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부터 시작된 한국축구 월드컵도전사 "한번도 쉬운적은 없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부터 시작한 한국의 월드컵 본선 도전사는 험난한 시간 그 자체였다. 물론 영광의 순간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굴욕의 시간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한국전쟁'이 끝난 다음해인 1954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장소는 머나먼 스위스다.
대표팀은 기차와 미 군용기를 타고 60여 시간을 날아가 경기 시작 10시간 전에 스위스에 입성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했으니 결과는 불보듯 뻔한 상황. 한국은 헝가리, 터키와 경기에서 한골도 넣지 못한 채 16골만 허용, 2패로 다시 귀국길에 올라야했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 소식은 32년이 흐른 뒤에야 들을 수 있었다.
바로 1986년 멕시코 대회다. 1무 2패로 조 최하위는 피하지 못했으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박창선이 역사적인 본선 첫 골을 터뜨렸고, 불가리아와의 2차전에선 1-1로 비겨 '첫 승점'을 기록했다.

4년 뒤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2차전 스페인을 상대로 황보관이 한 골을 넣었을 뿐 3연패를 당해 탈락의 쓴맛을 봤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선 처음으로 조별리그 최하위를 탈출해 3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본선 첫승은 실패했다.
회를 거듭할 수록 기량이 좋아진 한국 축구대표팀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멕시코 1-3, 네덜란드 0-5로 연패하면서 실망을 안겼다.
특히 멕시코 전에서는 '왼발의 달인' 하석주의 선제골로 1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5분 후 하석주가 반칙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네덜란드에 참패한 후에는 당시 지휘봉을 잡은 차범근 감독이 현지에서 경질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세번째 경기인 벨기에와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3패는 모면했다.
그리고 4년후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치러진 2002년 한일월드컵, 이 대회에서 한국 축구는 역사에 가장 기억될만한 '기적의 드라마'가 연출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를 2-0으로 무너뜨리고 월드텁 본선 진출 첫 승을 거뒀다.
2차전에는 미국을 상대로 1-1 비겼다.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는 박지성의 결승 골로 1-0 승리.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6강전에서는 이탈리아와 연장 승부 끝에 안정환의 골든골로 2-1로 이기며 기적을 만들었다.
8강전에서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맞아 승부차기끝에 승리하면서 4강 진출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
준결승전에서 만난 독일과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한국은 결국 발락의 발에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0-1로 졌고 터키와의 3위 결정전에서도 2-3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한일 월드컵 한대회에서 첫 골, 첫 16강 진출, 첫 8강 진출, 첫 4강 진출, 월드컵 본선 전경기 소화 등을 모두 이뤘다.
기세를 이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첫 원정대회 16강 진출을 기대했지만 1승 1무 1패 조 3위로 아쉽게 탈락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선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일궜다.
1차전 그리스에 2-0으로 승리한 대표팀은 2차전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했다.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무승부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전에선 우루과이에 1-2로 졌다.
원정 16강 진출을 맛 본 한국 축구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도 16강 진출을 노렸지만 러시아와 무승부에 이어 알제리 벨기에에 패하면서 조 꼴찌로 대회를 마쳤다.
이제 내년에 치러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4년만에 설욕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환경은 늘 그랬듯이 만만치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 북미의 강호 멕시코, 유럽 다크호스 스웨덴과 2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놓고 싸워야한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