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29)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타자다.
2009년 LG 퓨처스팀에서 처음 코치를 시작했을 때 무한한 잠재력을 숨긴 그를 처음 봤다. 아직 자신의 힘을 100% 쓰지 못하던 시절이었지만, 지켜보는 코치를 설레게 만드는 매력 있는 타자였다. 그 때 박병호를 요리조리 뜯어보면서 많은 생각과 연구를 했다. 그러니까 내가 코치로서 처음 타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던 텍스트는 박병호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넥센의 유니폼을 입고 KBO의 첫 4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는 박병호는 6년 전의 ‘가능성’이 아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확실한 타자’이고 그의 타격은 정확한 계산과 원리가 딱 들어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몸의 중심을 이동하는 직선운동(스트라이드)과 몸통의 회전운동(스윙)이 결합되는 타격에서 타자는 타구를 날리고자 하는 방향(투수 쪽)으로 체중이 75% 정도 이동했을 때 몸통의 회전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전진운동에서 얻어진 힘을 가장 온전히 타구에 실어내기 위해서다.
이는 우리가 예전에 흔히 듣던 ‘중심을 뒤에 놓고 치라’는 말과는 사뭇 다른 타격이 된다. 과거의 통념보다는 컨택트 포인트가 앞쪽(투수쪽)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이 원리가 가장 잘 보이는 타자 중의 하나다. 특히 가끔씩 뒷발(오른손 타자 박병호의 오른발)이 들릴 정도로 중심을 전진 이동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의도적이든 본능적이든 스스로의 적정 히팅포인트를 (남들보다) 조금 앞쪽에 두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그와 닮은 장점을 가진 타자로 나는 꽤 의외의 인물을 댈 수 있다. 바로 오랫동안 KBO의 으뜸 ‘안타제조기’였던 이병규(LG·9번)다. 그 역시 몸의 중심을 앞발 쪽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히팅포인트를 앞쪽(투수쪽)에서 만들어내는 유형이었다.
이들은 통상 50% 정도 체중 이동이 일어났을 때 스윙을 하는 유형보다 전진해서 볼을 맞혀내면서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하는 비율을 줄인다.
현재 리그를 호령하는 파워히터 이면서도 역대 최고를 다투던 테크니션 히터와 기술적인 유사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타격은 특별함이 있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한 뒤 돌아와 처음 그라운드에서 박병호를 만났을 때 “참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6년 전의 ‘원석’을 보았다는 기쁨, 그 때 내가 믿었던 ‘성장’이 틀리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감사했다. 많은 주변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고, 그보다 더 많은 스스로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내년에는 더 큰 무대에서 더 멋진 도전을 보여주기를 응원해본다.(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그래픽=매경닷컴 MK스포츠 이주영 기자 / tmet2314@maekyung.com]
2009년 LG 퓨처스팀에서 처음 코치를 시작했을 때 무한한 잠재력을 숨긴 그를 처음 봤다. 아직 자신의 힘을 100% 쓰지 못하던 시절이었지만, 지켜보는 코치를 설레게 만드는 매력 있는 타자였다. 그 때 박병호를 요리조리 뜯어보면서 많은 생각과 연구를 했다. 그러니까 내가 코치로서 처음 타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던 텍스트는 박병호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넥센의 유니폼을 입고 KBO의 첫 4년 연속 홈런왕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는 박병호는 6년 전의 ‘가능성’이 아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확실한 타자’이고 그의 타격은 정확한 계산과 원리가 딱 들어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몸의 중심을 이동하는 직선운동(스트라이드)과 몸통의 회전운동(스윙)이 결합되는 타격에서 타자는 타구를 날리고자 하는 방향(투수 쪽)으로 체중이 75% 정도 이동했을 때 몸통의 회전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전진운동에서 얻어진 힘을 가장 온전히 타구에 실어내기 위해서다.
이는 우리가 예전에 흔히 듣던 ‘중심을 뒤에 놓고 치라’는 말과는 사뭇 다른 타격이 된다. 과거의 통념보다는 컨택트 포인트가 앞쪽(투수쪽)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이 원리가 가장 잘 보이는 타자 중의 하나다. 특히 가끔씩 뒷발(오른손 타자 박병호의 오른발)이 들릴 정도로 중심을 전진 이동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의도적이든 본능적이든 스스로의 적정 히팅포인트를 (남들보다) 조금 앞쪽에 두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점에서 그와 닮은 장점을 가진 타자로 나는 꽤 의외의 인물을 댈 수 있다. 바로 오랫동안 KBO의 으뜸 ‘안타제조기’였던 이병규(LG·9번)다. 그 역시 몸의 중심을 앞발 쪽으로 많이 이동하면서 히팅포인트를 앞쪽(투수쪽)에서 만들어내는 유형이었다.
이들은 통상 50% 정도 체중 이동이 일어났을 때 스윙을 하는 유형보다 전진해서 볼을 맞혀내면서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하는 비율을 줄인다.
현재 리그를 호령하는 파워히터 이면서도 역대 최고를 다투던 테크니션 히터와 기술적인 유사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타격은 특별함이 있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한 뒤 돌아와 처음 그라운드에서 박병호를 만났을 때 “참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6년 전의 ‘원석’을 보았다는 기쁨, 그 때 내가 믿었던 ‘성장’이 틀리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감사했다. 많은 주변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고, 그보다 더 많은 스스로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내년에는 더 큰 무대에서 더 멋진 도전을 보여주기를 응원해본다.(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그래픽=매경닷컴 MK스포츠 이주영 기자 / tmet231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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