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첫 경기가 다가올수록 사령탑의 수심도 깊어진다. 선동열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최근 연일 상대 전력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기타 환경적 요소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 “현재 전력이 최상”라고 소집 기자회견 때 강조했지만 막상 다가오는 걱정은 베테랑 사령탑도 어쩔 수 없는 모양새다.
방심하지 않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당장 최근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섣부르게 로테이션을 가동, 주축선수들이 빠진 상황서 절대적으로 이겨야했던 말레이시아전을 패했다. 이로써 금메달은 물론 16강, 8강 이후 험로를 자초하고 말았다. 김학범 감독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사령탑의 이유 있는 걱정
단기전은 변수가 많고 깜짝 승리와 패배가 자주 발생한다. 제아무리 저변이 넓고 꾸준한 강팀이라도 단, 한 두 경기는 컨디션 및 환경에 영향을 받아 패하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과거를 살펴봐도 한국야구가 WBC대회서 메이저리그 정예선수들이 포진한 미국을 꺾은 사례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WBC, 프리미어, 올림픽 등지에서 우리보다 야구 기본기가 탄탄하고 저변이 넓은 일본을 심심찮게 꺾어왔다. 최근 임팩트 있는 사례만 봤을 때는 오히려 결정적인 순간, 한국이 야구로 일본을 이긴 적이 더 많은 듯한 느낌도 준다.
월드컵 챔피언 독일도, 한국축구 매운 맛에 0-2 완패를 당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고 토너먼트만의 특징이다.
그런 측면에서 선 감독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워낙 한국야구의 타고투저가 심해 투수력이 떨어져있는 상태고 여기에 낯설고 인프라가 부족한 자카르타 환경도 걱정거리다. 선수들의 컨디션 상태, 혹시 있을 부담감 및 최근까지 치른 리그로 인한 체력저하까지. 따지고 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일본은 아시아가 인정하고 세계가 꼽는 야구강국. 한국이 국제대회서 자주 승리했다하더라도 객관적인 전력 상 더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프로리그 베스트가 총출동했다면 한국은 이번 대회서 섣불리 금메달을 목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 대표팀 명단을 뽑을 때 여론 자체가 달랐을 터. 다만 이번과 같은 아시안게임에 일본은 꾸준히 사회인야구팀을 내보냈다. 일본 입장에서 자국개최도 아닌데다 비프로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아시안게임에 정예를 내보낼 이유가 없다. 그간 꾸준히 그래왔다.
물론 일본은 사회인야구팀도 전력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당장 한국이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서 일격을 당해 소위 도하참사를 경험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워낙 야구가 사회 전체에 보급이 된 국가이다보니 사회인팀 전력도 꽤나 강하다. 무엇보다 이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나중에 A급 프로선수로 성장하는 케이스도 있다. 선 감독이 경계하듯 이번에도 일본 대표팀에는 주목할 만한 투수자원이 꽤나 포진된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야구를 직접 경험했으며 지도자가 돼 당장 지난해까지 수차례 일본과 경쟁해온 선 감독이 이와 같은 우려를 하는 것은 지극히 현실성 있는 자세로 비춰진다.
하지만 지나친 경계심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냉정하게 한국야구팀의 전력은 아시안게임 출전국 중 최상, 즉 1강으로 꼽힐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저변이 넓은 일본야구라도 사회인야구자원이 주축이 돼 나왔고 대만은 한국보다 전력 자체가 우위가 아니다. 그 외 국가들은 아예 같은 선상에 놓여있지 않다.
당장 대표팀에는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미 앞서 WBC, 프리미어12, 올림픽 등에서 활약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경험 많은 자원도 대거 포진돼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터줏대감들 또한 대다수. 김현수(LG), 박병호(넥센), 양의지(두산), 손아섭(롯데) 등 거물급 타자들이 즐비하고 투수력이 부족하다하더라도 리그 최고의 투수 양현종(KIA), 정상급 마무리 정우람(한화), 여기에 떠오르는 신성 박치국, 함덕주(두산) 등 라이징스타도 건재하다. 타율 1위이자 한국야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정후(넥센)도 합류했다.
몇몇 자원이 빠졌지만 현재 멤버만으로도 아시안게임 범위 내에서 압도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더 이상한 게 맞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잘 풀리지 않는 경기가 있어 한 경기 정도 삐끗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 소위 참사 급의 경기력이 나오는 것은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한국팀은 엄연히 프로리그를 뛰는 정상급 자원들이 전부 나섰다. 가장 떨어지는 기량의 선수조차 팀에서는 나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나아가 추신수(텍사스)까지 참가했던 광저우 아시안게임 모두 고전한 적은 있어도 결국엔 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더욱이 도하참사의 기억도 여전하기에 방심이 주는 결과도 잘 기억하고 있다.
당연히 금메달이 목표여야 한다. 허망한 경기력으로 실패한다면 엔트리구성부터 잘못됐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환경, 상대전력에 대해 미리부터 의식하고 쉽지 않다 여겨도 이 결론만큼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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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지 않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당장 최근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섣부르게 로테이션을 가동, 주축선수들이 빠진 상황서 절대적으로 이겨야했던 말레이시아전을 패했다. 이로써 금메달은 물론 16강, 8강 이후 험로를 자초하고 말았다. 김학범 감독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사령탑의 이유 있는 걱정
단기전은 변수가 많고 깜짝 승리와 패배가 자주 발생한다. 제아무리 저변이 넓고 꾸준한 강팀이라도 단, 한 두 경기는 컨디션 및 환경에 영향을 받아 패하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과거를 살펴봐도 한국야구가 WBC대회서 메이저리그 정예선수들이 포진한 미국을 꺾은 사례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WBC, 프리미어, 올림픽 등지에서 우리보다 야구 기본기가 탄탄하고 저변이 넓은 일본을 심심찮게 꺾어왔다. 최근 임팩트 있는 사례만 봤을 때는 오히려 결정적인 순간, 한국이 야구로 일본을 이긴 적이 더 많은 듯한 느낌도 준다.
월드컵 챔피언 독일도, 한국축구 매운 맛에 0-2 완패를 당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고 토너먼트만의 특징이다.
그런 측면에서 선 감독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워낙 한국야구의 타고투저가 심해 투수력이 떨어져있는 상태고 여기에 낯설고 인프라가 부족한 자카르타 환경도 걱정거리다. 선수들의 컨디션 상태, 혹시 있을 부담감 및 최근까지 치른 리그로 인한 체력저하까지. 따지고 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한국에는 양의지(오른쪽)와 김현수 등 검증된 선수들이 즐비하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여기에 일본과 대만, 한국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라이벌 두 팀은 언제나 생각 이상의 전력을 자랑한다. 대만의 경우 KBO리그에 뛰고 있는 왕웨이중(NC)이 출전하지 않고 더 나아가 핵심전력들이 많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타선이 강하고 국제대회에 임하는 열정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프로선수가 속해있고 야구저변도 확실하고 국제대회 경험도 있기에 충분히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꾸준히 한국의 경쟁팀으로 꼽혔다.일본은 아시아가 인정하고 세계가 꼽는 야구강국. 한국이 국제대회서 자주 승리했다하더라도 객관적인 전력 상 더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프로리그 베스트가 총출동했다면 한국은 이번 대회서 섣불리 금메달을 목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 대표팀 명단을 뽑을 때 여론 자체가 달랐을 터. 다만 이번과 같은 아시안게임에 일본은 꾸준히 사회인야구팀을 내보냈다. 일본 입장에서 자국개최도 아닌데다 비프로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아시안게임에 정예를 내보낼 이유가 없다. 그간 꾸준히 그래왔다.
물론 일본은 사회인야구팀도 전력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당장 한국이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서 일격을 당해 소위 도하참사를 경험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워낙 야구가 사회 전체에 보급이 된 국가이다보니 사회인팀 전력도 꽤나 강하다. 무엇보다 이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나중에 A급 프로선수로 성장하는 케이스도 있다. 선 감독이 경계하듯 이번에도 일본 대표팀에는 주목할 만한 투수자원이 꽤나 포진된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야구를 직접 경험했으며 지도자가 돼 당장 지난해까지 수차례 일본과 경쟁해온 선 감독이 이와 같은 우려를 하는 것은 지극히 현실성 있는 자세로 비춰진다.
기대할 만한 신예와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잘 섞인 이번 대표팀.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그럼에도 대표팀이 금메달 1순위인 것은 사실하지만 지나친 경계심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냉정하게 한국야구팀의 전력은 아시안게임 출전국 중 최상, 즉 1강으로 꼽힐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저변이 넓은 일본야구라도 사회인야구자원이 주축이 돼 나왔고 대만은 한국보다 전력 자체가 우위가 아니다. 그 외 국가들은 아예 같은 선상에 놓여있지 않다.
당장 대표팀에는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미 앞서 WBC, 프리미어12, 올림픽 등에서 활약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경험 많은 자원도 대거 포진돼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터줏대감들 또한 대다수. 김현수(LG), 박병호(넥센), 양의지(두산), 손아섭(롯데) 등 거물급 타자들이 즐비하고 투수력이 부족하다하더라도 리그 최고의 투수 양현종(KIA), 정상급 마무리 정우람(한화), 여기에 떠오르는 신성 박치국, 함덕주(두산) 등 라이징스타도 건재하다. 타율 1위이자 한국야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정후(넥센)도 합류했다.
몇몇 자원이 빠졌지만 현재 멤버만으로도 아시안게임 범위 내에서 압도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더 이상한 게 맞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잘 풀리지 않는 경기가 있어 한 경기 정도 삐끗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 소위 참사 급의 경기력이 나오는 것은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박병호 등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강타선이 대표팀 타선을 책임질 전망이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국가대표 사령탑은 잘해야 본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야구대표팀에게는 더욱 더 해당되는 말이다. 대회가 다가오니 선 감독 근심도 깊어지고 부족한 게 계속 눈에 들어오는 상황이 될 터.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변함없고 국민들 기대가 워낙 큰데다 1강으로 꼽히고 있어 혹시 있을 변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그렇지만 한국팀은 엄연히 프로리그를 뛰는 정상급 자원들이 전부 나섰다. 가장 떨어지는 기량의 선수조차 팀에서는 나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나아가 추신수(텍사스)까지 참가했던 광저우 아시안게임 모두 고전한 적은 있어도 결국엔 전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더욱이 도하참사의 기억도 여전하기에 방심이 주는 결과도 잘 기억하고 있다.
당연히 금메달이 목표여야 한다. 허망한 경기력으로 실패한다면 엔트리구성부터 잘못됐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환경, 상대전력에 대해 미리부터 의식하고 쉽지 않다 여겨도 이 결론만큼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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