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영표 쥐락펴락한 ‘K리그 ★’의 입담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신문로) 이상철 기자] 17일 오전 열린 K리그 올스타전 기자회견. 평소 숨겼던 입담 실력을 알리는 장이었다. 말솜씨가 축구 실력 못지않게 국가대표급이었다.
박지성을 비롯해 이영표, 김승규(울산), 차두리(서울)가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두 명의 K리거는 두 명의 한국축구 레전드를 포복절도케 만드는 입담을 과시했다.
입씨름의 1인자는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여러 차례 경기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 ‘문어영표’라는 이영표를 향해 농을 던졌다. 그는 “헤어스타일을 봐도 문어는 내가 아니냐”라고 말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오는 27일 결혼식을 올리는 박지성에게 덕담을 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센스 있는 답변을 했다. 차두리는 “(이혼한)내가 결혼에 대해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운을 떼더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전 경쟁을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결혼 생활이다. 그래도 (박)지성이가 그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았으니 결혼 후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지성을 향해 경고장도 던졌다. 결혼식 이틀을 남겨놓고 K리그 올스타전을 뛰는 박지성이 예비신부 김민지가 ‘결혼식장에 걸어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만 뛰라’는 말을 했다는 걸 염두에 둔 한방이었다. 차두리는 “(결혼식장에 걸어들어가고 싶으면)K리그 올스타전에서 내가 있는 쪽으로 오지 마라. 바로 태클 들어갈 것이다”라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김승규도 주눅 들지 않았다. 형들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이영표가 “은퇴 마지막 경기다. 양심상 새 신랑 박지성에게 1골은 허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말해도 김승규는 “무실점이 목표다”라며 흔들리지 않았다.
김승규는 “팬은 내게 골을 넣는 게 아니라 골을 막는 걸 기대한다. 팀 박지성의 모든 슈팅을 다 막겠다”라고 밝혀, 박지성과 이영표의 웃음을 빵 터뜨렸다. 그러면서 박지성을 향해 “나도 부상 때문에 2개월 동안 운동을 못했다. (박)지성이형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축구화를 신으면 힘들어서 골을 넣기가 매우 힘들 것 같다”라고 한방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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