 어울릴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그는 생각보다 새로운 팀에 잘 어울렸다. 이적 후 첫 7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콜로라도는 시즌 막판 LA다저스와 지구 우승,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 경기라도 지면 미끄러지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시즌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포스트시즌행을 확정했다. 타이브레이커 끝에 다저스에게 지구 우승은 내줬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은 오히려 다저스보다 먼저 해냈다. 오승환도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4 2/3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이에 일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세 시즌만에 드디어 포스트시즌을 경험, 한국, 일본, 미국 3개국 프로야구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디비전시리즈는 아쉬웠지만 와일드카드 게임에서는 난적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5개 아웃을 잡으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계약이 무산되면서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거나 팔 관련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는 일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렀다. 73경기는 메이저리그에서 최다 경기 등판 공동 1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6년급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부진에서 반등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오승환도 "확실히 자신감을 얻었다"며 자신감을 얻은 것을 이번 시즌 최고 수확으로 꼽았다.
안좋았던 일
여전히 좌타자를 상대로 약했다. 피안타율 0.291 피OPS 0.915로 우타자 상대 기록(0.166, 0.459)보다 나빴다. 콜로라도 이적 후 홈런 3개를 허용했는데 그 3개가 모두 좌타자를 상대로 나온 것이었다. 8월 10일 LA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코디 벨린저에게 맞은 동점 투런, 9월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앨런 핸슨, 크리스 쇼에게 허용한 백투백 홈런이 그것이다. 투구 일정도 불규칙했다. 잘던질 때는 일주일에 5경기씩 기용되다가 조금 부진하면 기회를 못잡기 일수였다. 9월 중순에는 기회가 줄어들기도 했다. 온전히 이닝을 맡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9일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마무리 자리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필승조에는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이후 역할이 모호해졌다. 한마디로 ’완벽한 신뢰’는 얻지 못한 모습이다.
2019년 전망
2019시즌에 대한 팀옵션이 있었는데 7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베스팅 옵션이 적용됐다. 2019년 25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칼자루는 로키스가 쥐고 있다. 이 계약을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고,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가격에 이만한 불펜 투수를 구할 수 있을까? 콜로라도는 이번 시즌 웨이드 데이비스(3년 5200만) 제이크 맥기(3년 2700만) 브라이언 쇼(3년 2700만) 등 베테랑 불펜을 영입했지만, 이중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는 데이비스가 유일했다.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한다면, 오승환은 내년에도 콜로라도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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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한눈에 보기
토론토(MLB): 48경기 4승 3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68 47이닝 14자책 5피홈런 10볼넷 55탈삼진 이닝당 출루 허용률 1.000
콜로라도(MLB): 25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3 21 1/3이닝 6자책 3피홈런 7볼넷 24탈삼진 이닝당 출루 허용률 1.031
좋았던 일
원래 그는 이번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팔꿈치 이상으로 계약이 무산되면서 졸지에 FA 미아 신세가 됐다. 그러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손을 내밀며 생각보다 빨리 팀을 찾았다. 취업 비자 획득에 시간이 걸리면서 시즌 준비가 더디긴 했지만,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갔다. 5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3 4홀드로 좋은 성적을 내며 로베르토 오스나가 이탈한 불펜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았다. 6월초 2경기 연속 3실점하며 4.00까지 평균자책점이 치솟았지만, 이후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0(20이닝 2자책)으로 다시 안정을 찾았다.
토론토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순위 경쟁에서 멀어져갔지만, 오승환에 대한 관심은 커져갔다. 결국 7월말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순위 경쟁중이던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했다. 플라이볼 투수인 그가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고지대 콜로라도에서 어울릴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그는 생각보다 새로운 팀에 잘 어울렸다. 이적 후 첫 7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콜로라도는 시즌 막판 LA다저스와 지구 우승,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와일드카드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한 경기라도 지면 미끄러지는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시즌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며 포스트시즌행을 확정했다. 타이브레이커 끝에 다저스에게 지구 우승은 내줬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은 오히려 다저스보다 먼저 해냈다. 오승환도 시즌 마지막 7경기에서 4 2/3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이에 일조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세 시즌만에 드디어 포스트시즌을 경험, 한국, 일본, 미국 3개국 프로야구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디비전시리즈는 아쉬웠지만 와일드카드 게임에서는 난적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5개 아웃을 잡으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계약이 무산되면서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거나 팔 관련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는 일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렀다. 73경기는 메이저리그에서 최다 경기 등판 공동 1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6년급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부진에서 반등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오승환도 "확실히 자신감을 얻었다"며 자신감을 얻은 것을 이번 시즌 최고 수확으로 꼽았다.
오승환은 콜로라도 이적 후 3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는데 모두 좌타자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안좋았던 일
여전히 좌타자를 상대로 약했다. 피안타율 0.291 피OPS 0.915로 우타자 상대 기록(0.166, 0.459)보다 나빴다. 콜로라도 이적 후 홈런 3개를 허용했는데 그 3개가 모두 좌타자를 상대로 나온 것이었다. 8월 10일 LA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코디 벨린저에게 맞은 동점 투런, 9월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앨런 핸슨, 크리스 쇼에게 허용한 백투백 홈런이 그것이다. 투구 일정도 불규칙했다. 잘던질 때는 일주일에 5경기씩 기용되다가 조금 부진하면 기회를 못잡기 일수였다. 9월 중순에는 기회가 줄어들기도 했다. 온전히 이닝을 맡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9일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마무리 자리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필승조에는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이후 역할이 모호해졌다. 한마디로 ’완벽한 신뢰’는 얻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 2월 텍사스와 계약이 무산된 이후 개인훈련 중이던 오승환. 그는 다시 기회를 잡았고, 이를 잘 살렸다. 사진= MK스포츠 DB
2019년 전망
2019시즌에 대한 팀옵션이 있었는데 7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베스팅 옵션이 적용됐다. 2019년 25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칼자루는 로키스가 쥐고 있다. 이 계약을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고,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가격에 이만한 불펜 투수를 구할 수 있을까? 콜로라도는 이번 시즌 웨이드 데이비스(3년 5200만) 제이크 맥기(3년 2700만) 브라이언 쇼(3년 2700만) 등 베테랑 불펜을 영입했지만, 이중 디비전시리즈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는 데이비스가 유일했다.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한다면, 오승환은 내년에도 콜로라도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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