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4일부터 다시 구슬땀을 흘리기 시작한 김하성(넥센)은 여전히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다. 자신의 2016년을 돌이켜보면, ‘아쉽다’라는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도.
지난해 홈런 1개가 부족해 이루지 못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지만,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최악의 생일(10월 17일)을 맞이했다. 또 다른 목표였던 3할 타율도 8월(0.163) 부진 탓에 0.281로 떨어졌다. 게다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마저 뽑히지 않았다.
지난 10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김하성의 자리는 없었다. 유격수는 강정호(피츠버그)와 김재호(두산)가 선발됐다. 2017 WBC는 내년 3월 6일 시작한다. 대표팀 소집은 2월 중순이다. 3개월 사이 부상 등 변수로 엔트리 교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김하성은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지 못한 단계다.
김하성은 내심 기대가 컸다. 젊은 피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도 국가대표 경험을 쌓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었다.
김하성은 “솔직히 기대를 많이 하면서 기다렸다. 간절했다. 분명 좋은 기회가 될 텐데 선택 받지 못했다. 뭔가 안 맞는가 싶다. 상복도 참 없다. 뭐, 어쩔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다들 안 될 줄 알았나봐. 따로 위로 연락도 없더라”라고 웃더니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2018 자카르타아시아경기대회를 바라보고 또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래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2017 WBC를 뛰고 싶다. 지난 15일 정근우(한화)의 무릎 수술 소식이 알려졌다. 재활 과정이 더딜 경우, 2017 WBC 출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나 플랜B도 준비해야 하는 대표팀이다.
김하성은 넥센 입단 이후 유격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 및 청소년대표팀 시절 2루수를 맡았다. 그는 “포수만 빼고 외야수, 투수 등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대표팀 부름만 있다면 ‘이빨’로도 공을 잡을 수 있다. 그만큼 뭐라도 다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웃음기 가득한 말투지만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김하성은 스스로 상복이 없는 것 같다고 했지만 아직 하나가 남아있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재도전이다. 골든글러브는 김하성의 2016년 목표 중 하나다.
김하성은 1년 전 수상 후보자로 꼽혔지만 김재호에 밀렸다. 득표차는 78표차(김재호 188표-김하성 110표)였다. 오지환(LG)의 33표, 김상수(삼성)의 23표가 김하성에게 더해졌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수상을 의심치 않았던 김하성이다. 동행했던 홍원기 수비코치도 함께 충격에 빠졌다. 김하성은 “유격수 부문 수상자 발표에 꽃다발을 준비하던 홍 코치님과 함께 ‘멍’이었다. 신인상은 어려워도 골든글러브를 무조건 받을 줄 알았다. 정말 아쉬움이 컸다”라고 1년 전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덧붙인 한마디. “아, 생각해보니 입장 전부터 내가 졌다. (김)재호형은 정장에 나비 넥타이까지 했더라. 그 순간부터 진 싸움이었다.”
그런데 상처 때문일까. 김하성은 올해도 골든글러브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해, 1년 전보다는. 1년 전 수상소감도 미리 준비해갔다는 임병욱의 폭로(?)에 김하성도 고개를 끄덕이며 “제대로 김칫국을 마셨다”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그는 “재호형, (오)지환이형 등 올해는 유격수가 다 잘 했다. 20-20 달성하면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과거에)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느낌이 좀 불길하다. 이번에는 마음을 비웠다”라고 했다.
해탈한 인상의 김하성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재호형이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하고)자유계약선수(FA) 계약하고 WBC도 간다. (골든글러브)하나만은 주지.” 그의 진심일지 모른다. 마음을 비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한 해 골든글러브를 또 놓치고 싶지 않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홈런 1개가 부족해 이루지 못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지만,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최악의 생일(10월 17일)을 맞이했다. 또 다른 목표였던 3할 타율도 8월(0.163) 부진 탓에 0.281로 떨어졌다. 게다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마저 뽑히지 않았다.
지난 10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김하성의 자리는 없었다. 유격수는 강정호(피츠버그)와 김재호(두산)가 선발됐다. 2017 WBC는 내년 3월 6일 시작한다. 대표팀 소집은 2월 중순이다. 3개월 사이 부상 등 변수로 엔트리 교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김하성은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지 못한 단계다.
김하성은 내심 기대가 컸다. 젊은 피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도 국가대표 경험을 쌓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었다.
김하성은 “솔직히 기대를 많이 하면서 기다렸다. 간절했다. 분명 좋은 기회가 될 텐데 선택 받지 못했다. 뭔가 안 맞는가 싶다. 상복도 참 없다. 뭐, 어쩔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다들 안 될 줄 알았나봐. 따로 위로 연락도 없더라”라고 웃더니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2018 자카르타아시아경기대회를 바라보고 또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래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2017 WBC를 뛰고 싶다. 지난 15일 정근우(한화)의 무릎 수술 소식이 알려졌다. 재활 과정이 더딜 경우, 2017 WBC 출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나 플랜B도 준비해야 하는 대표팀이다.
김하성은 넥센 입단 이후 유격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 및 청소년대표팀 시절 2루수를 맡았다. 그는 “포수만 빼고 외야수, 투수 등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대표팀 부름만 있다면 ‘이빨’로도 공을 잡을 수 있다. 그만큼 뭐라도 다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웃음기 가득한 말투지만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김하성은 스스로 상복이 없는 것 같다고 했지만 아직 하나가 남아있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재도전이다. 골든글러브는 김하성의 2016년 목표 중 하나다.
김하성은 1년 전 수상 후보자로 꼽혔지만 김재호에 밀렸다. 득표차는 78표차(김재호 188표-김하성 110표)였다. 오지환(LG)의 33표, 김상수(삼성)의 23표가 김하성에게 더해졌어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수상을 의심치 않았던 김하성이다. 동행했던 홍원기 수비코치도 함께 충격에 빠졌다. 김하성은 “유격수 부문 수상자 발표에 꽃다발을 준비하던 홍 코치님과 함께 ‘멍’이었다. 신인상은 어려워도 골든글러브를 무조건 받을 줄 알았다. 정말 아쉬움이 컸다”라고 1년 전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덧붙인 한마디. “아, 생각해보니 입장 전부터 내가 졌다. (김)재호형은 정장에 나비 넥타이까지 했더라. 그 순간부터 진 싸움이었다.”
넥센의 키스톤 콤비는 2017 WBC에 함께 뛰지 못한다. 지난 10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 기준으로는. 사진=MK스포츠 DB
개인 성적은 1 년 전보다 더 좋다. 홈런(19→20), 도루(22→28), 타점(73→84), 득점(89→92), 볼넷(56→60) 등이 모두 증가했다. 타율(0.290→0.281), 장타율(0.489→0.477), 출루율(0.362→0.358)이 소폭 줄었지만 유격수로 유일하게 전 경기를 뛰었다. 또한, 역대 유격수 3번째이자 역대 2번째 최연소 20-20을 기록했다.그런데 상처 때문일까. 김하성은 올해도 골든글러브에 대한 기대감을 갖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해, 1년 전보다는. 1년 전 수상소감도 미리 준비해갔다는 임병욱의 폭로(?)에 김하성도 고개를 끄덕이며 “제대로 김칫국을 마셨다”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그는 “재호형, (오)지환이형 등 올해는 유격수가 다 잘 했다. 20-20 달성하면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과거에)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느낌이 좀 불길하다. 이번에는 마음을 비웠다”라고 했다.
해탈한 인상의 김하성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재호형이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하고)자유계약선수(FA) 계약하고 WBC도 간다. (골든글러브)하나만은 주지.” 그의 진심일지 모른다. 마음을 비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한 해 골든글러브를 또 놓치고 싶지 않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