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포수는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이다. 다른 말로는 감독의 분신이라고도 한다. 유일하게 그라운드쪽을 바라보며 플레이를 펼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다르게 말하면 가장 키우기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해를 넘기며 점점 가치가 치솟고 있는 이유도 눈에 띄는 포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박경완(현 SK 육성총괄), 진갑용(삼성), 조인성(한화) 등이 펼쳤던 포수 열전도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강민호(롯데)가 총액 7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에 팀에 잔류한 것도 높아진 포수의 위상을 가리킨다.
올 시즌 개막 무렵만 하더라도 안방마님 때문에 골치를 썩었던 팀들이 많다. 하지만 2014시즌이 끝난 뒤에는 포수 걱정은 사라진 모양새다. 새얼굴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MK스포츠는 2014시즌 한국야구를 결산하면서 먼저 포지션별로 올해의 그라운드를 되돌아봤다.
▲ 새얼굴 등장…포수대란 없었다
올 시즌 안방마님 부재로 머리가 아팠던 구단들은 새 얼굴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먼저 최하위에서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이뤄낸 LG트윈스는 최경철(34)이라는 든든한 안방마님을 발견했다. 지난해 윤요섭과 현재윤이 번갈아 지키던 안방은 둘이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고민거리가 됐다. 하지만 최경철이 주전 포수로 입지를 다지며 LG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117경기에 출전한 최경철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LG의 가을을 뜨겁게 만들었다.
넥센 박동원(24)도 새로 등장한 얼굴이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넥센의 주전포수는 허도환(30)이었다. 하지만 허도환이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게 되자 박동원에게 기회가 왔다. 시즌 중반부터는 주전 포수로 입지를 다졌고, 넥센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정상호(32)와 조인성이 안방을 번갈아 지켰던 SK는 이재원(26)의 등장이 반갑다. 지명타자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던 이재원은 시즌 초중반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본격적으로 안방을 지켰다. 타율도 4할을 유지했던 이재원은 공격적인 투수 리드로 수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에 선발되는 기쁨도 누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우뚝 섰다. 결국 SK는 조인성을 한화로 트레이드 하며 포수 이재원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이밖에도 삼성은 이흥련(25)이라는 백업포수를 발견했다. 진갑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주전포수 이지영마저 부상을 당해 이흥련이 안방을 지켰다. 그러나 삼성으로서는 위기가 오히려 이흥련이 실전감각을 쌓는 기회가 됐다. 삼성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왕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 힘이기도 했다.
▲ 엇갈린 베테랑들의 희비
올 시즌은 세대교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베테랑들이 사라진 한해였다. 삼성 진갑용(40)은 시즌 초 팔꿈치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재활을 거쳐 시즌 막판 11경기에 나왔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삼성의 통합 4연패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지만, 진갑용의 이름값에 비해서는 흐르는 세월이 원망스럽다.
조인성은 트레이드 이후 한화에서 자리를 잡으며 제2의 야구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재원, 정상호에게 밀려 트레이드설이 모락모락 피어 나오더니 결국 6월 SK서 둥지를 옮겼다. 비록 한화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조인성은 한화의 최대 고민이었던 안방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시즌 막판 한화가 반등을 노릴 수 있었던 부분도 바로 안방이 안정되면서다.
KIA는 김상훈(37)의 은퇴와 차일목(34)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던 김상훈은 결국 시즌 중반 은퇴를 선언했다. 올시즌 후 FA자격을 취득한 차일목은 94경기 타율 1할8푼9리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베테랑 포수의 부진때문인지 KIA는 2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다.
▲ 빛바랜 대표포수들의 활약
롯데 자이언츠는 예상치 못한 포수들의 부진이 아쉬운 한해였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탄탄한 선발진과 함께 FA최고액 기록을 세운 강민호와 경찰청에서 복귀한 장성우(24), 베테랑 백업포수 용덕한(33)까지 포수왕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자 포수가 문제였다.
역시 강민호가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펼친 게 성적 하락의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강민호는 98경기 타율 2할2푼9리, 16홈런, 40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부진 때문에 안방을 비우는 일이 잦았고, 여름에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물병을 관중석에 던지는 불미스러운 행동까지 나왔다. 거액의 계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장성우는 시즌 전 사생활 문제로 구설에 오르더니 주로 2군에 머무는 일이 많았고, 43경기 출전에 그쳤다.
두산 양의지(27)도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 지난해 114경기 출전해 타율 2할4푼8리에 머물면서 최재훈에게 밀리는 인상이었던 양의지는 올시즌 초반 두산의 안방을 든든히 지켰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타율 2할9푼4리, 10홈런, 46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97경기에 그친 점은 분명 걸리는 부분이다. 두산이 가을야구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은 더욱 커 보인다.
[jcan1231@maekyung.com]
다르게 말하면 가장 키우기 어려운 포지션이기도 하다. 해를 넘기며 점점 가치가 치솟고 있는 이유도 눈에 띄는 포수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박경완(현 SK 육성총괄), 진갑용(삼성), 조인성(한화) 등이 펼쳤던 포수 열전도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강민호(롯데)가 총액 7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에 팀에 잔류한 것도 높아진 포수의 위상을 가리킨다.
올 시즌 개막 무렵만 하더라도 안방마님 때문에 골치를 썩었던 팀들이 많다. 하지만 2014시즌이 끝난 뒤에는 포수 걱정은 사라진 모양새다. 새얼굴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MK스포츠는 2014시즌 한국야구를 결산하면서 먼저 포지션별로 올해의 그라운드를 되돌아봤다.
▲ 새얼굴 등장…포수대란 없었다
올 시즌 안방마님 부재로 머리가 아팠던 구단들은 새 얼굴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먼저 최하위에서 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이뤄낸 LG트윈스는 최경철(34)이라는 든든한 안방마님을 발견했다. 지난해 윤요섭과 현재윤이 번갈아 지키던 안방은 둘이 동시에 부상을 당하면서 고민거리가 됐다. 하지만 최경철이 주전 포수로 입지를 다지며 LG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117경기에 출전한 최경철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하며 시리즈 MVP에 오르는 등 LG의 가을을 뜨겁게 만들었다.
넥센 박동원(24)도 새로 등장한 얼굴이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넥센의 주전포수는 허도환(30)이었다. 하지만 허도환이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게 되자 박동원에게 기회가 왔다. 시즌 중반부터는 주전 포수로 입지를 다졌고, 넥센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정상호(32)와 조인성이 안방을 번갈아 지켰던 SK는 이재원(26)의 등장이 반갑다. 지명타자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던 이재원은 시즌 초중반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본격적으로 안방을 지켰다. 타율도 4할을 유지했던 이재원은 공격적인 투수 리드로 수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에 선발되는 기쁨도 누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우뚝 섰다. 결국 SK는 조인성을 한화로 트레이드 하며 포수 이재원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이밖에도 삼성은 이흥련(25)이라는 백업포수를 발견했다. 진갑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주전포수 이지영마저 부상을 당해 이흥련이 안방을 지켰다. 그러나 삼성으로서는 위기가 오히려 이흥련이 실전감각을 쌓는 기회가 됐다. 삼성이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왕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 힘이기도 했다.
시즌 중반 SK서 한화로 팀을 옮겨 제2의 야구인생을 보내고 있는 조인성. 사진=MK스포츠 DB
▲ 엇갈린 베테랑들의 희비
올 시즌은 세대교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베테랑들이 사라진 한해였다. 삼성 진갑용(40)은 시즌 초 팔꿈치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재활을 거쳐 시즌 막판 11경기에 나왔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삼성의 통합 4연패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지만, 진갑용의 이름값에 비해서는 흐르는 세월이 원망스럽다.
조인성은 트레이드 이후 한화에서 자리를 잡으며 제2의 야구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재원, 정상호에게 밀려 트레이드설이 모락모락 피어 나오더니 결국 6월 SK서 둥지를 옮겼다. 비록 한화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조인성은 한화의 최대 고민이었던 안방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시즌 막판 한화가 반등을 노릴 수 있었던 부분도 바로 안방이 안정되면서다.
KIA는 김상훈(37)의 은퇴와 차일목(34)의 부진이 아쉽기만 하다.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던 김상훈은 결국 시즌 중반 은퇴를 선언했다. 올시즌 후 FA자격을 취득한 차일목은 94경기 타율 1할8푼9리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베테랑 포수의 부진때문인지 KIA는 2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다.
롯데 강민호에게는 잊고 싶은 한해일지도. 사진=MK스포츠 DB
▲ 빛바랜 대표포수들의 활약
롯데 자이언츠는 예상치 못한 포수들의 부진이 아쉬운 한해였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탄탄한 선발진과 함께 FA최고액 기록을 세운 강민호와 경찰청에서 복귀한 장성우(24), 베테랑 백업포수 용덕한(33)까지 포수왕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자 포수가 문제였다.
역시 강민호가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펼친 게 성적 하락의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강민호는 98경기 타율 2할2푼9리, 16홈런, 40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부진 때문에 안방을 비우는 일이 잦았고, 여름에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물병을 관중석에 던지는 불미스러운 행동까지 나왔다. 거액의 계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장성우는 시즌 전 사생활 문제로 구설에 오르더니 주로 2군에 머무는 일이 많았고, 43경기 출전에 그쳤다.
두산 양의지(27)도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 지난해 114경기 출전해 타율 2할4푼8리에 머물면서 최재훈에게 밀리는 인상이었던 양의지는 올시즌 초반 두산의 안방을 든든히 지켰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타율 2할9푼4리, 10홈런, 46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97경기에 그친 점은 분명 걸리는 부분이다. 두산이 가을야구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은 더욱 커 보인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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