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완주) 이상철 기자] 슈틸리케호가 다시 뭉치는 24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달라진 풍경이 하나 있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닥공’의 위력을 선보인 녹색전사들이 많아졌다. 한둘이 아니다. ‘맏형’ 이동국이 빠지고도 3명이다.
슈틸리케호에 전북 현대 소속 선수가 3명 뽑힌 건 두 번째다. 그러나 첫 번째는 유럽파 및 중동파가 모두 빠졌던 제주도 전지훈련이었다. 말 그래도 ‘훈련’을 위한 소집이었다. A매치를 치르기 위한 정예 멤버로서 이렇게 대거 발탁된 건 처음이다. 프로축구는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전북의 전성시대다.
개인 역량이 뛰어나긴 하나 ‘1강’ 전북의 힘도 컸다. 리그 최강팀에서 국가대표를 많이 배출하는 건 자연스럽다. 그리고 바람직하다. 최강희 감독도 “소속팀에 많은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영광스럽다”라고 했다.
이번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손을 내민 3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이재성은 “내가 중하위권이나 하위권 팀에서 뛰고 있다면 지금 같은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슈틸리케호 1기 승선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뽑힌 김기희도 “K리그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팀이라면, 선수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북이 있었기에 내가 재발탁될 수 있었다. 전북의 힘이 100%였다”라고 말했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한교원은 “그럼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는)난 120%다”라는 말로 이재성과 김기희를 폭소케 했다.
그렇긴 해도 다시 태극마크를 달 것이라는 기대가 크진 않았다. 놀랬다. 한교원은 “팀에 입지가 없는데 대표팀에서는 더 없다. 솔직히 일말의 희망도 갖고 있지 않았다. 0% 가능성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겸손한 자세를 취했지만 한교원은 올 시즌 공식 4경기에 나서 316분을 뛰었으며 1골을 기록했다. ‘F4’인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를 비롯해 이재성과 함께 전북의 업그레이드된 닥공을 이끌고 있다. 충분히 국가대표에 발탁될 능력을 보였다. 전북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는 김기희와 닥공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이재성도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위치는 ‘도전자’다. 셋 중 누구도 A매치 10경기 이상 뛰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한교원이 슈틸리케호 출범 이래 꾸준히 발탁돼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 다녀왔지만, 주전 입지를 다진 건 아니다. 이번에 이청용(볼턴)이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김보경(카디프 시티)이 새로 발탁됐다. 기존의 남태희(레퀴야)도 있다. 한교원은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 스스로 자극이 됐다”라며 “나봐 더 좋은 선수들과 경쟁은 ‘플러스’다. 실망 끼치지 않고 믿음이 가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성은 최근 전북의 ‘핫 플레이어’다. 닥공의 중심이다. 그렇지만 그의 목표는 소박하다. 안 다치고 A매치 데뷔 무대를 갖는 것이다. 이재성은 “전북에서도 난 도전자의 자세로 임했다. 형들을 잘 따라가면서 마음 편하게 하려 한다. 공격포인트 욕심은 없다.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가장 벽이 높은 건 김기희일지 모른다.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에 기여한 곽태휘(알 힐랄)-김영권(광저우 헝다) 조합이 건재한데다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주영(상하이 상강)이 버티고 있다.
김기희는 중앙 수비수 가운데 유일한 K리거다. 여기에 오래토록 ‘4분 김기희’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교체 출전하며 병역 혜택 자격이 주어졌던 걸 빗댄 것이다. 이제는 당당히 ‘국가대표 김기희’라는 걸 알리고 싶다. 이번 국가대표 발탁은 그 기회다.
김기희는 “내가 국가대표로 뽑혔는지 모르는 분이 많다. 이번에야말로 나를 알리고 싶다”라며 “분명 경쟁이 치열하고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스피드, 빌드업 등 내 장점을 잘 보여주고 싶다. 쉽지 않은 기회인데 이번에 잘 해서 임팩트를 심어주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경쟁은 개인이 하지만, 목표는 같다. 생존과 함께 슈틸리케호에서 ‘닥공’ 전북의 힘을 보여주자며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가슴에 전북의 엠블럼이 태극마크로 바뀌었다. 그 자부심을 갖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순간인 만큼 즐기며 돌아오고 싶다. 물론, 전북의 힘을 꼭 보여주고 싶다”라며 활짝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슈틸리케호에 전북 현대 소속 선수가 3명 뽑힌 건 두 번째다. 그러나 첫 번째는 유럽파 및 중동파가 모두 빠졌던 제주도 전지훈련이었다. 말 그래도 ‘훈련’을 위한 소집이었다. A매치를 치르기 위한 정예 멤버로서 이렇게 대거 발탁된 건 처음이다. 프로축구는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전북의 전성시대다.
개인 역량이 뛰어나긴 하나 ‘1강’ 전북의 힘도 컸다. 리그 최강팀에서 국가대표를 많이 배출하는 건 자연스럽다. 그리고 바람직하다. 최강희 감독도 “소속팀에 많은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영광스럽다”라고 했다.
이번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손을 내민 3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이재성은 “내가 중하위권이나 하위권 팀에서 뛰고 있다면 지금 같은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슈틸리케호 1기 승선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뽑힌 김기희도 “K리그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팀이라면, 선수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북이 있었기에 내가 재발탁될 수 있었다. 전북의 힘이 100%였다”라고 말했다. 이를 옆에서 듣고 있던 한교원은 “그럼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는)난 120%다”라는 말로 이재성과 김기희를 폭소케 했다.
그렇긴 해도 다시 태극마크를 달 것이라는 기대가 크진 않았다. 놀랬다. 한교원은 “팀에 입지가 없는데 대표팀에서는 더 없다. 솔직히 일말의 희망도 갖고 있지 않았다. 0% 가능성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겸손한 자세를 취했지만 한교원은 올 시즌 공식 4경기에 나서 316분을 뛰었으며 1골을 기록했다. ‘F4’인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를 비롯해 이재성과 함께 전북의 업그레이드된 닥공을 이끌고 있다. 충분히 국가대표에 발탁될 능력을 보였다. 전북의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는 김기희와 닥공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이재성도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잡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이들의 위치는 ‘도전자’다. 셋 중 누구도 A매치 10경기 이상 뛰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한교원이 슈틸리케호 출범 이래 꾸준히 발탁돼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 다녀왔지만, 주전 입지를 다진 건 아니다. 이번에 이청용(볼턴)이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김보경(카디프 시티)이 새로 발탁됐다. 기존의 남태희(레퀴야)도 있다. 한교원은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아 스스로 자극이 됐다”라며 “나봐 더 좋은 선수들과 경쟁은 ‘플러스’다. 실망 끼치지 않고 믿음이 가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성은 최근 전북의 ‘핫 플레이어’다. 닥공의 중심이다. 그렇지만 그의 목표는 소박하다. 안 다치고 A매치 데뷔 무대를 갖는 것이다. 이재성은 “전북에서도 난 도전자의 자세로 임했다. 형들을 잘 따라가면서 마음 편하게 하려 한다. 공격포인트 욕심은 없다.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가장 벽이 높은 건 김기희일지 모른다.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에 기여한 곽태휘(알 힐랄)-김영권(광저우 헝다) 조합이 건재한데다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주영(상하이 상강)이 버티고 있다.
김기희는 중앙 수비수 가운데 유일한 K리거다. 여기에 오래토록 ‘4분 김기희’라는 꼬리표가 달려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교체 출전하며 병역 혜택 자격이 주어졌던 걸 빗댄 것이다. 이제는 당당히 ‘국가대표 김기희’라는 걸 알리고 싶다. 이번 국가대표 발탁은 그 기회다.
김기희는 “내가 국가대표로 뽑혔는지 모르는 분이 많다. 이번에야말로 나를 알리고 싶다”라며 “분명 경쟁이 치열하고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스피드, 빌드업 등 내 장점을 잘 보여주고 싶다. 쉽지 않은 기회인데 이번에 잘 해서 임팩트를 심어주고 싶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경쟁은 개인이 하지만, 목표는 같다. 생존과 함께 슈틸리케호에서 ‘닥공’ 전북의 힘을 보여주자며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가슴에 전북의 엠블럼이 태극마크로 바뀌었다. 그 자부심을 갖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순간인 만큼 즐기며 돌아오고 싶다. 물론, 전북의 힘을 꼭 보여주고 싶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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