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이)상화는 워낙 독보적이어서 더 부담이 없는 것 같아요.”
소치행 출국 전 모태범(25‧대한항공)이 동갑내기 이상화(25‧서울시청)를 보며 던진 말이다. 그러나 올림픽은 부담이 없을 수 없는 무대다. 그것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힘들다. 이상화도 가슴 속에 숨겨둔 심리적 압박감은 엄청났다. 역사적인 올림픽 2연패. 이상화가 결국 해냈다. ‘빙속여제’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았다. 엄청난 부담을 뚫고 레이스를 마음껏 즐겼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차(37초42), 2차(37초28)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상화가 2차 레이스에서 기록한 37초28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이 세웠던 37초30을 0.02초 앞당겼고, 합계 74초70 역시 올림픽 신기록이다.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사상 보니 블레어(미국, 1988~1994년), 카트리나 르메이든(캐나다, 1998~2002년)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2연패의 영웅이 됐다.
독보적인 레이스였다. 1차 레이스에서 2위 올가 파트쿠리나(러시아)를 0.15차로 벌리며 금메달을 예약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2위권과 차이를 더 벌리며 여유있게 생애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레이스에서 아쉬웠던 스타트도 10초33에서 10초17로 더 빨랐고,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바뀐 레이스도 이상화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이상화의 경기에 앞서 해외 언론들은 금메달 ‘0순위’ 후보로 이상화를 의심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상화를 이길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그녀가 빙상 위에서 실수하는 것뿐이다”라고 밝힐 정도로 이상화의 금메달을 기정사실화 했다.
당연한 예측이었다. 이상화는 세계기록(36초36) 보유자다. 지난해에만 자신의 기록을 네 차례나 경신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 이후 끊임없이 기록을 단축시켜 ‘지존’으로 우뚝 섰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을 준비한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림픽 금메달을 이미 땄기 때문에 부담은 전혀 없다. 즐기는 마음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불안감은 있었다. 앞서 경기를 가진 한국의 밴쿠버 메달리스트들이 줄줄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이 아쉽게 4위에 머물렀고, 5000m 은메달리스트 이승훈(26‧대한항공)도 12위에 그쳤다. 모태범과 이승훈을 괴롭힌 것은 엄청난 부담감이었다.
그러나 이상화에게 부담은 사치였다. 한국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인 이상화는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비로소 태극기를 휘날리며 황금 미소를 띄웠다. 이상화는 마음껏 올림픽 무대를 즐겼고, 감격의 눈물을 다시 한 번 쏟아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심적 부담이 한 번에 해소된 순간이었다.
올림픽 신(新)기록을 갈아치운 이상화는 역사에 기록될 ‘올림픽 신(新)’이었다.
[min@maekyung.com]
소치행 출국 전 모태범(25‧대한항공)이 동갑내기 이상화(25‧서울시청)를 보며 던진 말이다. 그러나 올림픽은 부담이 없을 수 없는 무대다. 그것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힘들다. 이상화도 가슴 속에 숨겨둔 심리적 압박감은 엄청났다. 역사적인 올림픽 2연패. 이상화가 결국 해냈다. ‘빙속여제’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았다. 엄청난 부담을 뚫고 레이스를 마음껏 즐겼다.
이상화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차(37초42), 2차(37초28) 레이스 합계 74초70을 기록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상화가 2차 레이스에서 기록한 37초28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이 세웠던 37초30을 0.02초 앞당겼고, 합계 74초70 역시 올림픽 신기록이다.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사상 보니 블레어(미국, 1988~1994년), 카트리나 르메이든(캐나다, 1998~2002년)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2연패의 영웅이 됐다.
독보적인 레이스였다. 1차 레이스에서 2위 올가 파트쿠리나(러시아)를 0.15차로 벌리며 금메달을 예약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2위권과 차이를 더 벌리며 여유있게 생애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레이스에서 아쉬웠던 스타트도 10초33에서 10초17로 더 빨랐고, 인코스에서 아웃코스로 바뀐 레이스도 이상화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이상화의 경기에 앞서 해외 언론들은 금메달 ‘0순위’ 후보로 이상화를 의심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상화를 이길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그녀가 빙상 위에서 실수하는 것뿐이다”라고 밝힐 정도로 이상화의 금메달을 기정사실화 했다.
당연한 예측이었다. 이상화는 세계기록(36초36) 보유자다. 지난해에만 자신의 기록을 네 차례나 경신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 이후 끊임없이 기록을 단축시켜 ‘지존’으로 우뚝 섰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을 준비한 이상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림픽 금메달을 이미 땄기 때문에 부담은 전혀 없다. 즐기는 마음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불안감은 있었다. 앞서 경기를 가진 한국의 밴쿠버 메달리스트들이 줄줄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이 아쉽게 4위에 머물렀고, 5000m 은메달리스트 이승훈(26‧대한항공)도 12위에 그쳤다. 모태범과 이승훈을 괴롭힌 것은 엄청난 부담감이었다.
그러나 이상화에게 부담은 사치였다. 한국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인 이상화는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비로소 태극기를 휘날리며 황금 미소를 띄웠다. 이상화는 마음껏 올림픽 무대를 즐겼고, 감격의 눈물을 다시 한 번 쏟아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심적 부담이 한 번에 해소된 순간이었다.
올림픽 신(新)기록을 갈아치운 이상화는 역사에 기록될 ‘올림픽 신(新)’이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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