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자리는 과연 취약 포지션일까. 지난해 삼성의 포수진은 냉정히 말해 우승팀 전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도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 주전과 백업 포수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은 팀이었다. 이지영이 113경기(294타석), 진갑용이 101경기(204타석), 이정식이 11경기(17타석)서 각각 마스크를 썼다. 이지영이 전체 경기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고 진갑용이 그 뒤를 받친 셈이다. 문제는 주전 포수 이지영이 아직 성장중이라는 점이다. 결국 올해도 삼성은 이지영-진갑용 2인의 경쟁 체제에 백업 이정식을 더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여러모로 불안감이 있다. 이지영은 아직 출전 경험이 190경기 431타수에 불과하며 지난해가 사실상의 풀타임 첫해였다. 진갑용은 각종 부상 이력이 있는 올해 한국나이 41세의 포수다.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 2013시즌 삼성의 포수는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나
일단 지난해만 놓고보면 삼성의 포수는 경쟁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 9개 구단 중 주전 포수의 타석이 300타석 미만이었던 팀은 삼성, LG, 한화, KIA 4팀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위권 팀 중 2팀, 하위권 2팀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하지만 도루 허용과 저지율, 내부사정을 살펴보면 포수 고민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자원이 풍부한 팀은 두산과 롯데 정도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최다 도루 허용 1위는 207개를 내준 KIA였다. 반대로 최소 1위 팀은 83개만을 허용한 SK였다. 최소 2위는 93개의 NC, 3위는 107개의 두산, 4위는 118개의 롯데, 5위는 128개의 LG, 6위는 130개의 삼성, 7위는 137개의 넥센, 8위는 163개의 한화 순이었다. 200개 이상 팀은 KIA가 유일했다.
저지율면에서는 전통의 포수 왕국 두산이 1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158번의 시도 중 51번을 저지해 3할2푼3리의 팀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2위는 롯데(3할1푼), 3위는 SK(2할9푼7리), 4위는 넥센(2할8푼6리) 5위는 NC(2할8푼5리), 6위는 LG(2할2푼), 7위는 삼성(2할1푼2리), 8위는 한화(2할9리)였다. KIA는 도루 저지율이 1할7푼1리로 이 부문서도 최하위였다.
상위권 팀들의 특징은 허용뿐만 아니라 시도 자체가 적었고, 주전만큼 강력한 백업포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최소 허용 1위 팀인 SK는 상대 팀의 도루 시도가 118회로 가장 적었다. 송구능력이 뛰어난 조인성과 정상호가 버티고 있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최소 허용 3위이자 저지율 1위인 두산은 국가대표급 포수인 양의지에 더해 타 팀 주전급 수비능력을 자랑하는 최재훈을 백업으로 쓰는 호사를 누렸다. 최소 허용 4위 저지율 2위의 롯데는 강민호가 주전 포수 중 도루 저지율 1위(3할8푼1리)에 오른 영향이 컸다.
도루저지율만을 놓고 보면 삼성의 취약 포지션이 포수였던 것은 사실이다. 삼성은 이지영이 도루저지율 2할3푼9리, 진갑용이 1할8푼3리를 기록했다. 30경기 이상을 출전을 기준으로 낮춰도 2할5푼 이상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포수를 보유하지 못한 팀은 삼성, KIA, 한화(박노민 27경기 4할2푼9리), 3팀 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수의 경쟁력을 드러내줄 수 있는 수치가 도루저지율과 허용 숫자, 실책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현장의 생각이다.
▲ 경험 쌓인 이지영-황혼 부활 선언한 진갑용 향한 믿음은 ‘굳건’
삼성의 1차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괌 현지에서 만난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는 “올해 삼성 포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라”며 이들의 선전을 자신했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도 굳건했다. 지난해 이지영이 부진했다는 평에 대해서도 류 감독은 “주전 포수가 부진했는데 어떻게 마운드가 좋은 성적을 냈고, 3연패를 할 수 있었겠나”라며 비판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일부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류 감독은 “올해 이지영과 진갑용의 경쟁체제다. 지난해 경험을 쌓은 이지영의 역할이 늘어나야 한다”면서도 “진갑용이 올해 출장 비중을 많이 늘리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베테랑인만큼 잘해주지 않겠나. 잘된다면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영에 대한 내부의 평가도 외부의 차가운 시선과는 달랐다. 일단 투수들이 이지영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반기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부분의 투수들이 이지영과 함께 배터리를 이루면서 큰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좋은 성적을 내는데 포수들의 역할이 컸다는데 의견이 같았다. 투수들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가고, 상대 타자들을 상세하게 분석하는 자세와 침착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 등도 투수들이 이지영과의 호흡을 반기는 부분이다.
류 감독은 “이지영은 인사이드 워크의 측면에서 분명 더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포수는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이제 막 주전으로서 걸음을 뗀 선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경험이 쌓인 만큼 올해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올해 톱타자와 마무리 투수 등의 공백이 생긴 삼성의 입장에서, 안방마님의 활약 여부는 시즌 전체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삼성 포수들이 최대 취약포지션이라는 오명을 이겨내고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one@maekyung.com]
삼성은 지난해 주전과 백업 포수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은 팀이었다. 이지영이 113경기(294타석), 진갑용이 101경기(204타석), 이정식이 11경기(17타석)서 각각 마스크를 썼다. 이지영이 전체 경기의 절반 이상을 소화했고 진갑용이 그 뒤를 받친 셈이다. 문제는 주전 포수 이지영이 아직 성장중이라는 점이다. 결국 올해도 삼성은 이지영-진갑용 2인의 경쟁 체제에 백업 이정식을 더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여러모로 불안감이 있다. 이지영은 아직 출전 경험이 190경기 431타수에 불과하며 지난해가 사실상의 풀타임 첫해였다. 진갑용은 각종 부상 이력이 있는 올해 한국나이 41세의 포수다.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 2013시즌 삼성의 포수는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나
일단 지난해만 놓고보면 삼성의 포수는 경쟁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 9개 구단 중 주전 포수의 타석이 300타석 미만이었던 팀은 삼성, LG, 한화, KIA 4팀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상위권 팀 중 2팀, 하위권 2팀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하지만 도루 허용과 저지율, 내부사정을 살펴보면 포수 고민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자원이 풍부한 팀은 두산과 롯데 정도밖에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최다 도루 허용 1위는 207개를 내준 KIA였다. 반대로 최소 1위 팀은 83개만을 허용한 SK였다. 최소 2위는 93개의 NC, 3위는 107개의 두산, 4위는 118개의 롯데, 5위는 128개의 LG, 6위는 130개의 삼성, 7위는 137개의 넥센, 8위는 163개의 한화 순이었다. 200개 이상 팀은 KIA가 유일했다.
저지율면에서는 전통의 포수 왕국 두산이 1위를 차지했다. 두산은 158번의 시도 중 51번을 저지해 3할2푼3리의 팀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2위는 롯데(3할1푼), 3위는 SK(2할9푼7리), 4위는 넥센(2할8푼6리) 5위는 NC(2할8푼5리), 6위는 LG(2할2푼), 7위는 삼성(2할1푼2리), 8위는 한화(2할9리)였다. KIA는 도루 저지율이 1할7푼1리로 이 부문서도 최하위였다.
상위권 팀들의 특징은 허용뿐만 아니라 시도 자체가 적었고, 주전만큼 강력한 백업포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최소 허용 1위 팀인 SK는 상대 팀의 도루 시도가 118회로 가장 적었다. 송구능력이 뛰어난 조인성과 정상호가 버티고 있는 것이 결정적이었다. 최소 허용 3위이자 저지율 1위인 두산은 국가대표급 포수인 양의지에 더해 타 팀 주전급 수비능력을 자랑하는 최재훈을 백업으로 쓰는 호사를 누렸다. 최소 허용 4위 저지율 2위의 롯데는 강민호가 주전 포수 중 도루 저지율 1위(3할8푼1리)에 오른 영향이 컸다.
주전 포수로 꼽히고 있는 이지영은 지난해 경험을 통해 올해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최소 허용 2위, 저지율 5위로 깜짝 상위권에 오른 NC는 준수한 능력을 보여준 김태군(2할8푼7리)에 더해 백업포수 중 최재훈 다음으로 가장 좋은 저지율을 기록한 이태원(70경기 3할8푼1리)이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NC 마운드의 선전이 단지 투수들만의 능력은 아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다.도루저지율만을 놓고 보면 삼성의 취약 포지션이 포수였던 것은 사실이다. 삼성은 이지영이 도루저지율 2할3푼9리, 진갑용이 1할8푼3리를 기록했다. 30경기 이상을 출전을 기준으로 낮춰도 2할5푼 이상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포수를 보유하지 못한 팀은 삼성, KIA, 한화(박노민 27경기 4할2푼9리), 3팀 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수의 경쟁력을 드러내줄 수 있는 수치가 도루저지율과 허용 숫자, 실책율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현장의 생각이다.
▲ 경험 쌓인 이지영-황혼 부활 선언한 진갑용 향한 믿음은 ‘굳건’
삼성의 1차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괌 현지에서 만난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는 “올해 삼성 포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라”며 이들의 선전을 자신했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도 굳건했다. 지난해 이지영이 부진했다는 평에 대해서도 류 감독은 “주전 포수가 부진했는데 어떻게 마운드가 좋은 성적을 냈고, 3연패를 할 수 있었겠나”라며 비판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일부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류 감독은 “올해 이지영과 진갑용의 경쟁체제다. 지난해 경험을 쌓은 이지영의 역할이 늘어나야 한다”면서도 “진갑용이 올해 출장 비중을 많이 늘리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베테랑인만큼 잘해주지 않겠나. 잘된다면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수비면에서 부진했던 진갑용은 남은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불태우겠다는 각오다. 사진=MK스포츠 DB
사실 지난해 진갑용의 몸 상태는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최상이 아니었다. 특히 수비의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경험면에서는 현재 그라운드의 누구도 진갑용을 앞선다고 말할 수 없다.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해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이다.이지영에 대한 내부의 평가도 외부의 차가운 시선과는 달랐다. 일단 투수들이 이지영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반기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대부분의 투수들이 이지영과 함께 배터리를 이루면서 큰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좋은 성적을 내는데 포수들의 역할이 컸다는데 의견이 같았다. 투수들 위주로 볼 배합을 가져가고, 상대 타자들을 상세하게 분석하는 자세와 침착하고 배려심 많은 성격 등도 투수들이 이지영과의 호흡을 반기는 부분이다.
류 감독은 “이지영은 인사이드 워크의 측면에서 분명 더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포수는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이제 막 주전으로서 걸음을 뗀 선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경험이 쌓인 만큼 올해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올해 톱타자와 마무리 투수 등의 공백이 생긴 삼성의 입장에서, 안방마님의 활약 여부는 시즌 전체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삼성 포수들이 최대 취약포지션이라는 오명을 이겨내고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one@maekyung.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