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3시간27분’.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가 2014시즌 한경기를 끝까지 보여주기 위해 팬들을 붙잡아둔 평균 경기시간이다.
축구라면 두게임을 볼 시간과 겨룰 기세고, 농구라면 3게임도 볼 시간이다. 세계적으로 긴 편이라는 한국 드라마를 3편쯤 이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평균경기 시간, 이래도 괜찮을까.
2014시즌은 역대 최장 기록이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속에 빅이닝이 속출하면서 평균 경기 시간이 쭉쭉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의 평균 경기시간은 올 시즌 만의 돌발 문제가 아니다.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었던 것이 리그의 고민거리다. 2010년 3시간 12분, 2011년 3시간 17분, 2012년 3시간 11분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시간 20분을 채우더니, 올해 무려 7분이 늘어나고 말았다.
또 4시간 이상 치러진 경기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12시즌 4시간 이상 치러진 경기는 33경기(약 6%)였다. 이것이 2013시즌 58경기(약 10%)로 늘어나더니 2014시즌에는 75경기(약 13%)까지 늘어나면서 ‘오래 버티고 봐야 하는 경기’의 수가 급증했다.
3시간이 넘는 ‘보는 스포츠’는 현대인들의 평균적인 ‘인내심’과 바쁜 생활 패턴에 상당히 부담스런 여가 메뉴가 된다. 특히 시즌의 대부분을 야간경기로 치르는 야구의 경기시간 장기화는 팬들에게 '귀가' 혹은 '내일'의 걱정을 짐지우게 된다.
한미일 공통으로 프로야구 리그들은 평균 경기시간의 장기화가 리그의 인기를 하락시킬 수 있는 잠재요인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경기촉진위원회(Pace of Game Committee)’까지 만들면서 스피드업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무주자 상황 투수의 '12초룰'도 가지고 있고, 챌린지(비디오 판독)의 도입 취지 중 하나도 경기중의 '분쟁시간'을 줄이자는 의도였다. 이런 정도로는 미미한 단축효과에 '7이닝제로 바꾸자'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튀어나오기도 한다. 북미 4대 프로리그 중 유일하게 시간제한이 없는 야구는 평균경기시간의 단축이 타리그와의 경쟁력 밸런스에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나 '너무 길다'고 아우성인 메이저리그의 평균 경기시간은 2010년까지 3시간 이내로 관리됐다. 위기감이 고조된 2014시즌, 3시간8분이었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한경기는 메이저리그보다 무려 20분을 더 봐야한 셈이다.
KBO는 머리를 싸매고 있다. 23일 열린 회의서 다각도로 스피드업 규정이 생겼다.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을 기존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15초 줄였고,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을 불허하며,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이 나올 경우 뛰어서 1루에 출루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설득력 있는 의견들이 제시된 가운데 발표와 동시에 많은 팬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는 조항도 있다. ‘타자 등장 시의 음악을 10초 이내로 제한한다’라는 신설 규정은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느끼는 응원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KBO는 이러한 신설 규정을 바탕으로 2015시즌의 경기 시간 10분 단축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앞으로 영상교육자료를 통해 전지훈련과 신인선수 교육 시 선수단에게 주지시키고, 경기 스피드업 위반사항을 데이터화하여 월 1회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했다.
스피드업 규정의 본래 목적에서 보듯 중요한 것은 경기의 흥미를 보장하는 것이다. 스피드업 과제 해결이라는 의식 속에서 신설된 규정들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대한 흥미와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메이저리그는 야구의 인기를 21세기에도 유지하기 위한 평균경기시간 목표를 1970년대의 2시간30분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옛날 선수들의 간결하고 깔끔했던 경기 패턴에 해답이 있다.
현대야구의 '장시간화'에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선수들의 경기 습관이 바뀌는 것이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 투구시 인터벌, 타석에서의 불필요한 동작들을 줄이는 것이 스피드있고 집중력있는 경기 진행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chqkqk@maekyung.com]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가 2014시즌 한경기를 끝까지 보여주기 위해 팬들을 붙잡아둔 평균 경기시간이다.
축구라면 두게임을 볼 시간과 겨룰 기세고, 농구라면 3게임도 볼 시간이다. 세계적으로 긴 편이라는 한국 드라마를 3편쯤 이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평균경기 시간, 이래도 괜찮을까.
2014시즌은 역대 최장 기록이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속에 빅이닝이 속출하면서 평균 경기 시간이 쭉쭉 늘어났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의 평균 경기시간은 올 시즌 만의 돌발 문제가 아니다.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었던 것이 리그의 고민거리다. 2010년 3시간 12분, 2011년 3시간 17분, 2012년 3시간 11분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시간 20분을 채우더니, 올해 무려 7분이 늘어나고 말았다.
또 4시간 이상 치러진 경기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12시즌 4시간 이상 치러진 경기는 33경기(약 6%)였다. 이것이 2013시즌 58경기(약 10%)로 늘어나더니 2014시즌에는 75경기(약 13%)까지 늘어나면서 ‘오래 버티고 봐야 하는 경기’의 수가 급증했다.
3시간이 넘는 ‘보는 스포츠’는 현대인들의 평균적인 ‘인내심’과 바쁜 생활 패턴에 상당히 부담스런 여가 메뉴가 된다. 특히 시즌의 대부분을 야간경기로 치르는 야구의 경기시간 장기화는 팬들에게 '귀가' 혹은 '내일'의 걱정을 짐지우게 된다.
한미일 공통으로 프로야구 리그들은 평균 경기시간의 장기화가 리그의 인기를 하락시킬 수 있는 잠재요인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경기촉진위원회(Pace of Game Committee)’까지 만들면서 스피드업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무주자 상황 투수의 '12초룰'도 가지고 있고, 챌린지(비디오 판독)의 도입 취지 중 하나도 경기중의 '분쟁시간'을 줄이자는 의도였다. 이런 정도로는 미미한 단축효과에 '7이닝제로 바꾸자'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튀어나오기도 한다. 북미 4대 프로리그 중 유일하게 시간제한이 없는 야구는 평균경기시간의 단축이 타리그와의 경쟁력 밸런스에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나 '너무 길다'고 아우성인 메이저리그의 평균 경기시간은 2010년까지 3시간 이내로 관리됐다. 위기감이 고조된 2014시즌, 3시간8분이었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한경기는 메이저리그보다 무려 20분을 더 봐야한 셈이다.
KBO는 머리를 싸매고 있다. 23일 열린 회의서 다각도로 스피드업 규정이 생겼다.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을 기존 2분 45초에서 2분 30초로 15초 줄였고,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을 불허하며,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이 나올 경우 뛰어서 1루에 출루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설득력 있는 의견들이 제시된 가운데 발표와 동시에 많은 팬들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는 조항도 있다. ‘타자 등장 시의 음악을 10초 이내로 제한한다’라는 신설 규정은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느끼는 응원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KBO는 이러한 신설 규정을 바탕으로 2015시즌의 경기 시간 10분 단축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앞으로 영상교육자료를 통해 전지훈련과 신인선수 교육 시 선수단에게 주지시키고, 경기 스피드업 위반사항을 데이터화하여 월 1회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로 했다.
스피드업 규정의 본래 목적에서 보듯 중요한 것은 경기의 흥미를 보장하는 것이다. 스피드업 과제 해결이라는 의식 속에서 신설된 규정들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대한 흥미와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메이저리그는 야구의 인기를 21세기에도 유지하기 위한 평균경기시간 목표를 1970년대의 2시간30분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옛날 선수들의 간결하고 깔끔했던 경기 패턴에 해답이 있다.
현대야구의 '장시간화'에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선수들의 경기 습관이 바뀌는 것이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 투구시 인터벌, 타석에서의 불필요한 동작들을 줄이는 것이 스피드있고 집중력있는 경기 진행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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