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9월이 되니 KBO리그 흐름에 기묘한 풍경이 조성됐다. 상위권 팀들은 조급함에 긴장하고 있으며 하위권 팀들은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러니한 순위싸움의 역설이다.
▲극명히 대조된 성적
27일 현재 올 시즌 리그 순위표는 어느 정도 굳어졌다. 다만 여전히 치열한 경쟁 탓에 구체적인 순위는 정해지지 않고 윤곽만 드러난 상태. KIA와 두산, 그리고 롯데와 NC가 4강을 형성했고 이들은 막판 1위 및 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5위 자리는 SK로 기울어졌다. 7위 LG에게는 수치적인 희망만 있을 뿐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조건 만이 남아 있다. 6위 넥센도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하위권은 8위 한화, 9위 삼성, 10위 kt로 확정됐다. 이들 팀들은 시즌 중반 이후 줄곧 현재 순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처럼 상위권과 하위권이 극명히 대조된다. 자연스럽게 갖고 있는 부담과 의지, 역할 등에 차이가 난다. 그러다보니 이색적인 장면들도 포착됐다.
▲부담은 없다, 미래를 보자는 하위권
꼴찌 kt는 9월 들어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투타에서 무기력한 모습은 줄고 끈끈한 플레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승률도 매우 높다. 멀게만 보이던 5할 이상의 승률을 자랑하며 일명 매운 맛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리고 있다. 한화 역시 몰라보게 달라졌다. 부상자 속출에 신음하며 우왕좌왕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삼성은 앞서 두 팀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승엽 은퇴투어’ 등 의미 있는 행사와 함께 몇몇의 새 얼굴을 점검하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세 팀 모두 속사정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벌써부터 올 시즌을 반면교사로 삼고 내년 시즌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데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 그리고 외인선수 재계약 및 젊은 선수 육성에 대한 구상으로 가득하다. 내년 시즌 탈꼴찌를 넘어 고춧가루부대를 맞아보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래를 꿈꾸고 있는 이들 팀들은 현재도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고춧가루부대가 돼 상위권 순위싸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kt는 1위 경쟁 중인 KIA, 두산과 잔여경기가 집중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이는 한화도 마찬가지. 더욱이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인데 당장 28일부터도 kt와 한화는 1위 싸움에 중심에 놓여있을 전망이다. 난감한 부분이 있겠지만 그래도 몸값이 많이 올라간 느낌을 줬다.
반면 순위싸움 중인 상위권 팀들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진땀이다. KIA는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며 온갖 새 역사를 다 써냈는데 막판에 자리를 위협받으며 팬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김기태 감독과 선수단 일동은 최근 경기력 난조에 극심한 부담까지 더해지며 힘겨운 길을 걸었다. KIA는 27일 홈 최종전을 승리한 뒤 팬들과 함께하는 축하행사가 열렸는데 김 감독과 선수단의 표정에는 기쁨보다 묘한 책임감이 더 가득해보였다.
두산은 “쉽지 않지만 (1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각오처럼, 또 2년간의 우승 경험과 특유의 팀 컬러 때문인지 한결 여유 있지만 그래도 주축들의 줄부상(김재호, 류지혁) 등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 4위로 떨어진 NC는 마운드 난조 및 가을야구 걱정이 한 가득일 수밖에 없을 터. 상승세인 롯데는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지만 조원우 감독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늘만 생각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조 감독의 심경은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 이르다는 생각을 표현한 듯했다.
▲겉보기가 다가 아니다
무표정과 말수가 줄어드는 것은 비단 조원우 감독만이 아니다. 김기태 감독도,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 역시.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점점 말은 신중해지고 표정은 긴장감으로 가득해진다. 순위싸움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며 이 같은 흐름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물론 하위권 팀들의 현재 분위기가 좋다고 속사정도 좋은 것은 아닐 터다. 그 어떤 팀도 고춧가루 부대가 되고 싶지 않을 것이고 꼴찌, 최저 등의 수식어를 달고 싶지 않다. 비시즌 연봉 한파, 혹독한 평가 등도 기다린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9월의 성적이 내년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희망만 보다 끝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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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히 대조된 성적
27일 현재 올 시즌 리그 순위표는 어느 정도 굳어졌다. 다만 여전히 치열한 경쟁 탓에 구체적인 순위는 정해지지 않고 윤곽만 드러난 상태. KIA와 두산, 그리고 롯데와 NC가 4강을 형성했고 이들은 막판 1위 및 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5위 자리는 SK로 기울어졌다. 7위 LG에게는 수치적인 희망만 있을 뿐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조건 만이 남아 있다. 6위 넥센도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 하위권은 8위 한화, 9위 삼성, 10위 kt로 확정됐다. 이들 팀들은 시즌 중반 이후 줄곧 현재 순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처럼 상위권과 하위권이 극명히 대조된다. 자연스럽게 갖고 있는 부담과 의지, 역할 등에 차이가 난다. 그러다보니 이색적인 장면들도 포착됐다.
▲부담은 없다, 미래를 보자는 하위권
꼴찌 kt는 9월 들어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투타에서 무기력한 모습은 줄고 끈끈한 플레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승률도 매우 높다. 멀게만 보이던 5할 이상의 승률을 자랑하며 일명 매운 맛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리고 있다. 한화 역시 몰라보게 달라졌다. 부상자 속출에 신음하며 우왕좌왕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삼성은 앞서 두 팀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승엽 은퇴투어’ 등 의미 있는 행사와 함께 몇몇의 새 얼굴을 점검하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세 팀 모두 속사정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벌써부터 올 시즌을 반면교사로 삼고 내년 시즌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데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 그리고 외인선수 재계약 및 젊은 선수 육성에 대한 구상으로 가득하다. 내년 시즌 탈꼴찌를 넘어 고춧가루부대를 맞아보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kt는 최하위가 확정됐지만 후반기 들어 강한 존재감으로 매 경기 희망을 보고 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한화도 다르지 않다. 비시즌 동안 사령탑 인선 등 할 일 투성인데 현재 보여 지는 긍정적 지표가 행복한 고민을 하도록 만든다. 신임사령탑 후보 중 한 명인 이상군 감독대행이 선보인 몇 달 간의 긍정지표와 최근 보여준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심 중이다. 비시즌 전력보강 틀이 바뀔 수도 있는 수준. 삼성 역시 올 시즌을 거울삼아 내년을 향한 준비에 한창이다.미래를 꿈꾸고 있는 이들 팀들은 현재도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 고춧가루부대가 돼 상위권 순위싸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kt는 1위 경쟁 중인 KIA, 두산과 잔여경기가 집중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이는 한화도 마찬가지. 더욱이 여전히 현재 진행 형인데 당장 28일부터도 kt와 한화는 1위 싸움에 중심에 놓여있을 전망이다. 난감한 부분이 있겠지만 그래도 몸값이 많이 올라간 느낌을 줬다.
9월 들어 달라진 한화의 모습은 시즌 초반과 사뭇 다르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 경기가 진땀의 연속...긴장한 상위권반면 순위싸움 중인 상위권 팀들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진땀이다. KIA는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며 온갖 새 역사를 다 써냈는데 막판에 자리를 위협받으며 팬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김기태 감독과 선수단 일동은 최근 경기력 난조에 극심한 부담까지 더해지며 힘겨운 길을 걸었다. KIA는 27일 홈 최종전을 승리한 뒤 팬들과 함께하는 축하행사가 열렸는데 김 감독과 선수단의 표정에는 기쁨보다 묘한 책임감이 더 가득해보였다.
두산은 “쉽지 않지만 (1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각오처럼, 또 2년간의 우승 경험과 특유의 팀 컬러 때문인지 한결 여유 있지만 그래도 주축들의 줄부상(김재호, 류지혁) 등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 4위로 떨어진 NC는 마운드 난조 및 가을야구 걱정이 한 가득일 수밖에 없을 터. 상승세인 롯데는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지만 조원우 감독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오늘만 생각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조 감독의 심경은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 이르다는 생각을 표현한 듯했다.
▲겉보기가 다가 아니다
무표정과 말수가 줄어드는 것은 비단 조원우 감독만이 아니다. 김기태 감독도,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 역시.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점점 말은 신중해지고 표정은 긴장감으로 가득해진다. 순위싸움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며 이 같은 흐름은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물론 하위권 팀들의 현재 분위기가 좋다고 속사정도 좋은 것은 아닐 터다. 그 어떤 팀도 고춧가루 부대가 되고 싶지 않을 것이고 꼴찌, 최저 등의 수식어를 달고 싶지 않다. 비시즌 연봉 한파, 혹독한 평가 등도 기다린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9월의 성적이 내년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희망만 보다 끝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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