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머릿속에는 없습니다.”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둔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베테랑 우완 투수 배영수(37)를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화는 올해 11년만에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바로 선발투수다. 외국인 듀오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은 복덩이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토종 선발진은 마땅한 카드가 없다. 국내 투수의 부진은 후반기 들어 더욱 심화했다. 선발진이 올린 7승 가운데, 국내 투수가 기록한 승수는 단 1승뿐이다.
이런 가운데, 배영수의 기용에 관심이 쏠리지만 한용덕 감독은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한 감독은 “(배)영수가 재활군에 내려간 뒤 마음을 많이 비운 상태”라며 “지금 머릿속에 영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6월초 2군으로 내려간 배영수는 8월21일과 23일 LG와 퓨처스리그에 나선 후 더 이상 등판이 없다. 한마디로 더 이상 배영수를 쓰지 않겠다고 말한 셈이다. 배영수는 올 시즌 11경기에 나서 2승 3패, 6.6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리그 개막 시점부터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지만 끝내 반등에 실패했다.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고,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우완 에이스의 쓸쓸 퇴장을 예고하게 된 것이다.
어디서 많이 봤던 장면이다. 프로야구는 매해 베테랑 선수들과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이 일어난다.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들은 좀 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시계를 지난 겨울로 돌리면 잘 알 수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FA신청을 한 베테랑 선수들이 찬바람을 쐬어야 했다. LG트윈스는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을 보류명단에서 제외했고,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도 손주인(현 삼성) 이병규(현 롯데) 등을 모두 제외시켰다. 정성훈은 결국 고향팀인 KIA타이거즈로 돌아갔지만, 최근에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준석은 FA미아가 될 뻔했다. 원소속팀인 롯데는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헸지만, 최준석을 영입하려는 구단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NC로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팀을 옮기긴 했지만, 연봉은 대폭 깎였다.
한화 정근우도 FA 막바지에 구단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재계약 이후에도 정근우의 행보는 눈물겹다. 국가대표 2루수인 그는 최근에는 1루 미트를 끼고 1루수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2루수 자리는 강경학이나 신예 정은원에 내준 지 오래다. 1군에 살아남기 위해 그는 때로는 1루수로, 외야수 출전까지 감행하고 있다.
세대교체와 리빌딩은 프로야구 각 구단의 지속적인 화두다. 베테랑은 세대교체의 직접적인 당사자다. 팀이 젊어지기 위해서 정리해야 되는 대상이 바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 숫자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스타플레이어라고 하더라도 정리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불세출의 스타라도 말년이 초라한 경우가 숱했다. 가까운 사례를 보자면 두산 김동주나 LG 이병규(현 코치)가 그렇다. 둘은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타자였지만, 말년에는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2군에 머물다가 은퇴했다.
어찌 보면 아름다운 은퇴, 아름디운 이별이 드문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그나마 2010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던 김재현(현 해설위원)이나,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은퇴투어를 했던 국민타자 이승엽(현 KBO홍보대사), 이호준 등이 좋게 퇴장한 경우로 볼 수 있다.
경험이 많아 우대를 받는 게 베테랑이지만, 결국 살아남으려면 처절한 자기 계발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에서 반복되는 사례를 보면 그렇다. 베테랑을 외면하는 구단과 현장의 시선은 엄연한 현실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둔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베테랑 우완 투수 배영수(37)를 더 이상 쓰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화는 올해 11년만에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바로 선발투수다. 외국인 듀오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은 복덩이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토종 선발진은 마땅한 카드가 없다. 국내 투수의 부진은 후반기 들어 더욱 심화했다. 선발진이 올린 7승 가운데, 국내 투수가 기록한 승수는 단 1승뿐이다.
이런 가운데, 배영수의 기용에 관심이 쏠리지만 한용덕 감독은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한 감독은 “(배)영수가 재활군에 내려간 뒤 마음을 많이 비운 상태”라며 “지금 머릿속에 영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6월초 2군으로 내려간 배영수는 8월21일과 23일 LG와 퓨처스리그에 나선 후 더 이상 등판이 없다. 한마디로 더 이상 배영수를 쓰지 않겠다고 말한 셈이다. 배영수는 올 시즌 11경기에 나서 2승 3패, 6.6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리그 개막 시점부터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지만 끝내 반등에 실패했다.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노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고,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우완 에이스의 쓸쓸 퇴장을 예고하게 된 것이다.
어디서 많이 봤던 장면이다. 프로야구는 매해 베테랑 선수들과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이 일어난다.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코칭스태프들은 좀 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시계를 지난 겨울로 돌리면 잘 알 수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FA신청을 한 베테랑 선수들이 찬바람을 쐬어야 했다. LG트윈스는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을 보류명단에서 제외했고,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도 손주인(현 삼성) 이병규(현 롯데) 등을 모두 제외시켰다. 정성훈은 결국 고향팀인 KIA타이거즈로 돌아갔지만, 최근에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준석은 FA미아가 될 뻔했다. 원소속팀인 롯데는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헸지만, 최준석을 영입하려는 구단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NC로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팀을 옮기긴 했지만, 연봉은 대폭 깎였다.
한화 정근우도 FA 막바지에 구단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재계약 이후에도 정근우의 행보는 눈물겹다. 국가대표 2루수인 그는 최근에는 1루 미트를 끼고 1루수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2루수 자리는 강경학이나 신예 정은원에 내준 지 오래다. 1군에 살아남기 위해 그는 때로는 1루수로, 외야수 출전까지 감행하고 있다.
세대교체와 리빌딩은 프로야구 각 구단의 지속적인 화두다. 베테랑은 세대교체의 직접적인 당사자다. 팀이 젊어지기 위해서 정리해야 되는 대상이 바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 숫자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스타플레이어라고 하더라도 정리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불세출의 스타라도 말년이 초라한 경우가 숱했다. 가까운 사례를 보자면 두산 김동주나 LG 이병규(현 코치)가 그렇다. 둘은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타자였지만, 말년에는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2군에 머물다가 은퇴했다.
어찌 보면 아름다운 은퇴, 아름디운 이별이 드문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그나마 2010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던 김재현(현 해설위원)이나,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은퇴투어를 했던 국민타자 이승엽(현 KBO홍보대사), 이호준 등이 좋게 퇴장한 경우로 볼 수 있다.
경험이 많아 우대를 받는 게 베테랑이지만, 결국 살아남으려면 처절한 자기 계발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에서 반복되는 사례를 보면 그렇다. 베테랑을 외면하는 구단과 현장의 시선은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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