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삼진을 먹은 후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오는 시간만 줄일 수 있다면?”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KBO 윈터미팅 첫 날 일정인 발전포럼에서는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됐다. 그 중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세션이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 위원이 발제한 ‘타고투저 현상 분석과 해결방안’이었다. KBO육성위원이기도 한 이 위원은 타고투저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 발표했다.
하지만 백미는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논의였다. 이 위원의 발표가 끝난 뒤 신동윤 한국야구학회 데이터 분과장이 발표한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현실적이고 통계적인 접근’이라는 주제에서 신 분과장은 여러 통계를 통해 메이저리그와 국내 프로야구를 비교하며 현실적인 단축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 시간은 야구를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고, 재미없고 따분한 스포츠이벤트로 만들 수도 있는 열쇠다.
신 분과장은 경기시간이 시즌 ‘타고’성향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경기시간을 ‘이닝-이닝의 간격’, ‘타석-타석의 간격’, ‘투구-투구의 간격’, ‘기타이벤트(투수교체, 타자교체, 합의판정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KBO리그 174경기, 메이저리그 2074경기였다. 분석에 따르면 투구 간격은 KBO리그 평균 25.6초, 메이저리그 23.5초로 KBO리그가 2.1초 더 길었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타석간의 간격을 차이가 컸다. KBO리그가 평균 52.3초로 평균 43.5초인 메이저리그보다 8.8초가 더 길었다. 이닝간의 간격은 KBO리그 평균이 147초로 158초인 메이저리그보다 오히려 11초가 적었다. 물론 통계로 봤을 때 타석간격과 투구간격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줄인다면 경기시간이 전체 17분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야구환경이나 문화적 차이에 따른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신 분과장은 주자가 있을 때 투구간격과 타석간격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KBO리그가 월등히 길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주자가 없을 때 투구간격은 KBO리그가 20.4초 메이저리그가 23.5초로 오히려 KBO리그가 적었다. 하지만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KBO리그가 32.1초, 메이저리그가 21.3초로 차이가 컸다. 타석간격도 마찬가지였다. 주자가 없을 때는 KBO리그 42초, 메이저리그 39.2초로 약 3초 정도 차이가 났지만, 1루에 주자가 있을 시에는 KBO리그 73.4초, 메이저리그 58.8초로 14.6초 차이가 났다.
이 발제에서 신동윤 분과장은 경기시간 단축 가능성이 높은 요소로 타석 간격, 투구간격, 이닝 순이라고 분석했다. 투수의 투구를 강제적으로 줄일 수는 없지만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서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삼진을 당한 후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타석 간격의 변화차가 크다는 것을 지적했다. 메이저리그는 36.8초였던 반면에 KBO리그는 50.9초였다. 신 분과장은 “삼진을 당한 뒤 후속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시간만 줄여도 경기시간 단축에 일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시간 단축이라는 고민에 빠진 KBO에도 좋은 제안이 될 수 있는 발표였다. 경기가 길어지면, 흥미가 반감된다는 것은 막연한 주장이 아닌 선험적인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앞서 KBO리그는 스피드업을 위해 여러 규정을 도입했다. 12초 투구룰을 엄격 적용하기도 했고, 2015시즌을 앞두고 타자들이 10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공산당 야구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금조 KBO운영육성부장은 “발표를 잘 들었다. 많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기존에 나왔던 규정적인 부분을 빼고서라도 구단이나 관계자들끼리 더 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 안에서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같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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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KBO 윈터미팅 첫 날 일정인 발전포럼에서는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됐다. 그 중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세션이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 위원이 발제한 ‘타고투저 현상 분석과 해결방안’이었다. KBO육성위원이기도 한 이 위원은 타고투저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계적 기법을 사용해 발표했다.
하지만 백미는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논의였다. 이 위원의 발표가 끝난 뒤 신동윤 한국야구학회 데이터 분과장이 발표한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현실적이고 통계적인 접근’이라는 주제에서 신 분과장은 여러 통계를 통해 메이저리그와 국내 프로야구를 비교하며 현실적인 단축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 시간은 야구를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고, 재미없고 따분한 스포츠이벤트로 만들 수도 있는 열쇠다.
신 분과장은 경기시간이 시즌 ‘타고’성향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경기시간을 ‘이닝-이닝의 간격’, ‘타석-타석의 간격’, ‘투구-투구의 간격’, ‘기타이벤트(투수교체, 타자교체, 합의판정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분석대상은 KBO리그 174경기, 메이저리그 2074경기였다. 분석에 따르면 투구 간격은 KBO리그 평균 25.6초, 메이저리그 23.5초로 KBO리그가 2.1초 더 길었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타석간의 간격을 차이가 컸다. KBO리그가 평균 52.3초로 평균 43.5초인 메이저리그보다 8.8초가 더 길었다. 이닝간의 간격은 KBO리그 평균이 147초로 158초인 메이저리그보다 오히려 11초가 적었다. 물론 통계로 봤을 때 타석간격과 투구간격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줄인다면 경기시간이 전체 17분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야구환경이나 문화적 차이에 따른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신 분과장은 주자가 있을 때 투구간격과 타석간격이 메이저리그에 비해 KBO리그가 월등히 길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주자가 없을 때 투구간격은 KBO리그가 20.4초 메이저리그가 23.5초로 오히려 KBO리그가 적었다. 하지만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KBO리그가 32.1초, 메이저리그가 21.3초로 차이가 컸다. 타석간격도 마찬가지였다. 주자가 없을 때는 KBO리그 42초, 메이저리그 39.2초로 약 3초 정도 차이가 났지만, 1루에 주자가 있을 시에는 KBO리그 73.4초, 메이저리그 58.8초로 14.6초 차이가 났다.
이 발제에서 신동윤 분과장은 경기시간 단축 가능성이 높은 요소로 타석 간격, 투구간격, 이닝 순이라고 분석했다. 투수의 투구를 강제적으로 줄일 수는 없지만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서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삼진을 당한 후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타석 간격의 변화차가 크다는 것을 지적했다. 메이저리그는 36.8초였던 반면에 KBO리그는 50.9초였다. 신 분과장은 “삼진을 당한 뒤 후속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는 시간만 줄여도 경기시간 단축에 일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시간 단축이라는 고민에 빠진 KBO에도 좋은 제안이 될 수 있는 발표였다. 경기가 길어지면, 흥미가 반감된다는 것은 막연한 주장이 아닌 선험적인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앞서 KBO리그는 스피드업을 위해 여러 규정을 도입했다. 12초 투구룰을 엄격 적용하기도 했고, 2015시즌을 앞두고 타자들이 10초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공산당 야구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정금조 KBO운영육성부장은 “발표를 잘 들었다. 많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기존에 나왔던 규정적인 부분을 빼고서라도 구단이나 관계자들끼리 더 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 안에서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같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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