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지도자 데뷔 후 가장 슬픈 승리”

[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승자는 서울, 패자는 포항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각별한 선배 황선홍 감독을 밟고 올라갔다. 아시아 정상 등극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지만 최용수 감독의 마음이 마냥 편하진 않았다.
최용수 감독은 2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대행부터 시작해 지도자로서 거뒀던 가장 슬픈 승리다. 황선홍 감독과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는데”라며 첫 소감을 전했다.
최용수 감독은 이어 우승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우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 추첨을 한)5월 28일 이후 오직 한 팀만 생각하며 달려왔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했고 다소 지루했으나 만족한다”라며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서울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 자신감을 갖고서 상대가 누가 됐든 우리가 갈 길만 걸어가겠다”라고 밝혔다.
힘겨운 준결승 티켓이었다. 서울은 이날 승부차기까지 혈투 끝에 포항을 이겼다. 서울을 구한 건 골키퍼 유상훈이었다. 유상훈은 포항의 키커 3명 슈팅을 모두 막아내는 ‘미친 활약’을 펼쳤다. 최용수 감독은 “그동안 준비하는 걸 봤을 때 페널티킥에 대한 놀라운 실력을 갖고 있더라. 중요한 순간 자신의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초 서울은 데얀, 하대성이 이적한데다 몰리나가 부상으로 시즌 초반 아웃돼 전망이 더웠다.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은 예상외의 결실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럴 때 지도자의 능력이 검증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초반 나의 착오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8월 들어 진정한 서울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욕심 같아선 끝도 없다”라며 AFC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K리그 클래식, FA컵에서 다관왕을 노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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