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재활방식과 기용을 두고 그라운드서 공개적으로 감독을 비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의심의 여지 없는 항명이다. 쟁점은 무엇일까?
▲ ‘먹튀’ 고액 연봉 외인 선수, 막무가내식 항명
15일 문학구장 SK와 한화 이글스의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기 전, SK의 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사건이 벌어졌다. 사복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스캇은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이 감독에게 성큼 다가갔다. 일반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 했던 두 사람의 분위기는 스캇이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온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캇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어 스캇의 입에서 ‘거짓말쟁이’나 ‘겁쟁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격해졌다. 이 감독은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지만 더그아웃에 있던 취재진은 물론, 훈련을 하고 있던 SK선수들이나 반대편 더그아웃의 한화 선수들에게까지 모두 들릴 정도로 스캇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스캇의 막무가내 태도에 모든 사람들이 당황했고, 뒤늦게 상황을 본 SK 구단 통역 직원이 스캇을 말리러 나오기까지 이르렀다. 처음에는 스캇을 진정시키려 했던 이 감독은 그의 화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굳은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돌아서는 이 감독을 향해서 스캇은 빠른 속도로 말을 쏟아내며 격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스캇은 격정적인 어조로 구단의 처사를 비판했다. 스캇은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안다. 나는 나만의 루틴이 있는데 구단에서 정한 회복과 재활 스케쥴을 강요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요지는 구단에서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주지 않았다는 것. 스캇이 구단과의 소통에 대해 강력하게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 같다. 기용 문제가 사건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이것이 대화와 소통이 아닌 막무가내식 항명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훈련이 진행중이던 그라운드에서, 그것도 공식적으로 모든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막말을 섞어 구단의 공식적인 재활 스케쥴은 물론, 감독의 기용문제를 비판했기에 문제는 심각하다. 징계는 불가피하다. SK 관계자는 “초유의 일이라 징계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려한 경력의 전 메이저리거로 큰 기대를 모으며 한국 야구에 입성한 스캇은 현재 SK가 치른 82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성적도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으로 초라하다. 최고 외인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최악의 외인타자.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먹튀’ 외인이다.
부상으로 기여도가 적었는데, 태업성 재활이 의심될 정도로 부상 부위가 다양했다. 지난 4월 중순 왼 엉덩이 통증에 더해 왼 손목 부상으로 5월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열흘 뒤인 5월13일 복귀했지만 다시 5월27일 옆구리와 허리 통증을 호소해 또 다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후 한 달 넘게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 지난 1일 복귀한 이후에도 몇 경기를 치르지도 못했다. 배트스피드가 턱없이 느려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캇은 2군행을 지시받고 내려갔는데 2군 경기서 다시 발바닥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병명은 족저근막염. 현재로서는 1군 복귀 시기의 기약이 없다.
▲ 외인들의 한국야구 낮춰보기, 소통 문제점 노출
감독의 신성한 고유권한인 기용문제에 대해서 정면으로 비난하고 재활시스템을 모두 부정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라운드서 감독에게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항명 그 이상이나 이하로 평가하기 어렵다. 외인선수나 국내선수의 구분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이는 충분히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그간 충분히 스캇의 의사를 존중해줬던 SK의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동시에 스캇과 구단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런 스캇의 태도에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고 있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과거 한국야구를 접하는 외인들에게 쉽게 볼 수 있었던 한국야구를 낮춰보는 인식과 유사하다.
스캇은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나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며 구단이 정해준 재활스케쥴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기용과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본인의 의사를 수용하라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언급된 부분은 원래 구단의 영역이며 선수가 존중해야 되는 부분이다. 스캇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같이 적용되는 부분으로, 예외는 없다.
애초에 스캇이 고액 연봉 선수로서 본인의 책임을 다하려 했다면 출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억울함’보다는 ‘미안함’이 앞섰을텐데, 그는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거기에 비판이나 소통의 과정이 아닌 비난으로 흘러가면서 수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격렬한 어조로 취재진에게 항의하는 스캇의 모습을 지켜보던 SK의 다른 외인 스캇 울프 또한 “나 역시 같다. 구단에서 불펜행을 지시했고 나는 ‘Yes'라고 했다”며 구단의 처사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SK는 울프에게 후반기 마무리 전환을 제시했다. 울프는 이를 거부했다가 하루 후에 수용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도 울프와 구단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으며, 이미 외인 선수들 내부에서는 구단의 결정에 대해 강한 반발의 분위기가 형성돼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울프와 스캇이 갖고 있는 구단을 향한 불만이 이런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 감독은 15일 울프를 후반기 핵심선수로 꼽으며 “울프가 마무리로 잘해준다면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울프가 전력을 다해 던질 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고 했다. 감독이 외인들의 태업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SK 외인들이 구단에 갖고 있는 반감의 수준이 정도를 넘어선 듯한 모습이다.
[one@maekyung.com]
▲ ‘먹튀’ 고액 연봉 외인 선수, 막무가내식 항명
15일 문학구장 SK와 한화 이글스의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기 전, SK의 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사건이 벌어졌다. 사복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스캇은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이 감독에게 성큼 다가갔다. 일반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 했던 두 사람의 분위기는 스캇이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면서 온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캇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불만을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어 스캇의 입에서 ‘거짓말쟁이’나 ‘겁쟁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격해졌다. 이 감독은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지만 더그아웃에 있던 취재진은 물론, 훈련을 하고 있던 SK선수들이나 반대편 더그아웃의 한화 선수들에게까지 모두 들릴 정도로 스캇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스캇의 막무가내 태도에 모든 사람들이 당황했고, 뒤늦게 상황을 본 SK 구단 통역 직원이 스캇을 말리러 나오기까지 이르렀다. 처음에는 스캇을 진정시키려 했던 이 감독은 그의 화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굳은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돌아서는 이 감독을 향해서 스캇은 빠른 속도로 말을 쏟아내며 격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스캇은 격정적인 어조로 구단의 처사를 비판했다. 스캇은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안다. 나는 나만의 루틴이 있는데 구단에서 정한 회복과 재활 스케쥴을 강요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요지는 구단에서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주지 않았다는 것. 스캇이 구단과의 소통에 대해 강력하게 불만을 토로한 셈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 같다. 기용 문제가 사건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이것이 대화와 소통이 아닌 막무가내식 항명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훈련이 진행중이던 그라운드에서, 그것도 공식적으로 모든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막말을 섞어 구단의 공식적인 재활 스케쥴은 물론, 감독의 기용문제를 비판했기에 문제는 심각하다. 징계는 불가피하다. SK 관계자는 “초유의 일이라 징계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려한 경력의 전 메이저리거로 큰 기대를 모으며 한국 야구에 입성한 스캇은 현재 SK가 치른 82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성적도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으로 초라하다. 최고 외인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최악의 외인타자.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먹튀’ 외인이다.
부상으로 기여도가 적었는데, 태업성 재활이 의심될 정도로 부상 부위가 다양했다. 지난 4월 중순 왼 엉덩이 통증에 더해 왼 손목 부상으로 5월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열흘 뒤인 5월13일 복귀했지만 다시 5월27일 옆구리와 허리 통증을 호소해 또 다시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후 한 달 넘게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 지난 1일 복귀한 이후에도 몇 경기를 치르지도 못했다. 배트스피드가 턱없이 느려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스캇은 2군행을 지시받고 내려갔는데 2군 경기서 다시 발바닥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병명은 족저근막염. 현재로서는 1군 복귀 시기의 기약이 없다.
▲ 외인들의 한국야구 낮춰보기, 소통 문제점 노출
감독의 신성한 고유권한인 기용문제에 대해서 정면으로 비난하고 재활시스템을 모두 부정했다. 그것도 모자라 그라운드서 감독에게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항명 그 이상이나 이하로 평가하기 어렵다. 외인선수나 국내선수의 구분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이는 충분히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그간 충분히 스캇의 의사를 존중해줬던 SK의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동시에 스캇과 구단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런 스캇의 태도에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고 있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과거 한국야구를 접하는 외인들에게 쉽게 볼 수 있었던 한국야구를 낮춰보는 인식과 유사하다.
스캇은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나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며 구단이 정해준 재활스케쥴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기용과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본인의 의사를 수용하라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언급된 부분은 원래 구단의 영역이며 선수가 존중해야 되는 부분이다. 스캇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같이 적용되는 부분으로, 예외는 없다.
애초에 스캇이 고액 연봉 선수로서 본인의 책임을 다하려 했다면 출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억울함’보다는 ‘미안함’이 앞섰을텐데, 그는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거기에 비판이나 소통의 과정이 아닌 비난으로 흘러가면서 수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격렬한 어조로 취재진에게 항의하는 스캇의 모습을 지켜보던 SK의 다른 외인 스캇 울프 또한 “나 역시 같다. 구단에서 불펜행을 지시했고 나는 ‘Yes'라고 했다”며 구단의 처사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SK는 울프에게 후반기 마무리 전환을 제시했다. 울프는 이를 거부했다가 하루 후에 수용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도 울프와 구단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으며, 이미 외인 선수들 내부에서는 구단의 결정에 대해 강한 반발의 분위기가 형성돼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울프와 스캇이 갖고 있는 구단을 향한 불만이 이런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이 감독은 15일 울프를 후반기 핵심선수로 꼽으며 “울프가 마무리로 잘해준다면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울프가 전력을 다해 던질 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고 했다. 감독이 외인들의 태업을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SK 외인들이 구단에 갖고 있는 반감의 수준이 정도를 넘어선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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