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국서 인공지능 알파고에 진 이세돌 9단이 인간의 자존심을 걸고 이번에는 이길 수 있을까?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제2국을 펼친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제1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18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는 이세돌 9단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세돌 9단은 인간 대표로 알파고와 대결에 나선 세계 바둑 최강자다.
이세돌 9단은 1국 종료 후 “너무 놀랐다”면서도 “오늘은 졌지만, 내일은 자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오는 15일까지 총 5번에 걸쳐 열린다. 5판 중 3판을 이기는 쪽이 승자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길 기회는 아직 충분히 남았다.
2국이 특히 중요하다. 이세돌 9단은 2국을 이겨서 회생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남은 3~5국까지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 오늘마저 지면 내리 세판을 이겨야하는 부담이 있다.
이세돌 9단의 정신은 강하다. 예상 밖으로 첫 판을 내줬지만, 다시 의연하게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는 전날 “1국에서 졌다고 크게 흔들리는 것은 없다. 이제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알파고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 5번 겨뤄 모두 이겼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으로 실력을 설명하는 자료가 없었다. 판후이 2단은 이세돌 9단보다 실력이 한참 떨어지기 때문에 비교도 어려웠다.
그러나 전날 첫 승부로 알파고의 특성과 수준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알파고는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수 읽기를 하고 물러서지 않는 모습으로 강한 전투를 펼친다.
불리한 상황에 놓여도 냉정함을 유지한다. 알파고는 무너지던 상황에서 우변에 승부수(백 102수)를 던져 되레 이세돌 9단을 무너뜨렸다. 한마디로 정상급 실력을 갖췄다.
이세돌 9단은 전날 “포석에서 실패하고 두 번째 놀란 수가 나왔는데, 그런 점만 보완하면 저에게 승률이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따라서 2국에서는 포석부터 신중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 이상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킨 이세돌 9단이 하루 만에 알파고 공략법을 들고 나올지 전 세계 관심이 다시 한 번 쏠린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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