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원익 기자] 의역: 원문의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려 번역하는 방법이나 그런 번역.
괴르기 그로저를 번역한 대한항공의 배구 읽기는 결국 결정적인 순간 통하지 않았다. 삼성화재의 그로저에 의한, 그리고 그런 그로저를 의역하려 했던 대한항공의 맞대결은 전자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항공은 그로저를 공략하고, 봉쇄해 넘어서려 했지만 전체의 판세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그로저를 중심으로 한 삼성화재의 배구에 결국 무너졌다.
삼성화재는 1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준플레이오프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단판승부를 승리한 삼성화재는 플레이오프에 올라 정규시즌 2위 OK저축은행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두고 3전 2선승제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날의 핵심플레이어는 양 팀의 수많은 선수 중에서도 단연 그로저였다. 올 시즌 득점, 서브 부문 1위에 오른 그로저는 V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꼽힌다. 독일 국가대표로 차출돼 몇 주간 이탈하지 않았다면 리그 판도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가정이 충분히 유의미 할 수 있는 리그의 임팩트였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그로저가 얼마나 ‘날뛰느냐’ 혹은 그로저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의 대결로 꼽히기도 했다. 영웅은 영웅이었다. 그로저는 36점을 몰아치는 독보적인 활약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도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지태환(14점), 류윤식(10점), 이선규(9점)가 고르게 점수를 냈다. 블로킹, 서브, 리시브 등에서 모두 앞선 삼성화재 배구의 승리인 동시에 삼성화재 공격의 승리기도 했다.
경기 전 두 명의 사령탑도 그로저에 쏠린 관심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수성의 입장인 장광균 대한항공 감독대행은 역으로 “과거 경기들을 봤을 때 그로저가 블로킹으로 떠도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그로저가 있어도 자신있게 때릴 수 있다. 정면승부를 펼쳐서 공격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수비에선 정공(正攻)을 택했다. 장 감독대행은 “그로저를 막는 쪽으로 가겠다”며 “전위공격은 힘든 부분이 있지만 후위공격을 갔을때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리베로 등의 변화를 통해 수비위치를 바꾸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저라는 창을 쥔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의존도’를 순순히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변주’를 강조했다. 유광우 세터가 어떤 공격전개가 펼칠지에 대한 질문에 임 감독은 “그로저한테(많이) 주겠죠. 공격루트가 다양하면 여러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로저한테 가장 많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답안.
동시에 임 감독은 “뻔히 나올 답이지만 국내선수와의 조화를 잘 섞어서 이미 나온 답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공격수로는) 류윤식과 최귀엽이 먼저 들어간다. 똑같다. 제일 나증 패턴을 갖고 간다. 우리에게 다른 전술은 없다. 그보다는 얼마나 원 팀(One Team)이 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실전에 돌입했고, 그로저의 해석법에 더 맞았던 것은 삼성화재였다. 1세트와 2세트 그로저는 8점과 7점으로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그로저의 후위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제시키며 어느 정도 그로저를 막는데 성공했다.
삼성화재 또한 그로저를 고집하기 보단 지태환, 이선규의 속공이나 류윤식 등의 다른 옵션 등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대한항공 또한 모로즈와 김학민이 컨디션이 좋았기에 1,2세트는 거의 대등한 승부가 됐다.
차이가 벌어진 것은 3세트부터였다. 그로저의 후위 공격의 고삐가 풀리면서 삼성화재의 공격이 더욱 무서워졌다. 거기에 이선규, 류윤식, 지태환도 도합 10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반면 대한항공은 오히려 모로즈(12점)와 정지석(4점)으로 공격의 활로가 줄어들면서 경기가 어려워졌다. 1세트에만 7점을 올리며 컨디션이 좋았던 김학민이 이후 2세트 동안 4점에 그친 것이 답답하게 작용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그로저가 살아나면서 전체적인 공격리듬이 살아났다. 기세를 탄 삼성화재의 4세트서도 그로저의 활약은 줄어들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다른 세트에 비하면 많은 범실이 나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성공시키며 삼성화재의 리드를 지켜냈다. 마무리도 백어택 득점을 올린 그로저의 몫이었다.
[one@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괴르기 그로저를 번역한 대한항공의 배구 읽기는 결국 결정적인 순간 통하지 않았다. 삼성화재의 그로저에 의한, 그리고 그런 그로저를 의역하려 했던 대한항공의 맞대결은 전자의 승리로 끝났다. 대한항공은 그로저를 공략하고, 봉쇄해 넘어서려 했지만 전체의 판세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그로저를 중심으로 한 삼성화재의 배구에 결국 무너졌다.
삼성화재는 1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준플레이오프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단판승부를 승리한 삼성화재는 플레이오프에 올라 정규시즌 2위 OK저축은행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두고 3전 2선승제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날의 핵심플레이어는 양 팀의 수많은 선수 중에서도 단연 그로저였다. 올 시즌 득점, 서브 부문 1위에 오른 그로저는 V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꼽힌다. 독일 국가대표로 차출돼 몇 주간 이탈하지 않았다면 리그 판도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가정이 충분히 유의미 할 수 있는 리그의 임팩트였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그로저가 얼마나 ‘날뛰느냐’ 혹은 그로저를 얼마나 ‘억제하느냐’의 대결로 꼽히기도 했다. 영웅은 영웅이었다. 그로저는 36점을 몰아치는 독보적인 활약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도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지태환(14점), 류윤식(10점), 이선규(9점)가 고르게 점수를 냈다. 블로킹, 서브, 리시브 등에서 모두 앞선 삼성화재 배구의 승리인 동시에 삼성화재 공격의 승리기도 했다.
경기 전 두 명의 사령탑도 그로저에 쏠린 관심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수성의 입장인 장광균 대한항공 감독대행은 역으로 “과거 경기들을 봤을 때 그로저가 블로킹으로 떠도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그로저가 있어도 자신있게 때릴 수 있다. 정면승부를 펼쳐서 공격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수비에선 정공(正攻)을 택했다. 장 감독대행은 “그로저를 막는 쪽으로 가겠다”며 “전위공격은 힘든 부분이 있지만 후위공격을 갔을때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리베로 등의 변화를 통해 수비위치를 바꾸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저라는 창을 쥔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의존도’를 순순히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변주’를 강조했다. 유광우 세터가 어떤 공격전개가 펼칠지에 대한 질문에 임 감독은 “그로저한테(많이) 주겠죠. 공격루트가 다양하면 여러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로저한테 가장 많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충분히 예상가능한 답안.
동시에 임 감독은 “뻔히 나올 답이지만 국내선수와의 조화를 잘 섞어서 이미 나온 답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공격수로는) 류윤식과 최귀엽이 먼저 들어간다. 똑같다. 제일 나증 패턴을 갖고 간다. 우리에게 다른 전술은 없다. 그보다는 얼마나 원 팀(One Team)이 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실전에 돌입했고, 그로저의 해석법에 더 맞았던 것은 삼성화재였다. 1세트와 2세트 그로저는 8점과 7점으로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도 그로저의 후위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제시키며 어느 정도 그로저를 막는데 성공했다.
삼성화재 또한 그로저를 고집하기 보단 지태환, 이선규의 속공이나 류윤식 등의 다른 옵션 등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대한항공 또한 모로즈와 김학민이 컨디션이 좋았기에 1,2세트는 거의 대등한 승부가 됐다.
차이가 벌어진 것은 3세트부터였다. 그로저의 후위 공격의 고삐가 풀리면서 삼성화재의 공격이 더욱 무서워졌다. 거기에 이선규, 류윤식, 지태환도 도합 10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반면 대한항공은 오히려 모로즈(12점)와 정지석(4점)으로 공격의 활로가 줄어들면서 경기가 어려워졌다. 1세트에만 7점을 올리며 컨디션이 좋았던 김학민이 이후 2세트 동안 4점에 그친 것이 답답하게 작용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그로저가 살아나면서 전체적인 공격리듬이 살아났다. 기세를 탄 삼성화재의 4세트서도 그로저의 활약은 줄어들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다른 세트에 비하면 많은 범실이 나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성공시키며 삼성화재의 리드를 지켜냈다. 마무리도 백어택 득점을 올린 그로저의 몫이었다.
[one@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