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지난 21일 루벤 네베스(18, FC포르투)가 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했다.
때아닌 스포트라이트, 왜?
‘누구지?’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피에르 아우바메양(26, 보루시아도르트문트)과 같이 해트트릭을 기록하지도, 케빈 데 브루잉(24, 맨체스터 시티)처럼 결승골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그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홈페이지에 실린 건 UEFA챔피언스리그 역대 최연소 주장 기록을 경신해서다. 네베스는 라파엘 판데르 파르트(32, 레알 베티스)가 아약스 소속이던 2003년 9월16일 AC밀란전에서 세운 20세 217일 주장 기록을 약 2년이나 앞당겨 18세 221일에 작성했다. 마카비 텔아비브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주장 역할을 하며 2-0 완승을 도왔다.
18세가 주장, 그게 가능?
네베스는 1997년 3월13일생이다. 한국 축구 기대주 백승호(FC바르셀로나 B), 영화배우 여진구, 국악 신동 송소희와 동갑이고, 심지어 손흥민 동료 델레 알리(1996년생)보다 한 살 어리다. 그런 그가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에 팀을 대표해 뛰었다. 마이콘의 부상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실력과 인성, 리더십을 두루 겸비하고 포르투 구단과 훌렌 로페테기 포르투 감독(49)의 기대가 크지 않다면 불가능했을 테다.
네베스는 포르투 유소년 출신으로 2014년 1군에 합류했다. 뼛속까지 포르투 맨인 그이지만, 데뷔 후 세르히오 부스케츠(27, 바르셀로나), 주앙 무티뉴(29, AS모나코)를 연상케 하는 인상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로 리버풀, 유벤투스 등 유럽 빅리그 빅클럽들의 스카우트 눈에 띄었다. 여기서 흔들고 저기서 흔드는 상황이 지속하자 구단이 네베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임시지만)완장을 채웠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네베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에선 축구 실력, 동료들과 교감, 팀에 대한 애정 이 세 가지만 갖추면 어린 선수에게 주장을 맡긴다. 지난시즌 인터밀란 공격을 책임진 1993년생 마우로 이카르디(인터밀란)는 숱한 이적설에도 팀에 남았고,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으로부터 완장을 선물 받았다.
동료들이 본 영 캡틴
구단과 감독 구미에 맞는 선수에게 주장을 시키면 동료들과 불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선수가 주장이 되어야 한다. 네베스는 18세의 나이에도 신임이 두둑한 듯하다. 소속팀 동료 미겔 라윤(27)은 “팀의 기둥”, 크리스티안 테요(24)는 “환상적인 동료”라며 네베스가 주장감으로 손색없다고 했다.
지난 7월 포르투에 입성한 막시 페레이라(31)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보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루벤은 준비된 주장이다. 그는 늘 겸손하며, 스스로 능력을 증명해왔다. 내가 입단하고 세르히오 올리베이라와 함께 팀 적응을 도와준 이도 루벤이었다.”
캡틴 네베스 시대 오나?
네베스는 마이콘이 돌아오면 완장은 다시 넘겨줘야 한다. 하지만 다음시즌에는 어떻게 한번 정식 주장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 사비 에르난데스(전 바르셀로나) 스티븐 제라드(전 리버풀)과 같이 중원에서 동료들에게 패스를 뿌려주는 포지션, 베테랑 못지않은 여유, 동료를 챙길 줄 아는 넓은 마음씨는 그가 유력한 차기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빅리그로 떠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 전 세계 주요 어린 주장들
* 페르난도 토레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토레스는 19세 미소년 시절이던 2003-04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주장을 맡았다. 팀의 골을 대부분 책임졌기 때문에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다.
* 세스크 파브레가스 (아스널)
초고속 승진의 대표격이다. 17세에 아스널 주전을 꿰차고, 4년 뒤 주장이 되었다. 2008년 11월24일 윌리암 갈라스로부터 완장을 넘겨받았다.
* 프란체스코 토티 (AS로마)
1998년 10월 31일, 출생 22세 1개월 4일이 되던 날, 토티는 로마의 황제로 등위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왕좌를 지킨다.
* 파트리크 비에라 (AS칸)
주장이 체질인 것 같다. 프랑스 AS 칸 소속으로 19세부터 캡틴 롤을, 그것도 아주 훌륭히 수행했다. 2002년 5월 은퇴한 토니 아담스에게 와장을 물려받아 2003-04 리그 무패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 마마두 사코 (파리생제르맹)
PSG가 지금처럼 돈을 물 쓰듯 쓰지 않던 시절. 폴 르 구앙 전 PSG 감독은 2007년 10월20일 발랑시엔전에서 17세이던 사코에게 리그 데뷔전과 주장을 동시에 선물했다. 선배들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 네이마르 (브라질)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부임한 둥가 브라질 대표 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22세 네이마르에게 주장직을 맡기는 것이었다. 아직 ‘팔팔한’ 티아고 실바에게서 완장을 빼앗다시피 했다.
* 애런 램지 (웨일스)
램지는 故 개리 스피드 웨일스 감독의 ‘유산’이다. 스피드 감독은 2012년 10월 5일 약관을 갓 넘긴 램지에게 웨일스의 미래를 맡겼다. 램지는 올해 조국의 사상 첫 메이저대회 진출을 이끌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yoonjinman@maekyung.com]
때아닌 스포트라이트, 왜?
‘누구지?’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피에르 아우바메양(26, 보루시아도르트문트)과 같이 해트트릭을 기록하지도, 케빈 데 브루잉(24, 맨체스터 시티)처럼 결승골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그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홈페이지에 실린 건 UEFA챔피언스리그 역대 최연소 주장 기록을 경신해서다. 네베스는 라파엘 판데르 파르트(32, 레알 베티스)가 아약스 소속이던 2003년 9월16일 AC밀란전에서 세운 20세 217일 주장 기록을 약 2년이나 앞당겨 18세 221일에 작성했다. 마카비 텔아비브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주장 역할을 하며 2-0 완승을 도왔다.
18세가 주장, 그게 가능?
네베스는 1997년 3월13일생이다. 한국 축구 기대주 백승호(FC바르셀로나 B), 영화배우 여진구, 국악 신동 송소희와 동갑이고, 심지어 손흥민 동료 델레 알리(1996년생)보다 한 살 어리다. 그런 그가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에 팀을 대표해 뛰었다. 마이콘의 부상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실력과 인성, 리더십을 두루 겸비하고 포르투 구단과 훌렌 로페테기 포르투 감독(49)의 기대가 크지 않다면 불가능했을 테다.
네베스는 포르투 유소년 출신으로 2014년 1군에 합류했다. 뼛속까지 포르투 맨인 그이지만, 데뷔 후 세르히오 부스케츠(27, 바르셀로나), 주앙 무티뉴(29, AS모나코)를 연상케 하는 인상적인 미드필드 플레이로 리버풀, 유벤투스 등 유럽 빅리그 빅클럽들의 스카우트 눈에 띄었다. 여기서 흔들고 저기서 흔드는 상황이 지속하자 구단이 네베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임시지만)완장을 채웠다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최연소 주장 기록을 갈아 치운 루벤 네베스. 사진(포르투갈 포르투)=AFPBBNews=News1
네베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에선 축구 실력, 동료들과 교감, 팀에 대한 애정 이 세 가지만 갖추면 어린 선수에게 주장을 맡긴다. 지난시즌 인터밀란 공격을 책임진 1993년생 마우로 이카르디(인터밀란)는 숱한 이적설에도 팀에 남았고,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으로부터 완장을 선물 받았다.
동료들이 본 영 캡틴
구단과 감독 구미에 맞는 선수에게 주장을 시키면 동료들과 불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모두가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선수가 주장이 되어야 한다. 네베스는 18세의 나이에도 신임이 두둑한 듯하다. 소속팀 동료 미겔 라윤(27)은 “팀의 기둥”, 크리스티안 테요(24)는 “환상적인 동료”라며 네베스가 주장감으로 손색없다고 했다.
지난 7월 포르투에 입성한 막시 페레이라(31)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보탰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루벤은 준비된 주장이다. 그는 늘 겸손하며, 스스로 능력을 증명해왔다. 내가 입단하고 세르히오 올리베이라와 함께 팀 적응을 도와준 이도 루벤이었다.”
세스크 형, 형은 제 마음 알죠? 사진(포르투갈 포르투)=AFPBBNews=News1
캡틴 네베스 시대 오나?
네베스는 마이콘이 돌아오면 완장은 다시 넘겨줘야 한다. 하지만 다음시즌에는 어떻게 한번 정식 주장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 사비 에르난데스(전 바르셀로나) 스티븐 제라드(전 리버풀)과 같이 중원에서 동료들에게 패스를 뿌려주는 포지션, 베테랑 못지않은 여유, 동료를 챙길 줄 아는 넓은 마음씨는 그가 유력한 차기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빅리그로 떠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 전 세계 주요 어린 주장들
* 페르난도 토레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토레스는 19세 미소년 시절이던 2003-04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주장을 맡았다. 팀의 골을 대부분 책임졌기 때문에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다.
* 세스크 파브레가스 (아스널)
초고속 승진의 대표격이다. 17세에 아스널 주전을 꿰차고, 4년 뒤 주장이 되었다. 2008년 11월24일 윌리암 갈라스로부터 완장을 넘겨받았다.
토티는 17년 전에도 왼쪽 팔에 완장을 찼다. 사진(이탈리아 로마)=AFPBBNews=News1
* 프란체스코 토티 (AS로마)
1998년 10월 31일, 출생 22세 1개월 4일이 되던 날, 토티는 로마의 황제로 등위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왕좌를 지킨다.
* 파트리크 비에라 (AS칸)
주장이 체질인 것 같다. 프랑스 AS 칸 소속으로 19세부터 캡틴 롤을, 그것도 아주 훌륭히 수행했다. 2002년 5월 은퇴한 토니 아담스에게 와장을 물려받아 2003-04 리그 무패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 마마두 사코 (파리생제르맹)
PSG가 지금처럼 돈을 물 쓰듯 쓰지 않던 시절. 폴 르 구앙 전 PSG 감독은 2007년 10월20일 발랑시엔전에서 17세이던 사코에게 리그 데뷔전과 주장을 동시에 선물했다. 선배들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 네이마르 (브라질)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부임한 둥가 브라질 대표 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22세 네이마르에게 주장직을 맡기는 것이었다. 아직 ‘팔팔한’ 티아고 실바에게서 완장을 빼앗다시피 했다.
* 애런 램지 (웨일스)
램지는 故 개리 스피드 웨일스 감독의 ‘유산’이다. 스피드 감독은 2012년 10월 5일 약관을 갓 넘긴 램지에게 웨일스의 미래를 맡겼다. 램지는 올해 조국의 사상 첫 메이저대회 진출을 이끌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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