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단의 한 해 농사는 외국인투수에 달렸다. 선발야구의 중심이다. 때문에 감독은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기를 희망한다.
외국인투수가 어느 정도 활약해야 ‘기본’을 해준 것일까. 혹자는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규정 이닝만 소화해도 좋겠다”라고 말한다. 외국인투수 때문에 고충이 심했던 지도자일수록 공감하는 이야기다.
2017년 규정 이닝(144)을 기록한 투수는 19명. 그 중 외국인투수는 10명이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활동한 외국인투수는 총 22명. 절반도 안 됐다.
그렇지만 외국인투수의 비싼 몸값을 고려하면, ‘그 이상’ 해줘야 한다. 지난해 규정 이닝 투수 중 문승원(SK)과 최원태(넥센)는 연봉이 각각 4400만원과 4500만원이었다. 외국인투수의 연봉은 이 둘 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마음 같아서야 두 자릿수 승리는 당연히 해주기 바란다. 15승씩 합작만 해주면 금상첨화다. 그렇지만 당연한 ‘바람’이 지나친 ‘욕심’이 된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팀에서 외국인투수 2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것은 총 24번이었다. 과거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투수로 구성한 팀이 많지 않기도 했으나 전 구단이 외국인투수 2명을 보유한 2012년 이후에도 매 시즌 보통 2팀 정도였다.
2015년에는 4팀(삼성·넥센·롯데·LG)이나 됐으나 10구단 체제로 경기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1년 사이 두 자릿수 투수가 15명이 2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들어 투수 부문 개인 타이틀은 외국인투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12년 이후 평균자책점 수상자는 2015년 양현종(KIA)을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투수였다. 2011년까지 외국인투수 평균자책점 1위는 3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를 꿈꾸는 것은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 그 위력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삼성, KIA, 두산은 외국인투수 원투펀치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래 지나지 않은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투수가 30승을 합작한 경우는 4번에 불과하다. 2002년 KIA의 커피(19승)-리오스(14승), 2007년 두산의 리오스(22승)-랜들(12승), 2014년 넥센의 밴헤켄(20승)-소사(10승), 그리고 2016년 두산의 니퍼트(22승)-보우덴(18승) 등이다. 2014년 소사를 빼고는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 이하였다.
외국인투수 2명이 15승 이상 기록한 것은 2016년 두산이 유일하다. 니퍼트는 5관왕(MVP·골든글러브·승리·평균자책점·승률)에 올랐으며 보우덴은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장원준, 유희관까지 더해 두산 선발진은 ‘역대급’이었다.
그런데 2년 만에 넘어설 지도 모른다. 외국인투수 잘 뽑기로 유명한 두산이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말 두산 유니폼을 입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의 퍼포먼스는 ‘판타스틱’이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나란히 4승을 기록했다. 승리 부문 1위다. 평균자책점 2위(후랭코프)와 5위(린드블럼)도 두산 외국인투수다. 린드블럼은 탈삼진 부문 3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후랭코프는 승률 100%(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산이 선두를 달리는 원동력으로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의 활약을 꼽았다. 국내 투수가 부진 및 부상으로 주춤한 가운데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두산 타선의 기복까지 더해지면서 2년 전보다 외국인투수에 기대는 부분이 더 커졌다. 김 감독은 “팀이 두 외국인투수의 덕을 보고 있다. 그들이 등판하는 날에는 (다들)심적으로 안정이 된다. 나 역시 둘을 믿으며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수 8승은 10팀 중 두산이 유일하다. 그 다음이 4승의 SK와 KIA다. 외국인투수 승률이 5할도 안 되는 팀이 5팀(kt·한화·NC·삼성·롯데)이나 된다. 롯데는 아예 1승조차 없다.
두산의 외국인투수 합작 평균자책점도 2.20에 불과하다. 소사-윌슨의 LG(2.08) 다음으로 짠물 피칭을 펼쳤다. 외국인투수의 순수 ‘실점’만 따지면, 두산(15)이 LG(19)보다 적다. 출루 허용도 매우 적다. WHIP는 후랭코프(0.93)와 린드블럼(1.05)이 각각 2위와 4위다.
시즌 개막이 일주일 앞당겨지면서 투수들이 제 페이스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빨리 제 궤도에 올랐다. 둘은 퀄리티스타트가 4번씩이다.
린드블럼이 개막전에서 난타를 당했을 때도 “곧 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믿고 기다렸던 두산이다. KBO리그 문을 처음 열었던 후랭코프도 동료의 도움 아래 빠르게 적응했다.
특히, 초반 퍼포먼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과거 외국인 원투펀치의 경우, 우열이 있었다. 현재 서로의 호투에 자극 받고 있는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누군가가 이끌어가는 모양새가 아니다. 등판 순서만 린드블럼이 앞설 뿐이다.
두산은 24일 현재 19승 6패로 단독 선두다. 승률이 0.760에 이른다. 2위 SK와는 3경기차.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두산은 25일 20승 선착에 도전한다. 선발투수는 린드블럼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외국인투수가 어느 정도 활약해야 ‘기본’을 해준 것일까. 혹자는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규정 이닝만 소화해도 좋겠다”라고 말한다. 외국인투수 때문에 고충이 심했던 지도자일수록 공감하는 이야기다.
2017년 규정 이닝(144)을 기록한 투수는 19명. 그 중 외국인투수는 10명이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활동한 외국인투수는 총 22명. 절반도 안 됐다.
그렇지만 외국인투수의 비싼 몸값을 고려하면, ‘그 이상’ 해줘야 한다. 지난해 규정 이닝 투수 중 문승원(SK)과 최원태(넥센)는 연봉이 각각 4400만원과 4500만원이었다. 외국인투수의 연봉은 이 둘 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마음 같아서야 두 자릿수 승리는 당연히 해주기 바란다. 15승씩 합작만 해주면 금상첨화다. 그렇지만 당연한 ‘바람’이 지나친 ‘욕심’이 된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팀에서 외국인투수 2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것은 총 24번이었다. 과거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투수로 구성한 팀이 많지 않기도 했으나 전 구단이 외국인투수 2명을 보유한 2012년 이후에도 매 시즌 보통 2팀 정도였다.
2015년에는 4팀(삼성·넥센·롯데·LG)이나 됐으나 10구단 체제로 경기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1년 사이 두 자릿수 투수가 15명이 26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들어 투수 부문 개인 타이틀은 외국인투수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12년 이후 평균자책점 수상자는 2015년 양현종(KIA)을 제외하고 모두 외국인투수였다. 2011년까지 외국인투수 평균자책점 1위는 3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를 꿈꾸는 것은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 그 위력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삼성, KIA, 두산은 외국인투수 원투펀치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오래 지나지 않은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투수가 30승을 합작한 경우는 4번에 불과하다. 2002년 KIA의 커피(19승)-리오스(14승), 2007년 두산의 리오스(22승)-랜들(12승), 2014년 넥센의 밴헤켄(20승)-소사(10승), 그리고 2016년 두산의 니퍼트(22승)-보우덴(18승) 등이다. 2014년 소사를 빼고는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 이하였다.
외국인투수 2명이 15승 이상 기록한 것은 2016년 두산이 유일하다. 니퍼트는 5관왕(MVP·골든글러브·승리·평균자책점·승률)에 올랐으며 보우덴은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장원준, 유희관까지 더해 두산 선발진은 ‘역대급’이었다.
그런데 2년 만에 넘어설 지도 모른다. 외국인투수 잘 뽑기로 유명한 두산이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말 두산 유니폼을 입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의 퍼포먼스는 ‘판타스틱’이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나란히 4승을 기록했다. 승리 부문 1위다. 평균자책점 2위(후랭코프)와 5위(린드블럼)도 두산 외국인투수다. 린드블럼은 탈삼진 부문 3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후랭코프는 승률 100%(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산이 선두를 달리는 원동력으로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의 활약을 꼽았다. 국내 투수가 부진 및 부상으로 주춤한 가운데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두산 타선의 기복까지 더해지면서 2년 전보다 외국인투수에 기대는 부분이 더 커졌다. 김 감독은 “팀이 두 외국인투수의 덕을 보고 있다. 그들이 등판하는 날에는 (다들)심적으로 안정이 된다. 나 역시 둘을 믿으며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10구단 외국인투수 합계 성적표.
게다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의 호투가 주목 받는 점은 다른 외국인투수의 부진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외국인투수 초반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않다.외국인투수 8승은 10팀 중 두산이 유일하다. 그 다음이 4승의 SK와 KIA다. 외국인투수 승률이 5할도 안 되는 팀이 5팀(kt·한화·NC·삼성·롯데)이나 된다. 롯데는 아예 1승조차 없다.
두산의 외국인투수 합작 평균자책점도 2.20에 불과하다. 소사-윌슨의 LG(2.08) 다음으로 짠물 피칭을 펼쳤다. 외국인투수의 순수 ‘실점’만 따지면, 두산(15)이 LG(19)보다 적다. 출루 허용도 매우 적다. WHIP는 후랭코프(0.93)와 린드블럼(1.05)이 각각 2위와 4위다.
시즌 개막이 일주일 앞당겨지면서 투수들이 제 페이스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빨리 제 궤도에 올랐다. 둘은 퀄리티스타트가 4번씩이다.
린드블럼이 개막전에서 난타를 당했을 때도 “곧 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라며 믿고 기다렸던 두산이다. KBO리그 문을 처음 열었던 후랭코프도 동료의 도움 아래 빠르게 적응했다.
특히, 초반 퍼포먼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과거 외국인 원투펀치의 경우, 우열이 있었다. 현재 서로의 호투에 자극 받고 있는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누군가가 이끌어가는 모양새가 아니다. 등판 순서만 린드블럼이 앞설 뿐이다.
두산은 24일 현재 19승 6패로 단독 선두다. 승률이 0.760에 이른다. 2위 SK와는 3경기차.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두산은 25일 20승 선착에 도전한다. 선발투수는 린드블럼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