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충격이 커서 밤새도록 울기만 했어요. 그런데 총이 너무 쏘고 싶어서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정미라(27·화성시청)는 경기 후 인터뷰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갑상선암이라는 갑작스러운 병마로 한 차례 총을 놓아야 했던 아픔이 있었기 때문. 아직도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무서운 병마와 싸우고 있는 과정에서 얻은 값진 금메달이었기에 더욱 감격스러웠다.
정미라, 나윤경(32·우리은행), 음빛나(23·상무)로 구성된 여자 사격 대표팀은 24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펼쳐진 대회 사격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1855.5점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은 이 종목 단체전 2연패의 쾌거다.
정미라에게는 더욱 뜻깊은 메달이었다. 이날 손등에 태극기 타투를 새기고 경기를 펼친 정미라는 총점 618.5점을 쏘며 금메달에 톡톡히 기여했다. 특히 경기 중반 22위까지 처졌지만 막판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 종료 후 정미라는 “선수촌에서 처음에 내가 먼저 태극기를 새겼는데 (음) 빛나가 자기도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 번 이슈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시절 울산동여중학교 사격부 감독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했다. 정미라는 “왠지 모르게 사격을 해보고 싶더라. 그래서 사격장에 가서 총을 쐈는데 너무 재밌었다. 처음에는 사격 자세를 잡는 것이 힘들기도 했는데 점점 사격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사격을 시작한 계기를 전했다.
선수 생명이 멈출 뻔 한 큰 시련도 있었다. 선수생활 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정미라는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밝힌 이후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한참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하던 정미라는 “사실 내가 몸이 많이 안좋다”며 “지난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건강검진을 했는데 감상선에 암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며 그간 밝히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놨다.
일단 암이라는 질병의 심각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 갑상선 관련 질병은 체력과 면역력 저하 등으로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데, 그것도 암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던 정미라였다. 정미라는 “충격이 정말 커서 매일 밤마다 울기만 했다. 특히 총을 못 쏘는 게 가장 두려웠다. 처음에는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계속 병원에 가질 않았는데 ‘심각하니 병원에 꼭 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갔더니 1cm 정도 암이 있다고 하더라. 다행히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전이가 될 위험이 있어서 걱정이 컸다”며 첫 진단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피나는 재활을 거쳤다. 그리고 2개월의 휴식 이후 다시 총을 잡았다. 일러도 너무 일렀던 시기. 정미라는 “사실 지금도 몸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런데 총이 너무 쏘고 싶어서 복귀를 서둘렀다”고 했다.
현재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타 선수들에 비해서 어쩔 수 없이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등의 고충이 있다. 직접적으로 총을 목에 붙이고 쏴야 하는 사격 종목이기에 고통 또한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 정미라는 “사실 이런 복사경기는 목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내가 욕심도 많고 자존심도 세서 빨리 복귀하고 싶었다”며 이른 시기 복귀하게 된 배경도 전했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바로 함께 사격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추병길(화성시청)이다. 추병길은 이번 대회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지만 물심양면으로 아내 정미라를 지원했다. 정미라는 “힘들 때 남편이 정말 큰 힘이 돼줬다. 합병증으로 대상포진도 생겨 몸도 힘들고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대표팀에 와서도 남편이 정말 잘 챙겨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한가득 전했다. 이번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남편이 늘 뒤에 있다고 생각하고 총을 쐈다”는 아내 정미라였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멈춤은 없다. 정미라는 소총 3자세에 출전해 다시 한 번 메달을 노린다. 정미라는 “아직 시합도 남았고 대회가 끝나면 전국체전도 있기 때문에 따로 뭘 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런던올림픽 결선 진출이 목표였는데 아쉽게 못 들어갔다. 다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반드시 출전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련 이후 핀 꽃이기에 더욱 귀하다. 한국에 20번째 금메달을 안긴 정미라의 눈물은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one@maekyung.com]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정미라(27·화성시청)는 경기 후 인터뷰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갑상선암이라는 갑작스러운 병마로 한 차례 총을 놓아야 했던 아픔이 있었기 때문. 아직도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무서운 병마와 싸우고 있는 과정에서 얻은 값진 금메달이었기에 더욱 감격스러웠다.
정미라, 나윤경(32·우리은행), 음빛나(23·상무)로 구성된 여자 사격 대표팀은 24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펼쳐진 대회 사격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서 1855.5점을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은 이 종목 단체전 2연패의 쾌거다.
정미라에게는 더욱 뜻깊은 메달이었다. 이날 손등에 태극기 타투를 새기고 경기를 펼친 정미라는 총점 618.5점을 쏘며 금메달에 톡톡히 기여했다. 특히 경기 중반 22위까지 처졌지만 막판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 종료 후 정미라는 “선수촌에서 처음에 내가 먼저 태극기를 새겼는데 (음) 빛나가 자기도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 번 이슈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초등학교 6학년 재학 시절 울산동여중학교 사격부 감독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했다. 정미라는 “왠지 모르게 사격을 해보고 싶더라. 그래서 사격장에 가서 총을 쐈는데 너무 재밌었다. 처음에는 사격 자세를 잡는 것이 힘들기도 했는데 점점 사격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사격을 시작한 계기를 전했다.
선수 생명이 멈출 뻔 한 큰 시련도 있었다. 선수생활 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정미라는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고 밝힌 이후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한참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하던 정미라는 “사실 내가 몸이 많이 안좋다”며 “지난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건강검진을 했는데 감상선에 암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며 그간 밝히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놨다.
일단 암이라는 질병의 심각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 갑상선 관련 질병은 체력과 면역력 저하 등으로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데, 그것도 암이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던 정미라였다. 정미라는 “충격이 정말 커서 매일 밤마다 울기만 했다. 특히 총을 못 쏘는 게 가장 두려웠다. 처음에는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계속 병원에 가질 않았는데 ‘심각하니 병원에 꼭 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에 갔더니 1cm 정도 암이 있다고 하더라. 다행히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전이가 될 위험이 있어서 걱정이 컸다”며 첫 진단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피나는 재활을 거쳤다. 그리고 2개월의 휴식 이후 다시 총을 잡았다. 일러도 너무 일렀던 시기. 정미라는 “사실 지금도 몸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런데 총이 너무 쏘고 싶어서 복귀를 서둘렀다”고 했다.
현재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타 선수들에 비해서 어쩔 수 없이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등의 고충이 있다. 직접적으로 총을 목에 붙이고 쏴야 하는 사격 종목이기에 고통 또한 계속해서 느끼고 있다. 정미라는 “사실 이런 복사경기는 목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내가 욕심도 많고 자존심도 세서 빨리 복귀하고 싶었다”며 이른 시기 복귀하게 된 배경도 전했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바로 함께 사격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추병길(화성시청)이다. 추병길은 이번 대회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지만 물심양면으로 아내 정미라를 지원했다. 정미라는 “힘들 때 남편이 정말 큰 힘이 돼줬다. 합병증으로 대상포진도 생겨 몸도 힘들고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대표팀에 와서도 남편이 정말 잘 챙겨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한가득 전했다. 이번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남편이 늘 뒤에 있다고 생각하고 총을 쐈다”는 아내 정미라였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멈춤은 없다. 정미라는 소총 3자세에 출전해 다시 한 번 메달을 노린다. 정미라는 “아직 시합도 남았고 대회가 끝나면 전국체전도 있기 때문에 따로 뭘 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런던올림픽 결선 진출이 목표였는데 아쉽게 못 들어갔다. 다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반드시 출전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련 이후 핀 꽃이기에 더욱 귀하다. 한국에 20번째 금메달을 안긴 정미라의 눈물은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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