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컴파운드 양궁, 기계식으로 쏘는 활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종합대회에서 효자 종목으로 알려진 양궁은 리커브 종목이라 생소한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컴파운드 종목에 나선 여 궁사들이 일을 냈다. 그리고 아버지와 같았던 스승을 떠올리며 눈물을 비쳤다.
최보민(30·청주시청), 김윤희(20·하이트진로), 석지현(24·현대모비스)은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컴파운드 단체 결승전에서 대만을 총점 229-226으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25일 라오스와의 8강전에서 238점을 쏘면서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던 여자 컴파운드팀의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금메달을 확정짓자 세 명의 궁사들은 손가락을 하늘로 가리키며 특별한 세리머니를 했다. 바로 지난해 10월 터키 안탈리아 대회 도중 유명을 달리한 고(故) 신현종 감독을 향한 감사의 인사였다.
컴파운드팀의 맏언니 최보민에게 신 감독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목표도 신 감독을 향한 약속이었다.
경기 후 신 감독을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최보민은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감독님은 단순히 선생님이 아닌 아빠 같은 존재였는데 지난해 사고로 돌아가시고 너무 힘들어 활을 놓을 생각까지 했다”며 “하지만 매순간 감독님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앉은 석지현을 바라보며 “경기 전 (석)지현이와 ‘감독님이 지켜보실 것이다. 하늘도 맑고 좋은 일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금메달이 확정된 후 손가락을 하늘로 찌른 것은 감독님께 보내는 세리머니였다”고 설명했다. 최보민은 “항상 감독님이 곁에서 지켜봐 주신 덕이다. 감독님이 하늘에서도 우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석지현에게도 신 감독은 아빠였다. 석지현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의 따뜻함을 모르고 자랐는데 감독님이 양궁장 밖에서도 자상하게 챙겨주시면서 아빠와 같았다”며 “그냥 어디 쉬시러 간 느낌이다. 아직 감독님 전화번호도 지우지 않고 있다. 오늘 금메달도 감독님의 보이지 않게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늘에 있는 스승을 향한 메시지에 기자회견장은 숙연해졌다.
[jcan1231@maekyung.com]
하지만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컴파운드 종목에 나선 여 궁사들이 일을 냈다. 그리고 아버지와 같았던 스승을 떠올리며 눈물을 비쳤다.
최보민(30·청주시청), 김윤희(20·하이트진로), 석지현(24·현대모비스)은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컴파운드 단체 결승전에서 대만을 총점 229-226으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25일 라오스와의 8강전에서 238점을 쏘면서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던 여자 컴파운드팀의 금메달은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금메달을 확정짓자 세 명의 궁사들은 손가락을 하늘로 가리키며 특별한 세리머니를 했다. 바로 지난해 10월 터키 안탈리아 대회 도중 유명을 달리한 고(故) 신현종 감독을 향한 감사의 인사였다.
컴파운드팀의 맏언니 최보민에게 신 감독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목표도 신 감독을 향한 약속이었다.
경기 후 신 감독을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 최보민은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감독님은 단순히 선생님이 아닌 아빠 같은 존재였는데 지난해 사고로 돌아가시고 너무 힘들어 활을 놓을 생각까지 했다”며 “하지만 매순간 감독님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앉은 석지현을 바라보며 “경기 전 (석)지현이와 ‘감독님이 지켜보실 것이다. 하늘도 맑고 좋은 일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금메달이 확정된 후 손가락을 하늘로 찌른 것은 감독님께 보내는 세리머니였다”고 설명했다. 최보민은 “항상 감독님이 곁에서 지켜봐 주신 덕이다. 감독님이 하늘에서도 우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석지현에게도 신 감독은 아빠였다. 석지현은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의 따뜻함을 모르고 자랐는데 감독님이 양궁장 밖에서도 자상하게 챙겨주시면서 아빠와 같았다”며 “그냥 어디 쉬시러 간 느낌이다. 아직 감독님 전화번호도 지우지 않고 있다. 오늘 금메달도 감독님의 보이지 않게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늘에 있는 스승을 향한 메시지에 기자회견장은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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