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내야수 안게르비스 솔라르테(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홈런을 친 뒤 홈플레이트에서 악어 흉내를 냈습니다.
마치 악어가 큰 입을 벌려 먹이를 삼키는 것처럼, 양팔을 위아래로 펼친 뒤 마주쳤습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경기에서도 솔라르테의 '악어 세리머니'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세리머니를 펼친 건 솔라르테가 아니라, 팀 동료인 애덤 로살레스였습니다.
로살레스는 18일 암으로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솔라르테의 아내 율리에트를 위해 기꺼이 동료의 홈런 세리머니를 대신 펼쳐줬습니다.
로살레스는 경기 후 ESPN과 인터뷰에서 "경기 전 동료들과 '오늘 누가 홈런을 치든 솔라르테의 악어 세리머니를 대신 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추모의 의미로 그와 같은 세리머니를 했다"면서 "우리에게 있어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 그의 가족이 우리 구단에 어떤 의미인지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앤디 그린 샌디에이고 감독 역시 "우리 모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다. 항상 우리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던 솔라르테가 비극적인 운명 때문에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짐작하기 힘들다"고 애도했습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방문경기를 치렀습니다.
경기에 앞서 콜로라도 구단도 이 소식을 접하고는 추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월터 와이스 콜로라도 감독은 "샌디에이고 선수단이 오늘 경기하기 힘든 걸 이해한다. 가족을 잃어 모두 무거운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솔라르테는 플로리다주에서 투병하던 아내의 상태가 위중해지자 17일 팀을 떠났고, 다음 날 세 딸과 함께 아내의 임종을 지켰습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팀 주전 3루수 솔라르테에게 무기한 휴가를 줬고,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 마음을 말로 전달하기 힘들 정도로 구단에 감사하다. 힘겨운 투병이었지만, 아내가 용감하게 싸운 걸 알고 있다"고 인사를 남겼습니다.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