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39)은 통산 400홈런까지 10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대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벌써 프로에서는 21번째 시즌. 한국에서는 12년 동안 뛰면서 남긴 발자취가 어느덧 이렇게 쌓였다. 당연히 프로 야구 역사에서는 초유의 기록이다.
한국야구사에서 홈런과 동의어처럼 되어버린 이승엽은 올해도 진화를 고심하고 있다. 그간 어떤 기록보다 400홈런에는 찡한 감동이 느껴질 것 같다는 이승엽.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이승엽을 괌 현지에서 만났다.
<이승엽 “21번째 시즌, 지금 가장 행복하다” ①>에 이어.
▲ 지난해 많은 전문가들과 선수들이 이승엽에 대해 가장 놀라고 높이 평가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타격폼을 바꾸는 도전을 한 것이다. 한 선수는 타자가 수년간 익숙했던 폼을 버리고 새로운 폼을 시도하는 것은 밥 먹을 때 숟가락을 쥐는 법을 새로 배우는 것과 같다고 하더라. 특히 나이가 들수록, 한 타격폼을 오래 고수했을수록 더욱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고 하던데. 그 변화의 동력은 무엇이었나.
작년마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이 망가질 수도 있겠다’는 그런 위기의식이었다. 1년을 못하고 올라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2년 연속 못하고 나락에 떨어진다면 올라올 수 없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1년을 잘하고 그 다음해에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내게는 2014년 부진이라는 가정은 무거운 의미로 다가왔다.
2013년에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핑계를 댈 것은 있었다. ‘그래 승엽아, 부상도 있었고 WBC에도 참여하면서 훈련량이 부족했었지. 이젠 잘해보자’라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다.
그렇다. 똑같이 해서는 변화할 수 없다는 마음이었다. 타격할 때 배트가 세워있던 것을 눕히고 팔을 올려서 준비 동작을 생략했다. 배트가 보다 간결하게 나올 수 있게 하려고 했다. 타격에서도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직 완성된 타격폼이 아니다.
▲ 올해도 타격폼을 더 수정할 것인지
개인적으로 물 흐르듯이 배트가 나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타격을 할 때 배트가 귀 뒤에서 시끄럽다. 조금 더 조용해져야 한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동작을 고민 중이다. 그것만 고치면 이제 타격폼을 유지할 생각이다.
▲ 편안하게 이야기 하지만 절대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지금도 어렵다. 내 폼을 바꾼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연구해서 실전에서 활용하려고 해도 상대방의 투수에 맞춰 또 대응하는 것이다. 지난해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새 폼을 위해 갖췄던 부분은 남기고 나머지는 다 버릴 생각도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 만든다는 마음이다.
지명타자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막바지 판도가 결정된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으려고 1경기에 결장했다. 1루수였다면 전 경기 출장이 의미가 컸을 테지만 DH이기에 굳이 나서지 않았다. 내가 1루 수비를 한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채)태인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간혹 1경기씩 수비를 하니 피로도가 더 느껴진다. 몸이 낯설어 실책을 하지 않으려고 더 긴장하게 되고, 이제 수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
▲ 편견과 스스로의 불안도 떨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2013년 실패하면서 힘들었다. 그리고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결국 결과가 좋게 나와서 본 모습을 보이게 된 것 같고, 비로소 프로야구선수로서 정점을 찍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2013년 부진했을 때도 대구의 팬들은 ‘힘내라. 기대하고 있다’며 어깨를 한 번 쳐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물론 많은 비난도 받았지만 또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많은 힘이 됐다. 사실 내가 보기보다 예민해서 경기 전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래서 팬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고 팬서비스도 해야 하는데 마음처럼 그게 쉽게 되지 않았다. 성격도 살갑게 그러는 편이 못됐다. 이제는 조금 더 나이를 먹고 팬들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잘 못하고 있다. 이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언젠가는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지금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하겠다. 성격이 그래서 그런 것이니 현역 기간 동안에는 팬들께서 너그러이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훗날 꼭 보답하겠다.
▲ 이제 이승엽에게서 홈런을 떼어놓을 수 없다
많은 분들이 이제 ‘이승엽’하면 ‘홈런’으로 그려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 프로에서 보낸 시즌 동안 홈런으로 임팩트 있는 순간을 많이 경험했고 기록도 세웠다. 그래서 홈런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 400홈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56홈런도 쳤고 한국시리즈나, 국제대회 등에서 의미 있는 홈런을 많이 쳤지만 그 순간에 대한 기쁨은 있었지만 홈런 자체에 대한 감흥은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400홈런을 달성하게 된다면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내가 뛰었던 그 순간들이 조금씩 쌓였다. 프로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정말 감히 어떤 기록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당시에는 명문 삼성에서 1군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었다. 이제 10개를 더 치면 400홈런인데 그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기록이기 때문에 정말 내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가슴이 찡할 것 같다. 정말 감흥이 남다르지 않을까. 감동이 느껴질 것 같다.
[one@maekyung.com]
한국야구사에서 홈런과 동의어처럼 되어버린 이승엽은 올해도 진화를 고심하고 있다. 그간 어떤 기록보다 400홈런에는 찡한 감동이 느껴질 것 같다는 이승엽.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이승엽을 괌 현지에서 만났다.
<이승엽 “21번째 시즌, 지금 가장 행복하다” ①>에 이어.
▲ 지난해 많은 전문가들과 선수들이 이승엽에 대해 가장 놀라고 높이 평가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타격폼을 바꾸는 도전을 한 것이다. 한 선수는 타자가 수년간 익숙했던 폼을 버리고 새로운 폼을 시도하는 것은 밥 먹을 때 숟가락을 쥐는 법을 새로 배우는 것과 같다고 하더라. 특히 나이가 들수록, 한 타격폼을 오래 고수했을수록 더욱 두려움 때문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고 하던데. 그 변화의 동력은 무엇이었나.
작년마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이 망가질 수도 있겠다’는 그런 위기의식이었다. 1년을 못하고 올라오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2년 연속 못하고 나락에 떨어진다면 올라올 수 없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1년을 잘하고 그 다음해에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내게는 2014년 부진이라는 가정은 무거운 의미로 다가왔다.
2013년에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핑계를 댈 것은 있었다. ‘그래 승엽아, 부상도 있었고 WBC에도 참여하면서 훈련량이 부족했었지. 이젠 잘해보자’라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절박함과 위기의식이 변화의 동력이 된 것인가그렇다. 똑같이 해서는 변화할 수 없다는 마음이었다. 타격할 때 배트가 세워있던 것을 눕히고 팔을 올려서 준비 동작을 생략했다. 배트가 보다 간결하게 나올 수 있게 하려고 했다. 타격에서도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직 완성된 타격폼이 아니다.
▲ 올해도 타격폼을 더 수정할 것인지
개인적으로 물 흐르듯이 배트가 나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타격을 할 때 배트가 귀 뒤에서 시끄럽다. 조금 더 조용해져야 한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동작을 고민 중이다. 그것만 고치면 이제 타격폼을 유지할 생각이다.
▲ 편안하게 이야기 하지만 절대 쉬운 과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지금도 어렵다. 내 폼을 바꾼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연구해서 실전에서 활용하려고 해도 상대방의 투수에 맞춰 또 대응하는 것이다. 지난해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새 폼을 위해 갖췄던 부분은 남기고 나머지는 다 버릴 생각도 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 만든다는 마음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전 경기 출장에서 1경기가 모자란 127경기에 나섰다 지명타자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막바지 판도가 결정된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으려고 1경기에 결장했다. 1루수였다면 전 경기 출장이 의미가 컸을 테지만 DH이기에 굳이 나서지 않았다. 내가 1루 수비를 한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채)태인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간혹 1경기씩 수비를 하니 피로도가 더 느껴진다. 몸이 낯설어 실책을 하지 않으려고 더 긴장하게 되고, 이제 수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
▲ 편견과 스스로의 불안도 떨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2013년 실패하면서 힘들었다. 그리고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결국 결과가 좋게 나와서 본 모습을 보이게 된 것 같고, 비로소 프로야구선수로서 정점을 찍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전성기 때 활약을 지켜보지 못했던 어린 야구팬들도 이승엽이라는 선수에 대해 다시 인식한 계기가 됐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응원해주는 팬들은 어떤 의미인가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2013년 부진했을 때도 대구의 팬들은 ‘힘내라. 기대하고 있다’며 어깨를 한 번 쳐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물론 많은 비난도 받았지만 또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많은 힘이 됐다. 사실 내가 보기보다 예민해서 경기 전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래서 팬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고 팬서비스도 해야 하는데 마음처럼 그게 쉽게 되지 않았다. 성격도 살갑게 그러는 편이 못됐다. 이제는 조금 더 나이를 먹고 팬들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잘 못하고 있다. 이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언젠가는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지금은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하겠다. 성격이 그래서 그런 것이니 현역 기간 동안에는 팬들께서 너그러이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훗날 꼭 보답하겠다.
▲ 이제 이승엽에게서 홈런을 떼어놓을 수 없다
많은 분들이 이제 ‘이승엽’하면 ‘홈런’으로 그려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는 것이 가장 뿌듯하다. 프로에서 보낸 시즌 동안 홈런으로 임팩트 있는 순간을 많이 경험했고 기록도 세웠다. 그래서 홈런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 400홈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56홈런도 쳤고 한국시리즈나, 국제대회 등에서 의미 있는 홈런을 많이 쳤지만 그 순간에 대한 기쁨은 있었지만 홈런 자체에 대한 감흥은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400홈런을 달성하게 된다면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내가 뛰었던 그 순간들이 조금씩 쌓였다. 프로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정말 감히 어떤 기록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당시에는 명문 삼성에서 1군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었다. 이제 10개를 더 치면 400홈런인데 그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기록이기 때문에 정말 내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가슴이 찡할 것 같다. 정말 감흥이 남다르지 않을까. 감동이 느껴질 것 같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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