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효자종목’ 쇼트트랙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여자 500m 및 1500m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땄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쇼트트랙의 역대 올림픽 최악의 성적을 거두게 된다.
쇼트트랙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캘거리 대회 이후 믿음직한 메달밭이었다. 한국이 17일 현재 딴 50개의 메달 가운데 80%인 40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금메달도 21개로 80.8%(총 금메달 26개)에 이른다. 적어도 대회마다 금메달 2개는 땄다. ‘노골드’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소치 대회에선 금메달 전망에 비상이 걸렸다. 금맥이 끊겨가고 있다. 8개 세부 경기 가운데 절반이 끝났지만 금빛 질주는 없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 가운데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건 남자 500m, 여자 1000m 및 3000m 계주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단거리에 약한 걸 고려하면, 믿는 구석은 심석희(17·세화여고), 박승희(22·화성시청)이 출전할 여자 1000m와 3000m 계주다. 먼저 열리는 건 3000m 계주다. 오는 18일 결승이 열리는데 1위를 차지해 콱 막힌 금맥을 뚫어줘야 한다.
자존심이 걸려있다. 한국은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여자 쇼트트랙의 금메달 4개를 모두 중국에게 내줬다. 중국의 성장세를 실감해야 했다. 자존심이 퍽 상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이미 금메달 2개를 중국이 가져갔다. 왕멍이 빠졌음에도 중국 쇼트트랙의 저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갚아줄 ‘빚’이 있다. 밴쿠버 대회에서 중국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5연패를 달성하는가 싶었지만, ‘임피딩’ 파울로 실격됐다. 심판진은 김민정이 쑨린린을 제칠 때 오른손으로 밀쳤다며 임피딩 파울을 선언했다.
억울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허무하게 5연패가 좌절됐다. 선수들은 그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중국의 금메달 싹쓸이를 저지하고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한국 쇼트트랙이 금메달을 노릴 만한 경쟁력을 가장 갖추기도 했다. 전력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나, 선수들의 고른 기량과 조직력이 중요한 계주다. 그 호흡은 여전히 ‘척척’이다.
3000m 계주는 쇼트트랙의 ‘노골드’ 위기를 깰 기대 종목이다. 그리고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이기도 하다.
[rok1954@maekyung.com]
쇼트트랙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캘거리 대회 이후 믿음직한 메달밭이었다. 한국이 17일 현재 딴 50개의 메달 가운데 80%인 40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금메달도 21개로 80.8%(총 금메달 26개)에 이른다. 적어도 대회마다 금메달 2개는 땄다. ‘노골드’는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소치 대회에선 금메달 전망에 비상이 걸렸다. 금맥이 끊겨가고 있다. 8개 세부 경기 가운데 절반이 끝났지만 금빛 질주는 없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 가운데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건 남자 500m, 여자 1000m 및 3000m 계주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단거리에 약한 걸 고려하면, 믿는 구석은 심석희(17·세화여고), 박승희(22·화성시청)이 출전할 여자 1000m와 3000m 계주다. 먼저 열리는 건 3000m 계주다. 오는 18일 결승이 열리는데 1위를 차지해 콱 막힌 금맥을 뚫어줘야 한다.
자존심이 걸려있다. 한국은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여자 쇼트트랙의 금메달 4개를 모두 중국에게 내줬다. 중국의 성장세를 실감해야 했다. 자존심이 퍽 상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이미 금메달 2개를 중국이 가져갔다. 왕멍이 빠졌음에도 중국 쇼트트랙의 저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갚아줄 ‘빚’이 있다. 밴쿠버 대회에서 중국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5연패를 달성하는가 싶었지만, ‘임피딩’ 파울로 실격됐다. 심판진은 김민정이 쑨린린을 제칠 때 오른손으로 밀쳤다며 임피딩 파울을 선언했다.
억울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허무하게 5연패가 좌절됐다. 선수들은 그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
중국의 금메달 싹쓸이를 저지하고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한국 쇼트트랙이 금메달을 노릴 만한 경쟁력을 가장 갖추기도 했다. 전력이 예년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나, 선수들의 고른 기량과 조직력이 중요한 계주다. 그 호흡은 여전히 ‘척척’이다.
3000m 계주는 쇼트트랙의 ‘노골드’ 위기를 깰 기대 종목이다. 그리고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이기도 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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