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딱 캠핑철이다. 캠핑 하니 ‘고생문’ 훤하시다고? 기자 전공이 ‘이기적, 얍실한’여행이다. 설겆이에, 텐트 설치에, 골치아픈 ‘재래식 캠핑’은 잊어주시길. 총알처럼 몸만 가서 분위기 내고 ‘쏙’ 빠져나올 수 있는 ‘얍실 캠핑투어’다. 이젠, 당당히 외치시라. 아들아, 주말엔 캠핑가자고.
◇ 럭셔리 끝판왕 ‘홈핑’
이름부터 황홀(?)하다. ‘홈핑(Home + Camping)’이라니. 맞다. ‘집’ 속에 ‘텐트’를 치는 놀라운 곳이다. 그 집, 정체도 럭셔리. 특급호텔 방이다. 럭셔리 캠핑의 끝판왕, 홈핑을 선보인 호텔은 딱 두곳.
홈핑의 메카는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이다. 무려 해발 250m.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 초고층에서 즐기는 캠핑인 것도 모자라 심지어 방안에서 하는 홈캠핑 명소다. 그것도 레지던스형 널찍한 공간 마루 한복판, 거기에 텐트가 떡 하니 쳐 있다. 브랜드도 명품. 캠핑계의 에르메스 ‘콜맨(Coleman)’. 구성도 전문가급이다. 오붓한 4인용 텐트 안에는 영하 20도 얼음장 바닥에도 견디는 매트와 침낭이 놓여 있다. 매트도 그냥 매트가 아니다. 전문 캠퍼들만 쓴다는 에어로 베드. 누우면 푹신함이 온몸을 감싸준다. 텐트 주변도 장난이 아니다. 야외 캠핑용 앉은뱅이 탁자와 의자. 그 탁자 위는 캠핑용 랜턴이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한쪽엔 국민 보드게임 젠가. 지루할 틈이 없이 그냥 놀면 되는 거다. 대한민국 최초로 방안에 캠핑을 끌어넣은 발칙한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 호텔(www.oakwoodpremier.co.kr/opi)이 이름붙인 이 홈핑의 공식 명칭은 ‘구름 속의 캠핑’. ‘구름’이란 명칭은 높이 때문이다. 이 호텔방이 놓인 곳은 64층짜리 오크우드에서도 스위트룸(1베드룸 스위트 타입)이 집중 배치된 50층. 64층 높이가 305m짜리니 50층이라면 250m 이상은 된다. 그야말로 구름 속이다.
▶ 홈핑 즐기는 Tip = ‘구름 속의 캠핑’ 패키지가 따로 있다. 침실, 거실, 주방 등으로 구성된 ‘1베드룸 스위트’의 널찍한 거실에 캠핑 사이트가 있다. 1박 가격은 20만원대. 홈캠핑 전용 룸, 딱 5개뿐. 예약 서둘러야 한다. (032)726-2000 www.oakwoodpremier.co.kr.
◇ 캠핑과 기념일 촬영의 결합…‘포핑’
캠핑과 기념일 사진 촬영, 포토(Photo)를 합친 ‘포핑’이 가능한 곳도 있다. 50일, 100일, 돌, 기념일 같은 스튜디오 촬영을 아예 캠핑과 함께 하라고 부르짖는 대한민국 최초의 포핑 메카는 경기도 가평 프로미스펜션. 캠핑도 그냥 캠핑이 아니다. 15평 이상 되는 널찍한 왕관 모양의 ‘인디언 텐트’에서 럭셔리 하게 지내며 바베큐까지 공짜로 주는 ‘글램핑’이다. 그러니깐 기념일 촬영 비용만 내면 아예 글램핑을 덤으로 시켜주는 놀라운 곳인 셈.
시설도 압권이다. 가평의 절경을 배경으로 나무데크 위에 세워진 글램핑 텐트는 모두 6동. 안에는 널찍한 퀸사이즈 침대에 냉장고, 캠핑용 의자까지 없는 게 없다.
글램핑 텐트가 여유가 없다면 일반 펜션에 묵어도 된다. 일반 펜션 방은 모두 5개.
꼭 기념일이 아니라도 된다. 그저 의미 있는 날 1박2일을 하며 글램핑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노는 장면을 전문 작가들이 파파라치처럼 몰래 찍어준다. 원본파일은 물론 고객이 선택한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주니 일석이조. 펜션 이용시간은 보통 저녁 시간대 부터 다음날 오후 5시 까지니 넉넉하다. 심지어 저녁 바베큐 부터 아침 점심까지 이어지는 ‘삼시세끼’를 모두 주는 것도 압권. 아늑하고 조용한 자연 속. 글램핑을 즐기며, 영화 속 주인공이 돼 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 포핑 즐기는 Tip = 주말 가격은 30만원. 평일은 20~25만원 사이다. 네비게이션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금대리 55-38. www.babyhome.kr
◇ 도서관에서 1박2일…북핑
가을 캠핑의 최고봉은 ‘북핑(Book + Camping)’이다. 책과 함께 캠핑을 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도서관에서 캠핑을 하는 시스템이다. 북핑의 메카는 경기도 오산 꿈두레 도서관. 놀랍게 ‘드럼통 캠핑카’도 있다. 장소는 도서관 뒤편 널찍한 정원. 수선화 능소화 금낭화 해당화로 이름 붙여진 원통형 캐러밴이다. 캐러밴 안에도 별 게 다 있다. 큰 일교차를 감안해 보온용 장판까지 깔려있으니, 시설도 수준급. 그 옆은 나무데크다. 바비큐를 구워 먹는 곳이다.
제대로 된 ‘북핑’은 도서관 안에서 한다. 금요일부터 주말 사이 꿈두레 도서관 바닥엔 텐트 30동이 펼쳐진다. 크기는 딱 2명이 들어가고 남을 정도인 2~3인용. 놀랍다. 도서관 바닥에 펼쳐진 텐트 30동이라니, 상상만 해도 장관이다. 그때부터 도서관 안은 그야말로 캠핑 온 가족들 전유물로 돌변.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처럼 도서관도 살아나는 거다.
1박2일로 이어지는 북핑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대표 프로그램은 세 가지. 금요일 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온 아빠와 함께 찾는 ‘아빠와 함께 1박2일 독서캠프’가 으뜸이다. 엄마는? 미안하지만 빠져야 한다. 오롯이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불만 있으신 엄마들은 이어지는 ‘엄마와 함께, 캠프’에 참가하면 된다. ‘친구와 함께, 캠프’도 있다. 골라 잡으면 된다.
▶북핑 즐기는 Tip = 심지어 공짜다. 11월 말까지 운영한다. 캠핑 도서 프로그램은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만 진행.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프로그램 참여를 원하면 일단 오산시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예약은 도서관 홈페이지(www.osanlibrary.go.kr). 공짜에다 선착순이니, 경쟁률 높다는 것 각오하시라. (031)8036-6522
★ 그밖의 이색 캠핑
1. 간이역 캠핑
“나돌아갈래”장면으로 뜬 곳. 영화 ‘박하사탕’ 배경 무대가 된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512-2번지의 충북선 삼탄역이다. 동량역과 공전역 사이다. 정차하는 기차는 상행 3번과 하행 3번인 총 6번에 불과하다. 인근이 바로 천등산 캠핑장. 삼탄역에서 도보로 1분 거리다. 그야말로 간이역 캠핑이 되는 곳.
2. 컨테이너 캠핑
가로 7.5m에 폭 3.5m, 높이 2.8m짜리. 컨테이너 박스에서 즐기는 캠핑이다. 장소는 한화 양평 리조트 바로 앞 글램핑Q. 컨테이너 안에는 LCD TV, 샤워실, 인덕션까지 없는게 없다. ‘컨테이너 캠핑’22동이 놓여 있다. 예약은 인터넷 ‘글램핑 Q(glampingq.com)’에서 가능
3. 뮤지엄 캠핑
국립나주박물관은 뮤지엄 스테이로 유명한 곳. 박물관 뒷마당이 ‘오토캠핑장’이다. 명품 캠핑카 5대와 함께 일반 텐트를 칠 수 있는 나무데크 사이트 5곳도 마련돼 있다. 뮤지엄스테이는 선착순 예약 무료. (061)330-7837. naju.museum.go.kr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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