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한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 “잘했을 때는 창밖을 보고, 못했을 때는 거울을 보라.” 겸손과 자성을 일깨우는 참으로 이 시대의 어른다운 가르침이다.
김성근 감독은 해박하다. 야구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박식하다. 많은 독서량으로 구축된 촌철살인의 어법이 다른 이의 감동을 자아낸다. 김성근 감독을 마음 속 깊이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김성근 감독을 오래 전부터 좋아했다. 그의 열정과 근성 그리고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는 진보적인 기질을 흠모했다. 지금도 변함없다.
하지만 ‘인간’ 김성근이 아닌 ‘야구 감독’ 김성근은 경계한다. 김성근 감독은 요즘 가까운 지인들에게 “야구판에 내 편이 없다”고 넋두리를 한다고 한다. 기자에게도 예전부터 “누구누구는 내 편이 아니다. 두고 보고 있다”고 적개심을 드러내곤 했다. 최근 들어선 그 화살이 기자에게도 향하고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내 편 아니면 적’이란 사고방식은 그의 성장배경과 관계 깊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정말 ‘내 편’이 아닌 사람은 모두 ‘적’일까. 혹시 김성근 감독 스스로 ‘내 편’이 아닌 사람은 ‘적’으로 내 모는 것은 아닐까. 김성근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특히 꼴찌 팀의 설움을 원 없이 겪은 한화 팬들은 ‘구세주’를 만난 양 흥분했다.
야구인들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성근이란 이름이 갖고 있는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으로 달라질 한화를 그렸다. 반대로 우려하는 눈빛도 적잖았다.
그의 열정을, 그의 투혼을, 그의 섬뜩한 승부 근성을 한화 선수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쩌나. 선수들이 다치면 어쩌나. 김성근 감독은 이런 걱정조차 사치스럽다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엄혹했다.
한화의 2015시즌을 그야말로 몸 바쳐 지킨 권혁 박정진 윤규진 김민우는 지금 마운드에 없다. 모두 어깨 팔꿈치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성근 감독이 그토록 부르짖은 ‘투혼’과 ‘정신력’을 가장 앞장 서 실천했던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부터 그렇게 부상 위험을 경고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냉대했다.
권혁 김민우의 부모 입장이 돼 본다. 윤규진의 아내 입장이 돼 본다.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 김성근 감독은 올해도 어김없이 지옥훈련을 할 것이다. 그래서 제2의 권혁을 찾을 것이다. 제2의 박정진을 발굴해 마운드에 세울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적'이 되고 싶지 않으면 선수건 프런트건 기자건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성근 감독은 해박하다. 야구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박식하다. 많은 독서량으로 구축된 촌철살인의 어법이 다른 이의 감동을 자아낸다. 김성근 감독을 마음 속 깊이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김성근 감독을 오래 전부터 좋아했다. 그의 열정과 근성 그리고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는 진보적인 기질을 흠모했다. 지금도 변함없다.
하지만 ‘인간’ 김성근이 아닌 ‘야구 감독’ 김성근은 경계한다. 김성근 감독은 요즘 가까운 지인들에게 “야구판에 내 편이 없다”고 넋두리를 한다고 한다. 기자에게도 예전부터 “누구누구는 내 편이 아니다. 두고 보고 있다”고 적개심을 드러내곤 했다. 최근 들어선 그 화살이 기자에게도 향하고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내 편 아니면 적’이란 사고방식은 그의 성장배경과 관계 깊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정말 ‘내 편’이 아닌 사람은 모두 ‘적’일까. 혹시 김성근 감독 스스로 ‘내 편’이 아닌 사람은 ‘적’으로 내 모는 것은 아닐까. 김성근 감독이 한화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특히 꼴찌 팀의 설움을 원 없이 겪은 한화 팬들은 ‘구세주’를 만난 양 흥분했다.
야구인들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성근이란 이름이 갖고 있는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으로 달라질 한화를 그렸다. 반대로 우려하는 눈빛도 적잖았다.
그의 열정을, 그의 투혼을, 그의 섬뜩한 승부 근성을 한화 선수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쩌나. 선수들이 다치면 어쩌나. 김성근 감독은 이런 걱정조차 사치스럽다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엄혹했다.
한화의 2015시즌을 그야말로 몸 바쳐 지킨 권혁 박정진 윤규진 김민우는 지금 마운드에 없다. 모두 어깨 팔꿈치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성근 감독이 그토록 부르짖은 ‘투혼’과 ‘정신력’을 가장 앞장 서 실천했던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부터 그렇게 부상 위험을 경고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냉대했다.
권혁 김민우의 부모 입장이 돼 본다. 윤규진의 아내 입장이 돼 본다.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 김성근 감독은 올해도 어김없이 지옥훈련을 할 것이다. 그래서 제2의 권혁을 찾을 것이다. 제2의 박정진을 발굴해 마운드에 세울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적'이 되고 싶지 않으면 선수건 프런트건 기자건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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