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발 고정’ 임정우, 믿고 쓴 ‘양心’ 잡았지만…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투수 임정우가 두 번째 선발 등판도 합격점을 받으며 양상문 LG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5선발 후보였던 임정우가 4선발 고정으로 안착했다. 선발진 고민에 시달리는 LG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임정우는 시즌 개막 직전 수술 부위 통증이 재발한 우규민을 대신해 4선발로 긴급 수혈됐다. 지난 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첫 선발 등판한 임정우는 4⅓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LG는 이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시즌 초반 버티기 전략으로 4선발 체제 고정을 공개했다. 양 감독은 “선발 4명으로 그대로 갈 것이다. 당분간 투수 쪽 엔트리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헨리 소사, 임지섭, 루카스 하렐, 임정우로 이어지는 4선발 고정. 양 감독은 “5선발은 유동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섭과 임정우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었다.
임정우는 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두 번째 선발 등판했다. 첫 번째 등판보다 훨씬 안정적인 투구로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를 8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으나 이닝이터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LG 타선도 힘을 내 5회초 3-2로 역전. 임정우는 승리요건까지 갖춘 뒤 6회말 1사 1루서 윤지웅과 교체됐다. 그러나 LG는 7회말 3-3 동점을 허용해 임정우의 시즌 첫 승은 아쉽게 날아갔다.
임정우는 1, 2회 주자를 내보냈으나 큰 위기 없이 실점을 막았다. 3회 집중 4안타를 맞으며 2실점. 그러나 1사 1, 2루 위기서 송광민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권용관을 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대량 실점을 스스로 막아냈다. 이후 제구가 흔들리며 4, 5회 볼넷과 사구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추가 실점 없이 5회까지 지켰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임정우는 선두타자 김회성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뒤 지성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투구수 87개를 기록한 임정우는 첫 번째 등판이었던 롯데전 63개보다 24개를 더 늘렸다.
임정우는 이날 양 감독의 믿음에 답했다. 롱릴리프가 아닌 LG의 미래 선발 자원으로서도 가능성을 제시한 경기였다. 그러나 LG는 수차례 만루 찬스를 놓치는 집중력 부족으로 연장 11회말 마무리 봉중근이 1사 만루 위기서 모건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져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봉중근은 올 시즌 2패째를 당하며 흔들렸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할 말이 없다"고 짧은 한 마디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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