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해가 지면 달이 뜨는 것처럼,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가라앉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서 희비가 엇갈린 사람들, 혹은 팀을 조명해봤다. 2017년에는 이들의 위치가 엇갈리지 말란 법 없다.
엡스타인 up 라 루사 down
테오 엡스타인 시카고 컵스 사장은 팀이 시즌 최고 승률인 103승을 기록한데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지난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를 끝장냈던 그는 이번에는 컵스에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기며 ’염소의 저주’를 끝장냈다. 트레이드, FA 영입, 드래프트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그의 리빌딩 작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반면, 토니 라 루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CBO는 프런트로서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잭 그레인키, 셸비 밀러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했지만, 둘의 부진과 함께 애리조나의 2016시즌도 가라앉았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수족과 같았던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 칩 헤일 감독이 계약 만료와 경질로 팀을 떠났고, 자신도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라 루사는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필 네빈 트리플A 감독을 밀었지만 신임 마이크 헤이젠 단장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함께한 토리 러벨로를 감독으로 택했다. 그만큼 라 루사의 ’약발’이 다했다는 뜻이다.
야구선수들이 모두 "야구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사과를 한다면, 이를 제일 잘 실천한 이는 바로 아롤디스 채프먼이 아닐까. 지난해 동거녀를 위협하고 차고 안에서 권총을 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한 것이 밝혀지면서 30경기 정지 징계를 받은 그는 복귀 후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에서 59경기를 뛰며 평균자책점 1.55 36세이브를 기록했다. 컵스에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산티아고 카시야는 가장 고통스러운 1년을 보냈다. 40차례 세이브 기회 중 9개를 날리며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의 신뢰를 잃은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2/3이닝을 맡는데 그쳤다.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5명의 동료 불펜 투수들이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했다. 이보다 더 끔찍한 고문이 있을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2016년에도 그들답게 행동했다. 시즌 개막 전에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닐 워커를 뉴욕 메츠로 보냈고, 시즌 도중에는 마무리 투수 마크 멜란슨을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냈다. 어차피 계약 연장 힘들 거, 팔아서 유망주라도 받자는 스몰마켓다운 행보였다. 옆집 담쟁이덩굴 많은 동네는 하는 트레이드마다 성공하던데, 여기는 그러지 못했다. 워커를 내주고 받아온 조너던 니스는 23경기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한 끝에 메츠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멜란슨을 내주고 받아온 리베로는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9로 그나마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이 끝난 뒤, 워커는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내년 시즌 172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됐고, 멜란슨은 샌프란시스코와 4년 6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피츠버그는 이번에는 앤드류 맥커친 트레이드를 시도중이다.
LA에인절스 단장과 감독으로 있으면서 서로 으르렁댔던 제리 디포토와 마이크 소시아. 둘은 2015시즌 중간에 디포토가 팀을 떠나면서 마침내 갈라섰다. 이후 디포토는 부단장이었던 스캇 서비스와 함께 같은 지구 라이벌 시애틀 매리너스로 가서 단장과 감독이 됐다.
2016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시애틀은 가능성을 보였고, 에인절스는 침묵했다. 시애틀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버림받은 레오니스 마틴을 데려와 외야 수비의 중심으로 키우는데 성공했고, 가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좌우 플래툰에 집착한 것이 공격의 성공을 불러왔다. 86승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밝혔다.
반면, 에인절스는 74승에 그치며 추락했다.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당대 최고의 타자를 보유했음에도 선발진의 줄부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우리가 2016년 에인절스에서 확인한 사실은 하나, 소시아는 수비 시프트가 싫은 게 아니라, 디포토가 싫은 것이었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도 한때 팀에서 좋은 소리 못듣는 그런 선수였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에는 코치들이 모두 싫어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을 정도다. 2014년 이후 세 번이나 트레이드됐을 정도로 순탄치 못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드디어 마음의 고향을 찾은 듯하다. 지난겨울 메츠와 계약한 그는 1년간 132경기에서 타율 0.280 31홈런 86타점으로 활약했고, 옵트 아웃 선언 뒤 다시 메츠와 5년 계약을 연장했다. 반대로 같은 쿠바 출신 외야수인 야시엘 푸이그는 새감독 데이브 로버츠에게 완전히 "찍혔다". 여름에는 소속팀 LA다저스가 그의 트레이드를 추진하다 받아주는 팀이 없어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도 맛봤다. 아직까지 2017시즌 개막전 때 푸이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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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up 라 루사 down
테오 엡스타인 시카고 컵스 사장은 팀이 시즌 최고 승률인 103승을 기록한데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지난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를 끝장냈던 그는 이번에는 컵스에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기며 ’염소의 저주’를 끝장냈다. 트레이드, FA 영입, 드래프트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그의 리빌딩 작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반면, 토니 라 루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CBO는 프런트로서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잭 그레인키, 셸비 밀러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했지만, 둘의 부진과 함께 애리조나의 2016시즌도 가라앉았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수족과 같았던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 칩 헤일 감독이 계약 만료와 경질로 팀을 떠났고, 자신도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라 루사는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필 네빈 트리플A 감독을 밀었지만 신임 마이크 헤이젠 단장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함께한 토리 러벨로를 감독으로 택했다. 그만큼 라 루사의 ’약발’이 다했다는 뜻이다.
아롤디스 채프먼은 불미스런 사건의 충격을 딛고 일어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채프먼 up 카시야 down야구선수들이 모두 "야구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사과를 한다면, 이를 제일 잘 실천한 이는 바로 아롤디스 채프먼이 아닐까. 지난해 동거녀를 위협하고 차고 안에서 권총을 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한 것이 밝혀지면서 30경기 정지 징계를 받은 그는 복귀 후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에서 59경기를 뛰며 평균자책점 1.55 36세이브를 기록했다. 컵스에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산티아고 카시야는 가장 고통스러운 1년을 보냈다. 40차례 세이브 기회 중 9개를 날리며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의 신뢰를 잃은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는 2/3이닝을 맡는데 그쳤다.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5명의 동료 불펜 투수들이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했다. 이보다 더 끔찍한 고문이 있을까.
피츠버그의 닐 워커 트레이드는 실패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워커-멜란슨 up 피츠버그 down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2016년에도 그들답게 행동했다. 시즌 개막 전에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닐 워커를 뉴욕 메츠로 보냈고, 시즌 도중에는 마무리 투수 마크 멜란슨을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냈다. 어차피 계약 연장 힘들 거, 팔아서 유망주라도 받자는 스몰마켓다운 행보였다. 옆집 담쟁이덩굴 많은 동네는 하는 트레이드마다 성공하던데, 여기는 그러지 못했다. 워커를 내주고 받아온 조너던 니스는 23경기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한 끝에 메츠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멜란슨을 내주고 받아온 리베로는 2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9로 그나마 가능성을 보였다. 시즌이 끝난 뒤, 워커는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내년 시즌 172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됐고, 멜란슨은 샌프란시스코와 4년 6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피츠버그는 이번에는 앤드류 맥커친 트레이드를 시도중이다.
디포토 단장과 소시아 감독은 에인절스 시절 불협화음이 있었다.사진=ⓒAFPBBNews = News1
디포토 up 소시아 downLA에인절스 단장과 감독으로 있으면서 서로 으르렁댔던 제리 디포토와 마이크 소시아. 둘은 2015시즌 중간에 디포토가 팀을 떠나면서 마침내 갈라섰다. 이후 디포토는 부단장이었던 스캇 서비스와 함께 같은 지구 라이벌 시애틀 매리너스로 가서 단장과 감독이 됐다.
2016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시애틀은 가능성을 보였고, 에인절스는 침묵했다. 시애틀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버림받은 레오니스 마틴을 데려와 외야 수비의 중심으로 키우는데 성공했고, 가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좌우 플래툰에 집착한 것이 공격의 성공을 불러왔다. 86승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밝혔다.
반면, 에인절스는 74승에 그치며 추락했다.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당대 최고의 타자를 보유했음에도 선발진의 줄부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우리가 2016년 에인절스에서 확인한 사실은 하나, 소시아는 수비 시프트가 싫은 게 아니라, 디포토가 싫은 것이었다.
세스페데스는 최근 한 팀에 정착하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세스페데스 up 푸이그 down요에니스 세스페데스도 한때 팀에서 좋은 소리 못듣는 그런 선수였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에는 코치들이 모두 싫어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을 정도다. 2014년 이후 세 번이나 트레이드됐을 정도로 순탄치 못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드디어 마음의 고향을 찾은 듯하다. 지난겨울 메츠와 계약한 그는 1년간 132경기에서 타율 0.280 31홈런 86타점으로 활약했고, 옵트 아웃 선언 뒤 다시 메츠와 5년 계약을 연장했다. 반대로 같은 쿠바 출신 외야수인 야시엘 푸이그는 새감독 데이브 로버츠에게 완전히 "찍혔다". 여름에는 소속팀 LA다저스가 그의 트레이드를 추진하다 받아주는 팀이 없어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도 맛봤다. 아직까지 2017시즌 개막전 때 푸이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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