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6년 한국 스포츠는 역사에 남을만한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자랑하기보다는 부끄러워해야 할 일 들이 더 많았다는 점에서 초라해지는 한국 스포츠계다. 리우올림픽이 열렸던 해이지만, 환희와 영광보다는 체육계의 뿌리가 흔들릴만한 일들이 어둡고 쓸쓸한 일들이었다. 크게 5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체육계 대통령에서 국정농단 주역이 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올 겨울 스포츠계에는 ‘최순실게이트’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중심에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있었다. 스포츠 산업학자로 이름을 날리던 지난 2013년 문체부 차관으로 부임, 체육계 실세로 거듭난 김 전 차관은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의 충실한 부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인사 및 정책에 부당하게 개입했고,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편의를 제공했다. 또 ‘마린보이’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하며 협박과 회유까지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몸통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였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승마대표 선발부터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한 사실까지 국민의 공분을 살만한 특혜 투성이였다. 한 때 잘나가던 지식인이었던 김 전 차관은 이제 수의를 입은 피의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 4년 만에 재발한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프로야구에 암적인 승부조작 사건이 4년 만에 재발했다. 승부조작의 중심은 NC다이노스다. 지난 7월 NC토종 에이스 이태양이 승부조작 혐의로 퇴출된 것을 시작으로 KIA타이거즈 유창식이 승부조작 혐의까지 밝혀지며 둘 다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 NC의 또 다른 토종 에이스 이재학도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롯데 자이언츠 이성민은 NC시절 승부조작 혐의로 사정기관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구단 고위 관계자가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점이다. 사법처리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구단 차원의 도덕적 헤이가 심각하다는 사실에 야구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상처뿐인 챔피언 트로피...전북, 심판매수 사건
프로축구에서 최강자 전북 현대는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아시아 명문 클럽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빛 보다는 그림자가 진했다. 바로 구단 직원이 심판을 돈으로 매수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안겼던 것이다. 지난 2013년 전북의 전 스카우트가 돈을 건네는 방식으로 심판을 매수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수사에 들어갔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전북에게 승점 9점 감점과 벌금 1억원의 징계가 내렸고, 전북은 승점삭감의 여파로 K리그 우승컵을 FC서울에 내주고 말았다. 그 뿐만 아니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북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하여 심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FC 규정에 따르면 승부조작이나 심판 매수를 비롯하여 어떤 식으로든 부정한 방법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을 경우, 그 팀은 다음 시즌 AFC 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북은 사상 최초로 심판 매수 혐의로 ACL 출전자격을 박탈당하는 디펜딩 챔피언팀이 될수도 있다. 전북만이 아니라 K리그 역사에도 영원히 불명예로 남을 사건이다.
▶女농구계를 뒤흔든 첼시리 혈통 사기극 사건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뛰던 첼시리(27)는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혼혈 선수 자격으로 뛰며 여자 농구의 핫피플로 떠올랐다. 신인왕 등 6관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 만년 하위팀이었던 KBE하나은행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등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첼시리가 귀화하는 과정에서 입단 때 서류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 혈통사기극이 들통 나고 말았다. 법무부의 수사 의뢰에 여자 농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KEB하나은행 농구단 구단주와 감독이 물러났고 첼시리는 영구제명됐다. 하지만 첼시리를 승인한 한국여자농구연맹의 신선우 총재는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첼시리 영입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박종천 전 감독은 WKBL 주관 방송사인 KBS N 해설위원으로 취업에 성공, 여자 농구 현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한국 여자농구계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더욱 현실이 초라하기만 하다.
▶ 계속되는 女배구 대표팀 푸대접...김연경이 통역까지 나서
형편없는 체육행정은 배구, 특히 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배구대표팀은 대한배구협회가 AD카드 부족을 이유로 올림픽 현장에 통역을 맡을 관계자를 차출하지 않으면서 에이스 김연경이 통역까지 도맡아야 했다. 배구 여제로 불리는 김연경은 주장의 역할에, 경기에서는 주공격수로 한국을 이끌어야 하는 중심 선수. 이런 선수가 통역까지 도맡아야 하니,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배구협회는 2년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배구 금메달 후 김치찌개로 회식을 한 사실이 다시 한번 상기되기도 했다. 통역은 물론 팀 닥터가 없어 물리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전력분석요원도 1명뿐이었다. 선수들의 귀국 비행편도 못 구해, 소속 팀별로 4개조를 만들어 따로 비행기를 탔다. 세계를 호령한 여자 배구의 실력에 비해 협회의 지원은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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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계 대통령에서 국정농단 주역이 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올 겨울 스포츠계에는 ‘최순실게이트’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중심에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있었다. 스포츠 산업학자로 이름을 날리던 지난 2013년 문체부 차관으로 부임, 체육계 실세로 거듭난 김 전 차관은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의 충실한 부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인사 및 정책에 부당하게 개입했고,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편의를 제공했다. 또 ‘마린보이’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하며 협박과 회유까지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하지만 몸통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였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승마대표 선발부터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한 사실까지 국민의 공분을 살만한 특혜 투성이였다. 한 때 잘나가던 지식인이었던 김 전 차관은 이제 수의를 입은 피의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 4년 만에 재발한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
프로야구에 암적인 승부조작 사건이 4년 만에 재발했다. 승부조작의 중심은 NC다이노스다. 지난 7월 NC토종 에이스 이태양이 승부조작 혐의로 퇴출된 것을 시작으로 KIA타이거즈 유창식이 승부조작 혐의까지 밝혀지며 둘 다 재판에 넘겨졌다. 이밖에 NC의 또 다른 토종 에이스 이재학도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롯데 자이언츠 이성민은 NC시절 승부조작 혐의로 사정기관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구단 고위 관계자가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점이다. 사법처리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구단 차원의 도덕적 헤이가 심각하다는 사실에 야구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상처뿐인 챔피언 트로피...전북, 심판매수 사건
프로축구에서 최강자 전북 현대는 2016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아시아 명문 클럽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빛 보다는 그림자가 진했다. 바로 구단 직원이 심판을 돈으로 매수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안겼던 것이다. 지난 2013년 전북의 전 스카우트가 돈을 건네는 방식으로 심판을 매수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수사에 들어갔다. 결국 프로축구연맹은 전북에게 승점 9점 감점과 벌금 1억원의 징계가 내렸고, 전북은 승점삭감의 여파로 K리그 우승컵을 FC서울에 내주고 말았다. 그 뿐만 아니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북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하여 심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FC 규정에 따르면 승부조작이나 심판 매수를 비롯하여 어떤 식으로든 부정한 방법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을 경우, 그 팀은 다음 시즌 AFC 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북은 사상 최초로 심판 매수 혐의로 ACL 출전자격을 박탈당하는 디펜딩 챔피언팀이 될수도 있다. 전북만이 아니라 K리그 역사에도 영원히 불명예로 남을 사건이다.
▶女농구계를 뒤흔든 첼시리 혈통 사기극 사건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뛰던 첼시리(27)는 할머니가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혼혈 선수 자격으로 뛰며 여자 농구의 핫피플로 떠올랐다. 신인왕 등 6관왕을 차지한 것은 물론, 만년 하위팀이었던 KBE하나은행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등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첼시리가 귀화하는 과정에서 입단 때 서류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 혈통사기극이 들통 나고 말았다. 법무부의 수사 의뢰에 여자 농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KEB하나은행 농구단 구단주와 감독이 물러났고 첼시리는 영구제명됐다. 하지만 첼시리를 승인한 한국여자농구연맹의 신선우 총재는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첼시리 영입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박종천 전 감독은 WKBL 주관 방송사인 KBS N 해설위원으로 취업에 성공, 여자 농구 현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한국 여자농구계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더욱 현실이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 겨울 혼혈선수로 여자 농구에 센세이션을 불렀던 첼시리.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첼시리의 주장은 거짓으로 판명났고, 혈통사기극에 놀아난 농구계는 반성없이 또 다른 겨울을 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계속되는 女배구 대표팀 푸대접...김연경이 통역까지 나서
형편없는 체육행정은 배구, 특히 여자배구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배구대표팀은 대한배구협회가 AD카드 부족을 이유로 올림픽 현장에 통역을 맡을 관계자를 차출하지 않으면서 에이스 김연경이 통역까지 도맡아야 했다. 배구 여제로 불리는 김연경은 주장의 역할에, 경기에서는 주공격수로 한국을 이끌어야 하는 중심 선수. 이런 선수가 통역까지 도맡아야 하니,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배구협회는 2년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 배구 금메달 후 김치찌개로 회식을 한 사실이 다시 한번 상기되기도 했다. 통역은 물론 팀 닥터가 없어 물리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전력분석요원도 1명뿐이었다. 선수들의 귀국 비행편도 못 구해, 소속 팀별로 4개조를 만들어 따로 비행기를 탔다. 세계를 호령한 여자 배구의 실력에 비해 협회의 지원은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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