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인공지능의 학습성과에 경악하면서 시작됐던 ‘세기의 대국’은 결국 ‘인간대표’ 이세돌의 학습능력에 감동하면서 끝났다.
바둑 세계최고수 이세돌 9단(33)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구글딥마인드챌린지매치’ 5번기는 제5국에서 가장 치열하고 팽팽한 전투를 만들어내면서 ‘승부사’ 이세돌의 당당했던 도전기로 막을 내렸다.
깜깜한 베일에 싸여있던 낯선 상대에서 일주일 만에 ‘신의 한수’를 주고받는 최고의 맞수가 된 이 9단과 알파고는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벌어진 마지막 제5국에서 근 5시간을 채운 접전을 펼쳤고, 280수를 겨룬 끝에 백을 쥔 알파고가 불계승했다.
비록 이번 매치는 4승1패를 거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지만, 강력한 위압감으로 다가왔던 ‘계산괴물’ 알파고에 맞서 불과 네 번째 판 만에 상대의 약점을 찌르고 다섯 번째 판에서 치밀한 맞춤 전략을 펼친 이세돌 9단의 집중력이 더욱 큰 감동을 남겼다.
이번 매치를 앞두고 대국자인 이세돌 9단을 비롯해 국내외 대부분의 프로 기사들이 이 9단의 승리를 낙관했던 근거는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 두었던 기보 때문이었다. 당시의 실력에서 불과 반년 만에 이 9단과 대적할 만한 실력은 힘들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구글측은 “알파고는 5개월전 프로 2단의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프로 9단과 대등한 실력”이라고 장담했고, 막상 ‘챌린지매치’의 뚜껑이 열리자 구글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무려 3천만개의 기보를 학습했다고 하는 알파고는 세계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경이로운 실력을 선보였다.
제1국부터 제3국까지 이세돌 9단을 압도하는 알파고의 놀라운 바둑은 인간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불과 5개월 만에 세계 최정상의 기력에 도달하고 나아가 인간 고수들이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수 싸움까지 펼쳐 보인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은 두려움으로 다가올 만큼 놀라웠다.
그러나 가장 절망적이었던 순간,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 9단은 지난 13일 5번기 제4국에서 집념의 공격으로 알파고의 계산을 흔들면서 인공지능의 한계치를 시험하는데 성공했고 180수만에 불계승을 끌어냈다. 불과 4번째 판 만에 알파고의 약점을 찔러낸 이 9단은 마지막 제5국에서는 더욱 예리하고 단단한 맞춤전략을 들고 나왔다. ‘중국룰(덤 7집반)’을 택하고 있는 이번 매치에서 미세하게 불리하다고 평가되는 흑을 쥐었지만 이 9단은 유리할수록 견고한 알파고를 날카롭게 공격할 준비가 돼 있었다.
날이 선 공격력의 ‘이세돌 바둑’ 기풍을 지켜내면서도 초반부터 타이트하게 실리에 집중한 이 9단은 지난 4번의 대국에서 파악한 알파고의 특성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알파고 못지않은 치밀한 수읽기 능력으로 응수했다. 초반의 포석에서 단단하게 두고 한 발 빠른 삭감과 정리로 불확실한 전장을 줄여가면서 압박해오는 알파고의 전략을 파악한 이 9단은 ‘알파고의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중반까지 넓은 전장의 변수를 지켜낸 이세돌 9단의 전략이 먹혀들면서 알파고는 지난 4차례 대국보다 훨씬 많은 생각시간을 소모해 좀처럼 줄지 않는 계산량을 짐작하게 하기도 했다.
중반 이전에 승세가 기울었던 앞선 4판과 달리 제5국은 끝까지 미세한 전개로 흘렀지만, 이 9단 스스로 우려했던 알파고의 완벽한 계산능력 구간인 종반을 끝내 우세하게 버텨내지 못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전의 제1국, 제3국 흑번기 때와는 크게 달라진 당당한 대국을 선보이면서 괴물같은 상대의 장단점을 빠르게 간파하고 적응해냈다.
내리 세판을 졌을 때 침울하게 내려앉았던 ‘인간바둑’의 자존심을 지켜내면서 ‘역시 이세돌’이라는 찬사로 시리즈를 반전시킨 세계 최고수. ‘우리 시대의 전설’은 역시 아직은 인간 속에 있음을 증명해낸 ‘인간 대표’ 이세돌이었다.
[chicle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둑 세계최고수 이세돌 9단(33)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구글딥마인드챌린지매치’ 5번기는 제5국에서 가장 치열하고 팽팽한 전투를 만들어내면서 ‘승부사’ 이세돌의 당당했던 도전기로 막을 내렸다.
깜깜한 베일에 싸여있던 낯선 상대에서 일주일 만에 ‘신의 한수’를 주고받는 최고의 맞수가 된 이 9단과 알파고는 1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벌어진 마지막 제5국에서 근 5시간을 채운 접전을 펼쳤고, 280수를 겨룬 끝에 백을 쥔 알파고가 불계승했다.
비록 이번 매치는 4승1패를 거둔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지만, 강력한 위압감으로 다가왔던 ‘계산괴물’ 알파고에 맞서 불과 네 번째 판 만에 상대의 약점을 찌르고 다섯 번째 판에서 치밀한 맞춤 전략을 펼친 이세돌 9단의 집중력이 더욱 큰 감동을 남겼다.
이번 매치를 앞두고 대국자인 이세돌 9단을 비롯해 국내외 대부분의 프로 기사들이 이 9단의 승리를 낙관했던 근거는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 두었던 기보 때문이었다. 당시의 실력에서 불과 반년 만에 이 9단과 대적할 만한 실력은 힘들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구글측은 “알파고는 5개월전 프로 2단의 실력이었지만 지금은 프로 9단과 대등한 실력”이라고 장담했고, 막상 ‘챌린지매치’의 뚜껑이 열리자 구글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무려 3천만개의 기보를 학습했다고 하는 알파고는 세계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경이로운 실력을 선보였다.
제1국부터 제3국까지 이세돌 9단을 압도하는 알파고의 놀라운 바둑은 인간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불과 5개월 만에 세계 최정상의 기력에 도달하고 나아가 인간 고수들이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수 싸움까지 펼쳐 보인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은 두려움으로 다가올 만큼 놀라웠다.
그러나 가장 절망적이었던 순간,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 9단은 지난 13일 5번기 제4국에서 집념의 공격으로 알파고의 계산을 흔들면서 인공지능의 한계치를 시험하는데 성공했고 180수만에 불계승을 끌어냈다. 불과 4번째 판 만에 알파고의 약점을 찔러낸 이 9단은 마지막 제5국에서는 더욱 예리하고 단단한 맞춤전략을 들고 나왔다. ‘중국룰(덤 7집반)’을 택하고 있는 이번 매치에서 미세하게 불리하다고 평가되는 흑을 쥐었지만 이 9단은 유리할수록 견고한 알파고를 날카롭게 공격할 준비가 돼 있었다.
날이 선 공격력의 ‘이세돌 바둑’ 기풍을 지켜내면서도 초반부터 타이트하게 실리에 집중한 이 9단은 지난 4번의 대국에서 파악한 알파고의 특성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알파고 못지않은 치밀한 수읽기 능력으로 응수했다. 초반의 포석에서 단단하게 두고 한 발 빠른 삭감과 정리로 불확실한 전장을 줄여가면서 압박해오는 알파고의 전략을 파악한 이 9단은 ‘알파고의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중반까지 넓은 전장의 변수를 지켜낸 이세돌 9단의 전략이 먹혀들면서 알파고는 지난 4차례 대국보다 훨씬 많은 생각시간을 소모해 좀처럼 줄지 않는 계산량을 짐작하게 하기도 했다.
중반 이전에 승세가 기울었던 앞선 4판과 달리 제5국은 끝까지 미세한 전개로 흘렀지만, 이 9단 스스로 우려했던 알파고의 완벽한 계산능력 구간인 종반을 끝내 우세하게 버텨내지 못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전의 제1국, 제3국 흑번기 때와는 크게 달라진 당당한 대국을 선보이면서 괴물같은 상대의 장단점을 빠르게 간파하고 적응해냈다.
내리 세판을 졌을 때 침울하게 내려앉았던 ‘인간바둑’의 자존심을 지켜내면서 ‘역시 이세돌’이라는 찬사로 시리즈를 반전시킨 세계 최고수. ‘우리 시대의 전설’은 역시 아직은 인간 속에 있음을 증명해낸 ‘인간 대표’ 이세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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