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월드컵 경험이 있고, 개인 기술은 타고났습니다. 저의 포메이션에서 필요한 선수입니다."
지난달 14일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8명의 예비명단을 발표하면서 부른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의 이름은 논란을 낳았습니다.
소속팀 내 경쟁에서 밀리며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하던 선수가 예비명단 단계이긴 하지만 월드컵에 나설 국가대표팀에 포함되면서 특혜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신 감독은 다른 어떤 선수보다도 이청용에 대해 "메리트를 놓칠 수 없었다"고 필요성을 역설하며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로 불러들였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잘 아는 이청용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며 "평가전을 통해 최종 명단에 들 수 있다는 자격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신 감독이 시험대에 올려봐야 할 선수가 많았던 만큼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 선발 출전은 사실상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실전 감각의 공백은 쉽게 극복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날카롭고 창의적인 플레이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으나 전술상에서 메리트가 있는지도 의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여기에 예상 밖의 부상까지 찾아와 한 번의 시험 무대마저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게 가로막았습니다.
온두라스전 전반과 후반에 한 차례씩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던 이청용은 결국 엉덩이 타박상으로 더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채 후반 10분 문선민(인천)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다리를 쩔뚝이며 경기장을 나서는 장면은 당분간 기억될 '국가대표 이청용'의 마지막 모습이 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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