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밀라노는 페르난도 토레스(30·AC 밀란)에게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첼시를 떠난 AC 밀란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토레스는 4년 만에 런던 생활을 청산했다. AC 밀란으로 임대 이적했다. 개인 협상과 메디컬 테스트가 남아있는데 큰 탈이 없는 한 앞으로 2년 동안 로쏘네리(AC 밀란의 애칭) 유니폼을 입고 뛴다.
토레스로선 퍽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사나이였는데, 그는 떠밀리듯 나갔다. 첼시는 그 동안 공개적으로 토레스의 이적이 없다고 했지만 몸값을 못하는 그의 이적을 바라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내내 토레스는 첼시의 약점으로 지목됐다. 사무엘 에투, 뎀바 바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옵션이었지만, 첼시의 ‘원톱’은 그 누구도 기대에 걸맞지 않았다. 결국 디에고 코스타와 디디에 드록바가 새로 가세한 가운데 에투, 바에 이어 토레스마저 첼시와 작별했다.
AC 밀란은 리버풀로 이적한 마리오 발로텔리의 대체자로 토레스를 영입하면서 돈 한 푼 안 들였다. 임대 이적료 0원. 토레스는 연봉 삭감도 받아들인다. 첼시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도 AC 밀란 내에서 고액 연봉자다). AC 밀란으로선 크게 손해 볼 장사는 아니다.
토레스는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꿈꾼다. 토레스는 2011년 1월 첼시 이적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5000만파운드라는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올 여름 앙헬 디 마리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5970만파운드-과 함께 깨졌다)를 세우며 런던으로 향했지만 불행의 연속이었다.
4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110경기에서 20골에 그쳤다. 시즌 최다 득점은 2011-12시즌 8골로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나마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2012-13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일조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토레스의 AC 밀란행을 보면, 6년 전 우크라이나 출신의 한 사나이가 떠오른다. 무결점의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안드리 셰브첸코다.
2006년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3080만파운드)를 받고 AC 밀란에서 첼시로 이적한 셰브첸코는 2시즌 동안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프리미어리그 47경기에서 9골에 그쳤다. 토레스보다 더 심각했다.
결국 2008년 AC 밀란으로 임대 이적했는데, 로쏘네리 팬들의 기대감은 꽤 컸다. 그 또한 친정팀에서 부활을 꿈꿨다. 하지만 셰브첸코는 세리에A 18경기에서는 1골도 넣지 못했다. 유럽 클럽 대항전 등 포함 공식 26경기에서 2골에 그쳤다.
AC 밀란을 세리에A 3위로 이끌며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안겨줬지만 성공적인 임대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다. 노쇠한 32살 공격수는 밀라노에서 끝내 되살아나지 못했고, 1년 뒤 첼시로 돌아갔다.
AC 밀란은 6년 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몸값의 공격수를 영입했다. 어찌 보면 AC 밀란의 모험이자 도박일 수도 있다. ‘전성기가 이미 지났다’라는 평을 받는 토레스가 부활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토레스라는 이름이 전해주는 무게감과 공포심도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세리에A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그러나 뒤집어 아주 잘 적응할 여지도 있다. 지난 시즌 AC 밀란에서 반 시즌 임대 생활을 보낸 아델 타랍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타랍은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나친 개인 플레이로 혹평에 시달렸던 선수다. 리그마다 특성이 다른데 선수에게 잘 맞는 리그가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토레스는 첼시 시절 프리미어리그와 다르게 유럽 클럽 대항전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43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0.44골이다. 0.18골의 프리미어리그 기록과는 큰 차이다. 또한, 첼시에게 두 번의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그 가운데 하나는 첼시가 그토록 품고 싶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였다.
AC 밀란에서 출전 기회도 충분히 주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AC 밀란에는 마땅한 공격수 자원이 없다. 셰브첸코가 AC 밀란에 돌아왔을 때, 알렉산드레 파투, 필리포 인자기, 마르코 보리엘로, 카카, 호나우지뉴 등이 버티고 있던 것과는 다르다.
어쩌면 AC 밀란은 토레스 부활 장소로 알맞을지 모른다. AC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A 8위에 그쳤다. 매우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그런데 올 시즌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디에고 로페스, 알렉스, 파블로 아르메로, 제레미 메네즈, 아딜 라미 등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스쿼드가 얇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인자기 감독의 지도력도 검증이 필요하다.
유벤투스, AS 로마, 나폴리, 피오렌티나 등과 비교해 전력이 처진다는 AC 밀란이다. 우승권은커녕 UEFA 챔피언스리그 경쟁권(3위 이내)에도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는 평이다. 그 가운데 토레스가 AC 밀란과 함께 되살아난다면, 최고의 반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앞으로 2년, 토레스의 운명은 또 어떻게 바뀔까.
[rok1954@maekyung.com]
토레스는 4년 만에 런던 생활을 청산했다. AC 밀란으로 임대 이적했다. 개인 협상과 메디컬 테스트가 남아있는데 큰 탈이 없는 한 앞으로 2년 동안 로쏘네리(AC 밀란의 애칭) 유니폼을 입고 뛴다.
토레스로선 퍽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사나이였는데, 그는 떠밀리듯 나갔다. 첼시는 그 동안 공개적으로 토레스의 이적이 없다고 했지만 몸값을 못하는 그의 이적을 바라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내내 토레스는 첼시의 약점으로 지목됐다. 사무엘 에투, 뎀바 바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옵션이었지만, 첼시의 ‘원톱’은 그 누구도 기대에 걸맞지 않았다. 결국 디에고 코스타와 디디에 드록바가 새로 가세한 가운데 에투, 바에 이어 토레스마저 첼시와 작별했다.
AC 밀란은 리버풀로 이적한 마리오 발로텔리의 대체자로 토레스를 영입하면서 돈 한 푼 안 들였다. 임대 이적료 0원. 토레스는 연봉 삭감도 받아들인다. 첼시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도 AC 밀란 내에서 고액 연봉자다). AC 밀란으로선 크게 손해 볼 장사는 아니다.
토레스는 구겨진 자존심 회복을 꿈꾼다. 토레스는 2011년 1월 첼시 이적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5000만파운드라는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올 여름 앙헬 디 마리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5970만파운드-과 함께 깨졌다)를 세우며 런던으로 향했지만 불행의 연속이었다.
4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110경기에서 20골에 그쳤다. 시즌 최다 득점은 2011-12시즌 8골로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나마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2012-13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일조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토레스의 AC 밀란행을 보면, 6년 전 우크라이나 출신의 한 사나이가 떠오른다. 무결점의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안드리 셰브첸코다.
2006년 당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3080만파운드)를 받고 AC 밀란에서 첼시로 이적한 셰브첸코는 2시즌 동안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프리미어리그 47경기에서 9골에 그쳤다. 토레스보다 더 심각했다.
결국 2008년 AC 밀란으로 임대 이적했는데, 로쏘네리 팬들의 기대감은 꽤 컸다. 그 또한 친정팀에서 부활을 꿈꿨다. 하지만 셰브첸코는 세리에A 18경기에서는 1골도 넣지 못했다. 유럽 클럽 대항전 등 포함 공식 26경기에서 2골에 그쳤다.
AC 밀란을 세리에A 3위로 이끌며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안겨줬지만 성공적인 임대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다. 노쇠한 32살 공격수는 밀라노에서 끝내 되살아나지 못했고, 1년 뒤 첼시로 돌아갔다.
AC 밀란은 6년 만에 다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몸값의 공격수를 영입했다. 어찌 보면 AC 밀란의 모험이자 도박일 수도 있다. ‘전성기가 이미 지났다’라는 평을 받는 토레스가 부활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토레스라는 이름이 전해주는 무게감과 공포심도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세리에A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그러나 뒤집어 아주 잘 적응할 여지도 있다. 지난 시즌 AC 밀란에서 반 시즌 임대 생활을 보낸 아델 타랍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타랍은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나친 개인 플레이로 혹평에 시달렸던 선수다. 리그마다 특성이 다른데 선수에게 잘 맞는 리그가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토레스는 첼시 시절 프리미어리그와 다르게 유럽 클럽 대항전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43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0.44골이다. 0.18골의 프리미어리그 기록과는 큰 차이다. 또한, 첼시에게 두 번의 유럽 클럽 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그 가운데 하나는 첼시가 그토록 품고 싶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였다.
AC 밀란에서 출전 기회도 충분히 주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AC 밀란에는 마땅한 공격수 자원이 없다. 셰브첸코가 AC 밀란에 돌아왔을 때, 알렉산드레 파투, 필리포 인자기, 마르코 보리엘로, 카카, 호나우지뉴 등이 버티고 있던 것과는 다르다.
어쩌면 AC 밀란은 토레스 부활 장소로 알맞을지 모른다. AC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A 8위에 그쳤다. 매우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그런데 올 시즌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디에고 로페스, 알렉스, 파블로 아르메로, 제레미 메네즈, 아딜 라미 등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스쿼드가 얇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인자기 감독의 지도력도 검증이 필요하다.
유벤투스, AS 로마, 나폴리, 피오렌티나 등과 비교해 전력이 처진다는 AC 밀란이다. 우승권은커녕 UEFA 챔피언스리그 경쟁권(3위 이내)에도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는 평이다. 그 가운데 토레스가 AC 밀란과 함께 되살아난다면, 최고의 반전이 펼쳐지는 것이다. 앞으로 2년, 토레스의 운명은 또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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