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추격전 | 못 달아난 삼성-못 쫓아간 넥센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삼성은 지난 27일부터 인천과 서울에서 원정 6연전을 치르고 있다. 특이한 사항은 1회초마다 점수를 뽑았다는 것. 31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삼성의 첫 공격부터 득점을 올렸다.
인천에서 홈런 5개를 날렸던 삼성은 고척돔에서도 홈런쇼를 이어갔다. 시원한 2방이었다. 이승엽의 홈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조동찬의 홈런이 터졌다. 시작하자마자 3-0은 꽤 센 펀치다.
넥센은 5월 마지막 주말 뒷심을 발휘했다. kt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다가 5회 이후 8점을 몰아쳤다. 윤석민의 시즌 첫 홈런, 그리고 김하성의 결정타가 터진 것도 모두 중반을 넘은 뒤였다.
넥센은 초반부터 끌려갔으나 9번의 반격 기회가 있었다. 특히, 이닝을 거듭할수록 그들의 공격 매듭은 조금씩 풀렸다. 3회부터 득점권 찬스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4회 윤석민과 김하성의 안타로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흐름은 묘하게 흘러갔다. 삼성은 1회 이후 침묵했다.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했다. 마치 지난 27일 SK전을 연상케 했다. 피어밴드가 흔들릴 때 점수를 뽑아야 했지만, 2회 2사 만루-3회 2사 3루 기회를 놓쳤다. 넥센의 추격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 뒤에도 5회 무사 1,2루-6회 1사 1,2루서 헛심만 썼다.
그런데 넥센도 앞에서 멈춰선 삼성과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만루 찬스(3회 2사 만루)를 살리지 못하더니 5회 2사 3루-6회 2사 1,2루서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웹스터 공략 실패. 웹스터는 최고 153km의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넥센 타선을 잠재우며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넥센이 쫓아가느냐, 삼성이 달아나느냐. 그 싸움은 7회 갈렸다. 삼성은 넥센의 롱릴리프 김정훈을 상대로 ‘귀한’ 1점을 얻었다. 최형우의 볼넷-조동찬의 희생번트-박한이의 적시타. 교과서적인 패턴으로 3점에 1점을 더했다. 4득점이 되는 과정이 참 어려웠다.

넥센은 최근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그 폭풍이 매 경기 몰아치는 건 아니었다. 4회 김민성의 2루타에 이은 김하성(사진)의 적시타가 유일한 득점이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2점 차와 3점 차는 추격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부담이 다르다. 전광판에 넥센의 득점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안타, 볼넷은 계속 늘기만 하는 데도.
넥센은 3회 이후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선두타자 출루만 게 4번. 장타도 2루타 4개나 있었다. 주자를 모았으나 결정적인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9안타 4볼넷으로 1득점. 이틀 전 넥센은 8안타(홈런 2개 포함) 2볼넷으로 5점을 뽑았다. 최종 스코어 삼성의 4-1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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