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고뇌 그대로…KIA 뒷문은 ‘오리무중’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KIA 타이거즈는 마무리 보직에 대한 고뇌를 겪고 있었다.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다. 후보는 미국에서 돌아온 윤석민과 젊은 피 심동섭이었다. 미디어 데이까지도 밝히지 않은 마무리의 주인공은 광주 홈 개막전 직전에서야 윤석민으로 공식 발표됐다.
다시 1년 후로 돌아온 시점에서도 여전히 마무리 고민은 진행형이다. 완벽한 철벽은 아니었지만 윤석민은 지난 시즌 30세이브로 팀의 뒷문을 나름 든든하게 책임졌다. 이런 윤석민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다시 마무리 구인난이 시작된 것. 1년 전과 다른 점은 후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반대로 보면 딱 고를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신호기도 하다.
김기태 KIA 감독의 속내도 복잡하다. 1년 전 겪었던 고민을 또 다시 해야 하는 상황. 이번에도 개막전 직전에야 마무리를 공식 발표할 확률도 없지 않아 있다. 사실 연약한 방망이도 걱정이지만 뒷문 부실로 당하는 역전패에 대한 걱정이 가득하다. 김 감독은 “이대진 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무리를 정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계속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것 같다”며 복잡한 마음을 내비쳤다.
마무리 후보는 많아졌지만 딱 손이 갈만한 투수는 안 보인다. 김 감독이 걱정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팀의 마무리 투수야 말로 가장 기복이 적은 투수가 적임자다. 하지만 김 감독이 살펴 본 데이터로는 모든 마무리 후보들이 적지 않은 기복을 보였다는 것. 김 감독은 “사실 다들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은 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무리는 개인의 열망도 중요하지만 팀 동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수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마무리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투수는 심동섭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마무리 테스트에서 재수를 하고 있는 셈. 셋업맨으로 뛴 경험이 있는 만큼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으로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KIA 타이거즈 투수 심동섭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마무리 후보에 올랐다. 사진=옥영화 기자

강속구를 자랑하는 젊은 우완 한승혁도 후보 중 한 명이다. 아직 시범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한승혁은 지난 스프링 캠프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무리의 상징 중 하나인 150km대의 빠른 공이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베테랑 김광수와 곽정철도 경험과 관록에서 마무리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김 감독은 이들을 놓고 기나긴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KIA 타선이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김 감독도 인정한 부분. 그만큼 한 두 점 차 승부가 많아질 수 있는 상황에서 마무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1년 전과 같은 고민에 또 다시 어떤 결론을 나올까. 개막까지 김 감독의 입을 향해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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